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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합병 열쇠 쥔 화물매각···대한항공, '파격 할인' 나서나

산업 항공·해운 메가캐리어가 온다

합병 열쇠 쥔 화물매각···대한항공, '파격 할인' 나서나

등록 2024.01.17 07:52

수정 2024.01.17 07:56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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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조건부 승인' 가닥···아시아나 화물사업 매각 '필수적'가격 줄다리기 예상···"합리적인 가격 아니면 매력도 낮아" 스타얼라이언스 소속 항공사들의 반대···슬롯 반납 관건

현재로서는 화물사업에 뛰어든 제주항공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전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로 지목된다. 그래픽=이찬희 기자현재로서는 화물사업에 뛰어든 제주항공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전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로 지목된다. 그래픽=이찬희 기자

국내 1·2위 항공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으로 탄생하게 될 '메가캐리어' 출범에 속도가 붙었다. 길었던 진통 끝에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은 두 항공사의 합병을 최종 승인으로 가닥을 잡았다.

다만 이번 심사의 최대 과제로 지목된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과 EU 못지않게 기업결합에 엄격한 잣대를 내미는 미국·일본 경쟁당국의 심사가 남아있는 만큼 아직까지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로이터통신 등 복수의 외신은 최근 EU 집행위원회(EC)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 결합을 조건부로 승인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인천~파리, 인천~프랑크푸르트, 인천~로마, 인천~바르셀로나 노선 등 대한항공이 보유한 자사 14개 유럽 노선 중 4개 노선 반납과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을 전제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승인해준다는 방침이다.

공식 발표는 이르면 이달 말 혹은 내달께 나올 전망이다. 애초 EU가 지정한 심사 마감 기한이 2월 14일인 만큼 남은 절차를 고려하면 공식 발표까지는 몇 주 더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내달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본격화'
사실상 이번 기업결합이 최대 난관이었던 EU의 문턱을 넘은 만큼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전도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EC가 승인을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다음 달부터 인수 후보들을 대상으로 투자설명서(IM)를 배포하고 공식 절차를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항공은 연내 매각을 목표로 벌써 주요 저비용항공사(LCC)들을 대상으로 수요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예비 원매자로는 제주항공, 에어프레미아, 이스타항공, 에어인천 등이 거론되는 가운데 현재로서는 화물사업에 뛰어든 제주항공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지목된다.

다만 관건은 '가격'이다. 업계에서 추산하는 화물사업부의 가격은 5000억~7000억원 정도이며, 부채도 1조원은 떠안아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실상 1조5000억원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대금인 셈이다.

하지만 업계 내에서는 부채까지 떠안는 상황에서 매각가가 저렴하지 않다면 기령이 높은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을 굳이 사들일 이유가 없다는 회의적인 시각이 팽배하다.

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사업 인수에 관심은 있지만 매력적인 매물은 아니다"라며 "부채까지 감당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해 합리적인 가격이 아니라면 굳이 인수전에 나설 생각이 없고 반면, 가격이 매력적일 경우 선을 그었던 다른 항공사들까지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로서 인수 가능성이 가장 큰 제주항공도 모회사인 애경그룹이나 재무적 투자자(FI) 없이는 인수가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로 제주항공은 당초 원가 경쟁력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판단에서 인수전에 공식적으로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입장에서는 기업결합을 위해 화물사업부를 무조건 팔아야 하는 만큼 유일한 인수 수요자로 꼽히는 제주항공과 매각 가격을 놓고 줄다리기가 장기화될 수 있다.

항공 동맹체 '스타얼라인언스' 반발···막판 변수될까?
높았던 EU의 관문을 넘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이제 미국과 일본의 벽을 눈앞에 두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심사는 EU보다 수월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지만 일각에서는 미국·일본의 승인 과정도 녹록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특히 미국 유나이티드항공이 합병으로 인해 아시아나항공이 같은 항공 동맹체인 '스타얼라이언스'에서 탈퇴하는 것에 대해 반감을 강하게 표출하고 있다.

양 사가 합병할 경우 미국과 태평양 노선을 오갈 항공사 동맹이 사라지게 되고 이 자리를 경쟁 동맹체인 스카이팀(대한항공·델타항공)이 꿰차면서 경쟁사인 델타항공의 태평양 지배력 강화를 우려된다는 명분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운항하는 미주 13개 노선 중 5개(샌프란시스코, 호놀룰루, 뉴욕, LA, 시애틀)가 독과점이 우려되는 노선이다.

일본에서도 스타얼라이언스 소속인 ANA(전일본공수)가 아시아나항공의 탈퇴를 찬서할 이유가 없다. 아시아나와의 공동 운항이 사라지는 만큼 한·일 알짜 노선에서 슬롯을 더 요구할 수 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가장 큰 고비였던 EU에서 승인으로 미국과 일본에서도 무난하게 승인이 예상된다"면서도 "다만 세부적으로 조건부 승인이냐 통 큰 승인이냐가 관건인 상황에서 슬롯 반납이 가장 큰 변수로 지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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