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24 나오자···알뜰폰 '0원 요금제' 사라졌다

30일 알뜰폰 0원 요금제 11가지···무제한 요금제는 '전멸'

1만원대 요금제 4~5개월 공짜로, 작년比 혜택 6분의 1 수준

"자급제+알뜰폰 수요 견제하려는 통신사 보조금 삭감 여파"

삼성전자 상반기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4' 시리즈 국내 출시된 가운데, 뛰어난 가성비로 고객을 끌어모으던 알뜰폰 데이터 무제한 '공짜(0원) 요금제'가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단기간 이용료를 면제하는 0월 요금제가 일부 존재하기는 하나, 혜택 규모가 지난해에 비해 최대 6분의 1 수준까지 떨어졌다.

갤럭시S24 자급제 단말기를 구매해 알뜰폰 요금제에 가입하려는 이들이 늘어날 것을 우려한 이동통신 3사의 '판매 인센티브' 삭감 정책 결과로 해석된다.

연초 알뜰폰 데이터 무제한 0원 요금제가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이찬희 기자

31일 알뜰폰허브에 따르면, 전날 기준 통신료가 0원인 무약정 LTE 요금제는 6개 사업자가 내놓은 11가지다. 이 가운데 월 제공 데이터 소진 후 속도제한(QoS)으로 계속 사용할 수 있는 무제한 상품(이하 데이터 무제한)은 단 한 종류도 없다.

그나마도 ▲월 제공 데이터가 500MB~6GB ▲음성이 50~30분 ▲문자메시지가 50~300건에 불과한 3300~1만2100원 가치(프로모션 후 청구 금액) 요금제로 구성됐다. 이 상품들의 무상 제공 기간도 4~5개월에 불과하다. 즉, 최대 5만원가량의 혜택만 주어지는 셈이다.

불과 지난달만 해도 데이터 무제한 0원 요금제가 일부 존재했던 것과 대비된다. 특히 지난해 5월경에는 통신사별 알뜰폰 고객 확보 경쟁이 불붙으며 최대 4만원대 가치의 요금제까지 7개월(30만원 상당) 간 공짜로 제공되기도 했다. 이와 비교하면 혜택 규모가 6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든 것이다.

이는 통신 3사가 중소 알뜰폰 회사에 제공하는 인센티브(보조금) 규모를 줄인 여파로 보인다. 통신사들은 자사 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회선(가입자)을 늘리고자 중소 사업자에 보조금을 지급해 왔다. 알뜰폰 사업자들은 이 보조금을 활용해 일정 기간 요금을 면제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한 알뜰폰 회사 관계자는 "최근 통신사의 인센티브 규모가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알뜰폰 업계에서는 이날 정식 출시된 갤럭시S24를 둔 '카니발라이제이션'(잠식효과) 우려가 이런 결과로 이어졌다고 분석한다. 보통 삼성전자와 애플이 전략 스마트폰을 선보이는 상·하반기(1월·9월)는 통신사들의 신규 고객 유치 대목이다. 그런데 혜택이 좋은 알뜰폰 요금제가 나오면, 자급제 단말기 구매로 선회하는 역효과가 날 수 있다.

통신사들의 알뜰폰 판매 인센티브 경쟁이 치열하던 지난해 5월 번호이동 시장 추이와 각 사 보조금 규모. 그래픽=홍연택 기자

전례도 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이동전화 번호이동자 수 현황'을 보면, 통신사들의 알뜰폰 판매 인센티브 규모가 확대된 지난해 5월 이동통신 3사에서 알뜰폰으로 넘어간 회선이 10만건 이상, 알뜰폰 업체 간 번호이동 건수도 17만건을 넘어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실속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들 사이에서는 단말기를 자급제로 구입한 뒤 알뜰폰 요금제에 가입하는 트렌드가 형성됐다"면서 "이를 막고자 신제품 출시 효과가 극대화하는 두 달여간 알뜰폰 회사에 지급하는 보조금을 대폭 줄이려는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