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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워크아웃 불씨살린 태영家···SBS 지분 담보, 워크아웃 개시 '조건부'

부동산 건설사 태영건설 워크아웃

워크아웃 불씨살린 태영家···SBS 지분 담보, 워크아웃 개시 '조건부'

등록 2024.01.09 16:07

수정 2024.01.09 16:18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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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구안 이행시 4월까지 유동성 해소···부족시 SBS 담보 제공""윤석민 회장이 태영건설 지원한 461억 및 담보 등 사재출연"

(오른쪽)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본사에서 열린 '태영건설 워크아웃' 기자회견에서 입장을 밝힌 후 자리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오른쪽)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본사에서 열린 '태영건설 워크아웃' 기자회견에서 입장을 밝힌 후 자리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태영그룹이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구조 개선작업) 개시를 위해 지주사인 TY홀딩스와 방송사인 SBS의 지분까지 담보로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단 워크아웃 계획이 확정되는 4월까지 태영건설 유동성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조건에서다.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은 9일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본사 사옥에서 "채권단 여러분의 지원만 바라지 않고 저희가 해야 할 자구 노력을 더욱 충실히 수행하겠다"며 "만약 그래도 부족할 경우에는 지주회사인 TY홀딩스와 SBS 주식도 담보로 해서 태영건설을 꼭 살려내겠다"고 말했다.

현재 내놓은 태영건설 유동성 문제 해결 자구안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이같은 조치를 취하겠다는 것이다. 결국 TY홀딩스와 SBS 주식 담보는 오는 11일 예정된 1차 채권단협의회에서 워크아웃 개시 이후가 된다.

최금락 태영그룹 부회장은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태영건설에 1549억원 지원, 에코비트 매각, 블루원 담보제공 및 매각, 평택싸이로 담보제공 등 4가지 약속을 했는데, 이 약속이 철저히 이행만 돼도 4월까지는 유동성 부족이 해소될 것으로 본다"면서 "부족하다면 SBS와 TY홀딩스 주식 전체를 담보로 내놓을 각오도 돼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태영 측은 태영 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1549억원의 태영건설 지원, 에코비트 매각 추진 및 매각 대금 지원, 블루원 지분 담보 제공 및 매각 추진, 평택 사이로 지분 62.5% 담보 제공 4가지를 약속하고 채권단과 워크아웃 이야기를 진행 중인 상황이다.

이번 추가 자구안에서 기대했던 추가적인 사재출연은 사실상 없었다. 이와 관련해 최 부사장은 "1549억원 중에는 윤 창업회장의 아들 윤석민 회장의 지분 416억원이 포함돼 있다"면서 "TY홀딩스와 SBS 주식(담보제공)도 다 사재출연으로 보면 된다"고 전했다. TY홀딩스를 통해 대여 형태로 지급됐다는 지적에는 "윤 회장이 출연하면서 원금과 이자를 모두 받지 않겠다고 문서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오너가의 사재출연 규모에 주목하는 이유는 워크아웃에 대한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일종의 지표이기 때문이다. 과거 워크아웃 사례만 살펴봐도 사재출연 결정 뒤에야 워크아웃 절차를 밟을 수 있었다.

지난 2012년 금호산업(현 금호건설)은 워크아웃 때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일가가 금호석유화학 주식을 팔아 마련한 2200억원의 사재를 투입해 금호산업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도 했다. 경영정상화에 실패할 경우 자신의 지분을 포기하겠다는 내용의 각서까지 제출한 끝에 워크아웃을 개시했다.

SBS매각에 대해선 법적 제약을 근거로 불가하다고 선을 그었다. 최 부회장은 "SBS 매각의 경우 일반 기업과 달리 법적 규제가 많아 어렵다"며 "지분 담보 제공 등의 경우 시점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태영그룹이 내놓은 추가 자구안에 대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산은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태영건설의 추가 유동성 확보를 위해 계열주가 보유한 TY홀딩스 지분과 SBS 지분을 필요시 담보로 제공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계열주와 태영그룹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첫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전했다.

이어 "태영그룹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중 미집행분 890억원을 어제 태영건설에 대여함으로써 정상화 추진 의지를 표명했다"며 "계열주가 오늘 발표한 방안은 워크아웃의 기본 원칙을 준수하고 실행한다는 것을 확약하는 것으로 이해된다"고 덧붙였다.

산은은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개시를 결정하는 제1차 협의회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데 대해 태영건설과 그룹이 각 채권자에 워크아웃 개시와 정상화 추진을 위한 협조를 신속하게 요청하라고도 촉구했다.

11일 워크아웃 개시가 가결되면 채권자협의회는 태영건설에 대한 실사를 즉시 개시해 정상화에 대한 가능성을 분석하고, 추진 방안을 검토하게 된다.

채권단은 대주주와 태영그룹이 약속한 자구 계획 중 단 하나라도 지켜지지 않는다면 워크아웃 절차를 중단한다는 방침이다. 또 실사 과정에서 대규모 추가 부실이 발견될 경우에도 워크아웃 절차를 중단할 계획이다.

산은은 "계열주와 태영그룹은 이러한 점을 깊이 고려해 태영건설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오늘 발표한 자구계획과 책임 이행 방안을 신속하게 추진해 협력업체, 수분양자, 채권자 등 이해관계자의 피해와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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