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영업익 4870억원···전년比 31.5%↓美·日서 'K뷰티' 확산···중저가 브랜드 중심온오프 채널 확대···'차별적 고객 경험' 제공
LG생활건강은 그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여파에도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며 승승장구했지만 지난 2022년부터 줄곧 실적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LG생활건강은 올해 선택과 집중을 통해 고객에게 차별적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다양한 변화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의 작년 한 해 영업이익은 전년(7111억원) 대비 31.5% 감소한 4870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5.3%(7조1858억원) 줄어든 6조8048억원을 기록했고, 당기순이익은 2583억원에서 1635억원으로 36.7% 감소했다.
LG생활건강 측은 "중국 등 국내외 경기침체와 경쟁심화에 따른 매출 감소, 비용 상승으로 인한 이익 감소가 주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상황이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LG생활건강은 안정보다 변화를 선택,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수익성 개선에 힘을 쏟을 것이란 게 업계 분석이다.
특히 화장품 시장의 트렌드가 최근 '중저가'와 '탈중국'으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LG생활건강 역시 중국 의존도를 덜어내기 위해 주요 브랜드들을 앞세워 글로벌 뷰티 시장을 적극 공략할 모양새다.
먼저 LG생활건강은 현재 미국에서 진행하고 있는 구조조정을 연내 마무리하고 럭셔리 궁중 화장품 브랜드 '더후'를 관련 시장에 진출시킬 계획이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부터 줄곧 주력 브랜드인 더후의 리브랜딩을 지속하며 브랜드력을 강화해 왔다.
또 '빌리프'와 '더페이스샵(TFS)' 등의 멀티브랜드숍(MBS) 채널 입점을 통해 고객 접점을 확대할 방침이다.
일본에선 다양한 채널을 중심으로 중저가 브랜드를 침투시키며 'K뷰티'를 확산해 나가고 빌리프와 더페이스샵을 비롯해 'CNP' 등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를 타깃으로 한 브랜드들의 글로벌 시장 확대도 적극 모색한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경우 외부적인 이슈나 변수 등이 워낙 많아 리스크를 안고 가는 곳으로 꼽히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선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해내기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며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는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으로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향후에도 높은 선호도를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도 온·오프라인 채널 확대에 총력을 기울인다. LG생활건강은 최근 쿠팡 '로켓배송' 직거래를 4년 9개월 만에 재개하는 등 유통 판로 개척에 나섰으며 향후에도 추가적인 채널 입점을 지속 추진할 방침이다.
더페이스샵과 네이처컬렉션 등 국내 화장품 가맹사업이 지난해 10월부터 전면 철수된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가맹사업이 고객 감소 등의 여파로 극심한 사업 부진을 겪고 있고 소비자들의 화장품 구매 패턴이 단일 브랜드숍에서 헬스앤뷰티(H&B)와 온라인 등 채널 중심으로 바뀐 데 따른 결과다.
가맹 계약에서 물품공급 계약으로의 구조 변경에 따라 가맹점주들이 LG생활건강 화장품 외에 다른 브랜드들을 자유롭게 취급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폭 역시 넓어지게 되면서 LG생활건강의 영향력도 한층 확대될 것이란 평가다.
다만 LG생활건강의 실적이 빠른 속도로 회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주요 브랜드들의 리브랜딩 등 마케팅 투자와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비용적인 측면에서의 부담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여기에 LG생활건강이 중국 외 지역에 진출하며 해외 사업 확대와 유통 채널을 늘려나가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중국에서 나오는 매출 규모가 큰 상황인 만큼 단기간에 이를 모두 상쇄시키기엔 불가피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류 열풍이 전 세계적으로 불어오면서 뷰티업계도 해외 영토를 지속 확장하고 있는 추세"라며 "하지만 현재 중국 이외의 시장에서 K뷰티가 크나큰 변화를 일으키기엔 시간이 다소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윤서영 기자
yunsy@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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