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알뜰폰 보조금 21만→13만원, 보름 만에 10만원대로지난달 보조금 대거 투입한 SKT·LGU+는 이달 초 삭감보조금 축소 여파···0원 요금제 '양과 질' 모두 뒷걸음질
업계에서는 통신사들이 보조금 '치킨게임'(한 쪽의 양보 없인 모두 파국으로 치닫는 게임이론)으로 시장 과열을 유발, 정부의 눈총을 받는 만큼 당분간 이번 수준의 대란이 재현될 가능성은 작을 것으로 예상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지난 16일 중소 알뜰폰 사업자에 제공하던 판매 인센티브를 21만원에서 13만원 정도로 축소했다. 이달 초 17만원에서 20만원대로 보조금을 확대한 지 불과 보름 만이다.
이로써 장려금 규모는 통신 3사 모두 10만원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앞서 SKT와 LGU+는 지난달 20만원대 보조금으로 가입자 유치 경쟁을 벌이다, 이달 초 각각 12만원·13만원으로 삭감(▶관련기사 : [단독]시장 과열에 놀란 SKT·LGU+, 알뜰폰 보조금 '반토막')한 바 있다.
이 여파는 시장에 바로 반영됐다. 알뜰폰 포털 알뜰폰허브를 보면, 이날 오전 기준 '0원 요금제'는 한 달 전(70여개)에 비해 절반 수준인 33개다. 그나마도 월 7GB 데이터를 주고 QoS(데이터 소진 후 제한 속도) 1Mbps를 보장하는 요금제가 대부분이다.
지난달만 해도 월 기본 데이터 11GB에 추가 데이터(100GB 이상)를 주거나, QoS가 3~5Mbps인 무제한 상품이 다수였던 점을 고려하면, 매력적인 요금제가 많이 사라졌다는 평가다.
0원 요금제는 4G LTE 기반으로 보통 6~7개월간 무료 제공되며, 이 기간이 지나면 원래 요금을 부과하는 상품이다. 도중에 계약을 해지하더라도 위약금조차 발생하지 않아, 입소문을 타고 알뜰폰 '엑소더스'(대이동)로 이어졌다.
업계에서는 번호이동 시장 과열을 유발한 통신 3사에 정부가 주의를 준 결과로 분석한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이동전화 번호이동자 수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이동통신시장 번호이동 건수는 약 52만건으로, 2019년 11월 이후 4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이동통신 3사에서 알뜰폰으로 넘어간 건수만 10만건 이상, 알뜰폰 업체 간 번호이동 건수도 17만건을 넘어섰다.
한 중소 알뜰폰 회사 대표는 "SKT와 LGU+가 이달 초 보조금을 절반 수준으로 낮춘 건 시장 과열에 따른 정부의 눈총을 피하기 위함이었다"면서 "뒤늦게 보조금을 올린 KT는 적어도 한 달 이상 이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내비쳐 왔는데, 그러지 못한 배경엔 정부의 입김이 있었을 것"으로 짚었다.
그러면서 "알뜰폰 시장은 금융 자본의 유입 등 계속해서 커 나갈 전망이라, 통신 3사의 전략적 보조금 투입은 어느 정도의 기간을 두고 계속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임재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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