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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진격의 현대차, 韓 영업익 1위 등극(종합)

산업 자동차

진격의 현대차, 韓 영업익 1위 등극(종합)

등록 2024.01.25 16:44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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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익 전년比 54% 급증···SUV·HEV 중심 믹스개선미국·유럽서 두 자릿수 성장···주요 신흥시장은 부진인센티브 상승 우려에 "신차효과로 안정적 관리 가능"

진격의 현대차, 韓 영업익 1위 등극(종합) 기사의 사진

현대자동차가 14년 연속 영업이익 1위 자리를 지켜온 삼성전자를 제치고 왕좌에 올랐다. 미국‧유럽 등 선진시장에서 판매 확대와 믹스 개선을 이어온 현대차는 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 15조원을 돌파했다. 올해 판매목표를 보수적으로 설정한 현대차는 대규모 투자와 주력 신차 출시를 통해 수익성 방어에 집중할 방침이다.

현대차는 25일 컨퍼런스콜을 열고 이 같은 2023년 경영실적을 발표했다. 지난해 현대차는 ▲판매 421만6898대(6.9%↑) ▲매출액 162조6636억원(14.4%↑) ▲영업이익 15조1269억원(54.0%↑)를 기록했다.

현대차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증권가의 전망치(15조4532억원)에 부합하는 수치다. 현대차는 기존 연간 영업이익 기록(9조8198억원)을 1년 만에 갈아치우면서 국내 상장사 실적 1위 자리에 올랐다. 오는 31일 실적을 발표하는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현대차의 절반 수준인 7조5000억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가 영업이익을 전년 대비 54%나 늘릴 수 있었던 배경은 글로벌 판매 증가와 믹스 개선이다. 구매력이 높은 주요 선진시장에서 SUV, 하이브리드 등 고부가차종의 판매 비중을 늘렸다는 얘기다.

전년 대비 늘어난 영업이익 5조3020억원 가운데 믹스개선 효과는 2조7880억원에 달했다. 물량증가(1조7310억원)와 환율효과(6480억원)가 뒤를 이었다.

윤태식 현대차 IR팀장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신형 싼타페의 글로벌 판매가 본격화되면서 SUV의 판매비중은 전년 대비 4.9%p 상승한 55.2%를 기록했다"며 "친환경차 판매도 하이브리드 판매 확대에 따라 전년 대비 27.7%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권역별 판매현황을 살펴보면 한국과 미국, 유럽에서 두 자릿수(도매기준) 성장세를 기록했다. 한국에선 전년 대비 10.6% 증가한 76만2000대를 판매했고, 유럽에서도 11.6% 늘어난 63만6000대를 기록했다. 특히 북미 시장에선 14.2% 급증한 108만4000대를 달성했다.

반면 러시아, 중국 등 신흥시장에선 다소 부진했다. 인도 시장에서는 전년 대비 9.0% 늘어난 60만5000대를 판매하며 선전했지만 러시아(5만1000대)와 중국(24만5000대)에선 각각 47.5%, 3.5%씩 감소했다. 중남미 권역에서도 전년 대비 1.7% 감소한 30만5000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이에 대해 이승조 현대차 기획재정본부장은 "미국, 유럽, 인도 등 사업계획을 초과 달성한 주요시장 대비 신흥시장 판매가 다소 저조해 가이던스에 미달했다"면서도 "믹스 개선 지속 및 우호적인 환율 영향 등으로 영업이익률 9.3%를 달성해 연초 목표치를 초과 달성했다"고 부연했다.

현대차는 올해 비우호적인 경영환경을 고려해 연간 판매목표를 424만대로 설정했다. 이는 전전년 대비 2만6000대 증가한 수준으로, 영업이익률 역시 지난해와 비슷한 8~9%를 목표로 잡았다.

구자영 현대차 IR담당 전무는 가이던스가 다소 보수적인 것 아니냐는 질문에 "원자재 가격이 어떻게 움직일지 알 수 없지만 일단 떨어지는 추세에 있고, 환율도 다시 우호적으로 돌아서고 있다"며 "이런 영향들이 계속된다면 가이던스는 충분히 달성하고, 조금 더 노력한다면 초과달성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현대차는 전기차 시장의 성장 둔화에 대응해 하이브리드차를 중심으로 친환경차 시장에 유연하게 대응해나갈 계획이다. 이에 대해 구자영 전무는 "하이브리드 수요는 계속해서 올라가고 있고, 올해는 전년 대비 약 28% 가량 성장하고 전체 매출의 11%를 차지할 전망"이라며 "지난해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37만대, 매출 비중은 9% 수준"이라고 언급했다.

구 전무에 따르면 현대차는 2030년까지 친환경차의 매출 비중을 50%까지 높인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가운데 15%는 하이브리드로, 34%는 전기차로 채우겠다는 게 현대차의 복안이다. 전기차의 수요가 줄고 있지만 2030년까지 200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하겠다는 방향성은 달라지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경쟁 심화로 지속 인상되고 있는 인센티브에 대해서는 신차 출시를 통해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승조 기획재정본부장은 "미국에서 IRA 대응을 위해 전기차 인센티브가 상향됐지만 내연기관차의 인센티브는 여전히 산업 평균을 하회하는 수준"이라며 "향후에도 수익성 중심의 판매 정책을 지속하며 인센티브 정책을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북미시장에 싼타페 풀체인지, GV80 페이스리프트 등 신차들을 출시할 예정"이라며 "전기차를 중심으로 전체적인 인센티브 수준이 올라갔지만 내연기관차 쪽에서는 (신차효과를 통해) 훨씬 더 관리하기 쉬울 것이라고 생각하고, 평균치는 더 낮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는 지난해 대비 자동차 수요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SUV 등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의 믹스 개선을 통한 수익성 방어에 집중할 방침이다. 특히 미국 조지아 신공장 건설 본격화 및 지속적인 미래 기술력 확보를 위해 연구개발(R&D) 투자 4조9000억원, 설비투자 5조 6000억원, 전략투자 1조9000억원 등 총 12조4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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