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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인보사' 이후 신뢰 잃고 매출 하락···코오롱생명과학, 재기 나서나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biology

'인보사' 이후 신뢰 잃고 매출 하락···코오롱생명과학, 재기 나서나

등록 2024.03.05 16:39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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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매출·영업익 모두 감소···R&D 투자 이어가'KLS-2031' 美 임상1/2a상, 2~3분기 결과 나올듯'재조합 백시니아 바이러스' 전임상 단계, 특허 확보

코오롱생명과학은 현재 인보사케이주(이하 인보사)를 이을 차기 파이프라인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회사는 신경병증성 통증 유전자 치료제 'KLS-2031'와 항암 유전자 치료제 'KLS-3021'을 개발하고 있다.코오롱생명과학은 현재 인보사케이주(이하 인보사)를 이을 차기 파이프라인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회사는 신경병증성 통증 유전자 치료제 'KLS-2031'와 항암 유전자 치료제 'KLS-3021'을 개발하고 있다.

'인보사케이주' 사태로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코오롱생명과학이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지 업계 관심이 쏠린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35.2% 감소한 1246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손실은 240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올 초 사업구조 개선을 위해 WS(수처리) 사업을 중단하며 매출이 줄어든 영향도 있었지만 주요 매출 사업 부문인 의약 사업 부문의 매출 감소, 엔저 효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도 실적에 영향을 미쳐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줄었다.

회사의 매출은 크게 케미컬사업부와 바이오사업부에서 나온다.

케미컬사업부는 신약 및 제네릭 합성의약품의 원제인 원료의약품(API) 및 의약중간체, 항균제, 기능성 소재 제품 등을 생산·판매한다. 이 중 API의 경우 회사의 주요 공급처가 일본 제네릭 시장인데, 지속된 엔저 효과로 인해 지난해 1분기 185억원, 2분기 182억원, 3분기 159억원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기능소재(SC) 부문은 WS 사업 중단, 산업용 향균제 공급 회복 지연 등의 영향으로 같은 기간 191억원, 180억원, 122억원으로 급감했다.

바이오의약품의 기술수출 및 CDMO(위탁개발생산) 등의 용역을 제공하는 바이오 부문도 작년 3분기 매출액이 1억5300만원에 불과했다.

다만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R&D 투자는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지난 9월30일 기준 회사의 연구개발 인력은 박사급 12명, 석사급 58명 등 총 95명으로 작년 말 89명(박사급 11명, 석사급 56명)보다 늘었다.

총 R&D 투자 비용은 2022년 3분기 누적 113억원에서 작년 같은 기간 112억원으로 소폭 줄었으나 분기별로 봤을 땐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1분기 30억원이던 R&D 투자비용은 3분기 40억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현재 인보사케이주(이하 인보사)를 이을 차기 파이프라인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회사는 신경병증성 통증 유전자 치료제 'KLS-2031'와 항암 유전자 치료제 'KLS-3021'을 개발하고 있다.

재조합 아데노부속바이러스(rAAV) 기반 유전자 치료제인 'KLS-2031'은 현재 미국에서 임상 1/2a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18명 환자 전원 투여가 완료된 상태다.

'KLS-2031'은 지난해 10월 임상시험 중간결과에서 일차 목적인 '내약성'과 '안전성'을 확보했다. 이차 목적인 유효성과 관련해서는 코로나 펜데믹 등으로 인한 환자 중도탈락에 의해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으나 저용량 대비 중용량 및 고용량 투여군에서 뚜렷한(evident) 진통효과를 관찰했다.

최종 임상시험 결과보고서는 올 2~3분기 내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KLS-2031'은 rAAV와 상호보완적인 상승 효과를 낼 수 있는 치료 유전자 3종을 탑재한다. 그 중 하나인 '글루타민산 탈탄산효소'(GAD)는 과도한 통증 신호 차단 및 염증 조절에 효과를 보인다. '인터루킨(IL)-10'은 신호 전달 물질인 사이토카인(Cytokine)의 한 종류로 염증 완화에 기여하고, '신경아교세포유래 신경영양인자'(GDNF)는 신경세포 성장촉진인자로 신경 세포를 보호한다.

코오롱생명과학은 해당 유전자 3종 조합이 재조합 아데노부속바이러스에서 단독 유전자 대비 통증 완화 및 치료 효과가 우수하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통증 완화 또는 치료용 조성물' 특허도 확보했다.

회사는 'KLS-3021'의 개발도 이어가고 있다.

'KLS-3021'은 고형암을 적응증으로 하며 전임상 단계에 있다. 동물 실험을 통해 최적의 적응증을 확인하는 한편 임상시험 진입을 위한 독성시험을 진행 중이며, 추후 임상시험계획(IND) 신청에 나설 계획이다.

'KLS-3021'은 백시니아 바이러스 플랫폼에 치료 유전자를 삽입해 치료 효과를 극대화한 종양살상 바이러스의 일종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이 개발한 '종양 선택 살상 재조합 백시니아 바이러스 플랫폼'은 종양 살상이 가능하나 정상 세포도 함께 살상하는 한계를 가진 '야생형 백시니아 바이러스'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일부 유전자들의 발현을 조절한 기술이다.

