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째 부진한 토레스···"KGM 가성비 전략 한계"전문가들 "파생모델 아닌 완전히 새로운 차 내놔야" 중고시장서 외면받는 KGM···브랜드 가치 제고 필요
2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KGM은 지난 1월 내수시장에서 전년 동월 대비 47.2% 감소한 3762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다만 수출 실적은 39.7% 증가한 5410대를 기록하면서 전체 실적은 9172대(-16.4%)를 기록했다. 내수에서의 판매 부진을 해외시장에서 일부 만회한 셈이다.
이 같은 내수 부진은 좀처럼 수요가 살아나지 않는 토레스가 직접적인 배경이다. 현재 KGM은 토레스‧티볼리‧코란도‧렉스턴‧렉스턴스포츠 등의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지만 사실상 토레스 하나로 버티고 있다.
지난달 티볼리와 코란도는 내수시장에서 각각 627대, 104대 판매되는데 그쳤다. 렉스턴스포츠는 180대에 그쳤고, 전기차인 토레스 EVX도 보조금 문제로 27대에 머물렀다.
문제는 많이 팔려야할 토레스가 지난해 7월부터 2000대를 밑돌고 있다. 토레스는 지난해 1월 544대, 2월 4813대, 3월 5695대까지 치솟았다. 토레스의 판매호조로 같은 기간 KGM의 내수 판매실적도 7130대, 6785대, 8904대로 껑충 뛰었다.
지난해 3월 KGM의 토레스 내수 판매비중은 74.0%에 달할 만큼 토레스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하지만 토레스는 지난해 5월 3553대로 떨어졌고 7월부터는 7개월 연속 2000대를 넘지 못했다.
지난 2022년 7월 출시된 중형SUV 토레스는 독창적인 디자인과 가성비 앞세워 출시 직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출시 당시 판매 가격은 2740만~3040만원으로, 차체는 중형급이지만 투싼‧스포티지 등 준중형SUV 수준이다.
출시 2년이 지난 현재도 압도적인 가성비를 유지하고 있다. 1.5 가솔린 터보의 판매 가격은 2797만~3495만원에 불과하다. 이는 한 단계 아랫급으로 평가받는 기아 스포티지(2537만~3417만원)과 정확히 겹친다. 다만 스포티지의 지난달 내수 판매량은 5934대로, 토레스 대비 88,2%나 많이 팔렸다.
전문가들은 KGM의 새로운 주인이 된 KG그룹과 곽재선 회장의 더욱 공격적인 투자를 주문했다. 토레스를 기반으로 파생모델을 쏟아낼게 아니라 소비자들의 구매욕구를 자극할만한 완전히 새로운 신차를 내야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KGM은 토레스 기반의 전기차인 토레스EVX를 판매하고 있고, 올해는 토레스 픽업트럭도 출시할 예정이다. 또한 토레스의 디자인을 쿠페로 변형한 토레스 쿠페도 내년쯤 선보일 계획이다. 토레스 픽업트럭은 전기차로, 토레스 쿠페는 하이브리드차로 출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곽재선 KGM 회장은 앞서 지난해 9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신차 계획을 밝혔다. 지난해 토레스 EVX를 시작으로 O100(토레스 픽업), KR10(코란도 후속), F100(렉스턴 후속) 등 전동화 라인업을 강화한다는 게 KGM의 복안이다.
이에 대해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KG그룹이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적용한 신차 개발을 위해 5000억~1조원 가량을 KGM에 투자하지 않는다면 기존 대주주인 상하이차, 마힌드라와 다를 게 없다고 본다"며 "기존 모델의 파생모델은 소비자 입장에서 신차로 받아들이기 어렵기 때문에 최소 2~3종의 신차를 빠르게 출시해 신차효과를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KGM의 브랜드 가치 제고 노력이 현대차‧기아에 비해 눈에 띄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아웃도어 감성의 기존 쌍용차 이미지를 이어갈 뿐 KGM만의 브랜드 정체성이 구체적이지 않다는 얘기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미래자동차과 교수는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은 이미 토레스를 구입했기 때문에 토레스의 신차효과가 끝났다고 봐야한다"며 "눈높이가 높은 국내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위해 가격뿐만 아니라 종합적인 상품성이 제고돼야 하는데 현대차‧기아를 따라가긴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토레스의 신차가격은 저렴하지만 다시 중고시장에 내놓을 땐 높은 감가율 탓에 오히려 손해라는 인식이 강하다"며 "내수 판매를 늘리려면 브랜드 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과 투자가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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