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정제마진 동반 하락···실적 '빨간불'윤활유, 친환경 사업 등 포트폴리오 다변화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유사들은 지난해 유가와 정제마진 하락 여파로 최대 77%까지 실적이 급감했다. 현재까지 실적을 발표한 업체는 HD현대오일뱅크와 에쓰오일이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SK이노베이션은 오는 6일 실적 컨퍼런스콜을, GS칼텍스는 지주사와 함께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업체별로 HD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28조1078억원, 영업이익 616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6%, 영업이익은 무려 77.9% 감소했다. 에쓰오일은 매출 35조7272억원, 영업이익 1조418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5.8%, 58.3% 감소한 수준이다.
이들의 부진한 실적은 정유사들의 실적 지표인 국제유가와 정제마진이 하락한 여파로 풀이된다. 앞서 국제유가와 정제마진은 지난 2022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상승세를 타면서 정유사들에게 호실적을 선물했다.
다만 같은해 하반기부터 전 세계 경기침체가 본격화되면서 유가와 정제마진은 동반 하락세를 맞았다. 2022년 배럴당 130달러를 상회하던 국제유가는 현재 배럴당 70~80달러 사이에 머무르고 있다.
유가 하락은 정유사들에게 치명적이다. 유가가 떨어지면 정유사들이 미리 확보해둔 재고 관련 손실이 늘게 되고, 결국 원유를 전량 달러로 수입하는 정유사들은 늘어나는 비용도 함께 부담해야 한다.
이에 따라 국내 정유사들은 기존 정유사업 외에 다양한 시장에 진출해 먹거리를 늘리는 길을 택하고 있다.
업체별로 SK이노베이션 계열사들은 친환경 사업에 힘을 주고 있다. 먼저 SK엔무브는 최근 현대자동차 그룹과 함께 '차세대 냉매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고 전기차에 필요한 냉난방 겸용 냉매재를 개발하고, 냉매 사업 전반에 걸친 순환경제 구축에 나서기로 했다.
이 외에 SK어스온은 국내 해역 이산화탄소(CO2) 저장소 발굴을 위한 국책과제에 참여했고, SK이노베이션은 이산화탄소로 '일산화탄소'로 전환하는 기술 실증에 성공했다.
HD현대오일뱅크는 최근 HD현대 그룹 계열사인 HD현대사이트솔루션과 손잡고 북미 윤활유 시장에 진출했다. 북미 시장은 세계 1위 윤활유 수요 지역이나, 메이저 회사가 이미 자리하고 있어 국내 제조사들의 점유율은 0.1%에 그친다. 양사는 북미시장 장벽을 허물고 산업차량용 윤활유 시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들의 공급제품은 유압유, 미션오일 등 산업용 차량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사용하는 윤활유로, 공급 물량은 컨테이너 기준 연간 25TEU급이다.
GS칼텍스는 지난해 화이트 바이오 생태계를 구축한 데 이어, 지난해 하반기 열관리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GS칼텍스는 데이터센터 산업 분야 에너지 효율화를 위한 액침냉각유 'Kixx Immersion Fluid S'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차세대 기기 냉각 기술로 평가받는 액침냉각 전용 제품이다.
에쓰오일은 샤힌 프로젝트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샤힌 프로젝트는 에쓰오일의 석유화학 확장 사업이자 아람코가 국내 투자 중 사상 최대 규모다. 이들은 샤힌 프로젝트에만 무려 9조2580억원을 투자한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순이익(9982억원)은 회사의 지속성장과 한국의 에너지 전환 지원을 위해 추진중인 9조원 규모의 석유화학 프로젝트인 '샤힌 프로젝트'와 주주들에 대한 배당 및 재무건전성 강화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전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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