▲바이러스 복제를 막아 단백질 키나아제 R(PKR)의 작용을 억제하는 'K3L' ▲핵산 구성 물질인 뉴클레오티드의 생합성과 세포 분열을 돕는 '티미딘 키나아제'(TK) ▲ 세포 성장을 촉진하는 '백시니아 성장 인자'(VGF) 등 백시니아 바이러스 유전자 3종은 인체(숙주)의 정상 세포 안에 들어간 바이러스가 원활히 복제되도록 돕는다. 이 유전자 3종의 발현을 억제한 재조합 바이러스는 정상 세포에서는 증식하지 않고 암세포에서만 선택적으로 증식하고 암세포를 파괴한다.

코오롱생명과학의 재조합 백시니아 바이러스 플랫폼은 한국과 캐나다, 싱가포르, 일본, 인도 등에서 특허를 취득했으며, 최근 유럽에서도 '재조합 백시니아 바이러스 및 이의 용도'에 대한 특허 등록을 허가받았다.

회사는 향후 유럽 내 제약 시장 규모 탑5인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을 포함해 네덜란드, 스웨덴 등 7개국에도 특허를 등록할 계획인 만큼 빠르게 성장 중인 글로벌 항암 유전자 치료제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최근 '인보사 제조판매 품목허가 취소처분의 취소소송'에 대해 대법원에 상고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코오롱생명과학은 최근 '인보사 제조판매 품목허가 취소처분의 취소소송'에 대해 대법원에 상고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한편, 회사는 인보사 사태 이후 떨어진 신뢰 회복에도 매진하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 달 '인보사 제조판매 품목허가 취소처분의 취소소송'에 대해 대법원에 상고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회사는 지난 달 28일 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했다고 밝히며 "재판부의 판결은 존중하나 항소심의 법리오해와 안전성에 대한 판단을 바로잡아 세계 최초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인 인보사의 과학적 성과와 가치회복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앞서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 2019년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허가 취소처분의 위법·부당성에 대한 법원 판단을 구하기 위해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나 1심과 2심 모두 패소했다.

인보사는 세계 첫 무릎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로 지난 2017년 식약처 허가를 받았다. 그런데 2019년 3월 미국 임상시험 진행 과정에서 제품 주성분 하나가 허가사항(연골세포)과 다른 성분(신장세포)으로 제조됐음이 확인돼 회사는 자발적으로 유통 및 판매를 중지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임상 3상을 중단시켰고, 국내에서는 식약처의 품목 허가 취소가 이뤄졌다.

회사측은 '인보사'의 주성분이 허가를 받은 지난 2004년과 현재의 기술 수준 차이로 분석 결과가 바뀌었을 뿐 물질은 바뀌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고의적인 성분 조작 의혹, 바뀐 세포인 '신장유래세포'의 종양 유발 가능성 등이 제기되며 불신 여론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식약처 또한 '허위자료 제출'을 이유로 해당품목 허가취소 결정과 함께 코오롱생명과학을 형사고발했다.

이에 회사는 제조판매 품목허가 취소 처분이 부당하다며 식약처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는데, 1심 재판부는 의약품의 주요 성분이 품목허가서에 기재한 것과 다르다면 이는 중요한 하자가 있다고 봐야 한다며 식약처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2심에서도 인보사 2액의 주성분이 연골유래세포가 아닌 신장유래세포(293유래세포)라는 사실은 '허가된 의약품과 다른 성분을 제조·판매한 경우'에 해당해 약사법상 취소사유를 충족한다고 판단했다.

또 재판부는 2액 성분의 위해성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았고, 국민건강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봤다.

이에 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의 품목허가 신청 및 승인 당시 원료가 되는 2액 세포의 유래에 대한 착오가 있었다"라면서도 "품목허가 이전 단계부터 모든 비임상시험 및 임상시험을 동일한 세포로 진행해 품목허가를 받았기에 식약처 인보사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받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며 "2019년부터 현재까지 진행된 투약환자들에 대한 장기추적조사에서도 종양 발생과 인보사 투약 사이에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확인된 사례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회사는 "특히 지난해 10월 식약처에 대한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회사 임원들에 대한 형사소송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아 회사가 고의적인 조작 및 은폐를 저질렀다는 의혹을 해소한 바 있다"며 "상고심에서도 적극적인 소명을 이어갈 것이며, 인보사와 관련한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아 과학적 가치 회복에 나서겠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코오롱생명과학은 이번 행정소송의 결과 여부와 계열사인 코오롱티슈진이 미국에서 진행하고 있는 'TG-C'(구 명칭 인보사)의 임상 3상은 전혀 무관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현재 'TG-C'의 미국 임상 3상은 미국 내 환자 1020명을 목표로 환자 등록 및 투약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 1월 기준 마지막 150명에 대한 환자 등록을 진행하고 있다.
TG-C는 무릎 골관절염 뿐 아니라 고관절에 대한 임상 2상도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해 12월에는 FDA로부터 퇴행성 척추디스크 질환까지 적응증 확대를 승인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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