"태영 측 4가지 조건 약속 후 지키지 않아""자구계획 없는 워크아웃 계획 동의 힘들어""첫번째 약속부터 지키지 않아···신뢰 상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3일 열린 태영건설 워크아웃 관련 채권자 설명회 후 태영 측에 쓴소리를 쏟아냈다. 태영 측이 설명회에서 구체적인 자구계획안 없이 워크아웃 계획안을 발표하며 채권단의 75% 동의를 이끌어내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강 회장은 3일 진행된 '태영건설 채권자 설명회' 이후 백브리핑을 열고 태영건설 측의 자구계획안에 대한 주채권은행 측의 입장을 설명했다.
강 회장은 "대주주의 잘못된 경영 판단에서 비롯된 만큼 대주주가 뼈를 깎는 충분한 자구 노력을 통해 사회적 경제적 피해가 최소화되는 방향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도 태영 측은 당초 약속한 자구 계획을 이행하지 않고 있어 주채권은행으로 대단히 유감스러운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태영건설의 원활한 정상화를 위해 태영그룹 측에서 책임 있는 자세와 진정성을 갖고 당초 약속한 자구계획을 충실히 이행하는 한편 채권단 설득을 위해 실적적인 자구 노력을 추가해 주길 요청드린다"고 덧붙였다.
산업은행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태영건설과 워크아웃 협의 과정에서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1549억원 태영건설 지원 ▲에코비트 매각대금 태영건설 지원 ▲블루원 지분 담보 제공 후 매각 추진 ▲평택싸이로 지분 62.5% 담보 제공 등 4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강 회장은 "4가지를 조건으로 약속하고 워크아웃을 진행했는데 태영 측이 첫 번째 조건부터 약속을 지키지 않고 400억원만 지원해 신뢰성이 상실됐다"면서 "블루원 지분을 통한 자금도 태영건설에 사용된다고 이해했는데 현재는 티와이홀딩스 채무를 갚는데 사용하겠다고 이야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제 태영 측을 만나 약속했던 4가지 조항을 지켜줄 것을 촉구했고 오늘 회의에서 공표해주길 요청했으나 아쉽게도 오늘 태영 측은 구체적인 자구계획안을 제시하지 않고 단지 열심히 하겠으니 도와달라는 취지로만 이야기 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구체적인 자구안이 없는 워크아웃 계획안은 채권단의 동의를 받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강 회장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의 태영건설 지원에 대해서는 "이미 다른 부분에 쓴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저희는 당초 약속했던 매각 대금 중 태영홀딩스와 윤석민 회장 보유분 두 개에 해당하는 금액만큼 태영건설로 지원해야 된다라고 생각한다"며 "확약만 있다면 1~2주 시간을 줄 수 있으나 지금은 확약이 없는 상황"이라고도 언급했다.
약 2시간 가량 진행된 이날 설명회에서는 태영 측이 한시간 가량 워크아웃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나머지 시간은 질의응답으로 진행됐다.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은 직접 호소문을 낭독하기도 했다.
강 회장은 태영건설이 기업회생 절차로 들어갈 경우 플랜B를 생각하고 있냐는 질문에 "현재는 태영 측에 자구계획안을 강력하게 추진할 것을 다시 한번 요구할 예정"이라며 "윤 회장이 간곡하게 태영을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했는데 간곡함이 있다면 상응되는 자구계획안을 제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태영그룹 오너가의 사채 출연 필요성과 규모에 대해서도 "워크아웃에 만약 들어간다면 진행 과정상 자금이 필요하다. 그런 경우가 되면 사재출연도 검토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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