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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차파트너스, 무리한 요구 '도 넘었다'···박찬구 회장 '15년전 발언까지 꼬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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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파트너스, 무리한 요구 '도 넘었다'···박찬구 회장 '15년전 발언까지 꼬투리'

등록 2024.03.12 16:40

수정 2024.03.12 16:58

임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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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파트너스. 자사주 전략 소각 주장 나섰지만 ISS, 차파트너스 주주제안에 모두 '반대' 권고 회사 측, 2009년 서신 등장에 '무지의 소치' 지적

김형균 차파트너스자산운용 스페셜시츄에이션 본부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TWO IFC에서 열린 금호석유화학 주주제안 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김형균 차파트너스자산운용 스페셜시츄에이션 본부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TWO IFC에서 열린 금호석유화학 주주제안 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행동주의펀드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이하 차파트너스)가 금호석유화학(이하 금호석유)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까지 금호석유의 손을 들어주면서 차파트너스의 요구가 과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낸 보고서에서 금호석유화학 이사회가 상정한 주주총회 안건에 대해 모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차파트너스가 제안한 안건에 대해선 모두 반대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의 경우 회사 측이 '자기주식 처분·소각'엔 찬성했으나 차파트너스의 주주제안엔 반대를 권고했다.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1명 선임의 건의 경우도 회사 측에서 제안한 최도성 선임의 건은 찬성했으나 김경호 선임의 건은 반대했다. 사내이사와 사외이사도 회사 측이 제안한 건의 경우 찬성을 권고했다.

ISS는 차파트너스의 상세 자료 공개 시기가 늦어 해당 자료를 철저히 평가하고 소통할 기회를 제공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주주 제안자의 상세 자료는 지난 8일과 11일 공개됐다.

또한 차파트너스가 주장하는 '자사주가 지배력 강화 목적으로 사용됐거나 사용될 것이라는 점'에 대해선 이를 입증할 충분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차파트너스가 제안한 정관 변경안에 대해서도 "주주 결의만으로 자사주를 소각하는 것은 국내 상장사 중 전례가 없거나 어느 회사의 정관에도 규정돼 있지 않다"고 반대했다.

이에 차파트너스는 ISS에 재검토를 요청한 상황이다. 금호석유 측에서 주주총회일로부터 불과 16일 전인 지난 6일 주주총회소집공고를 한 여파라는 것이다.

또한 ISS가 자기주식 소각에 대한 주주제안 정관 변경안을 반대한 것을 두고도 "2023년 KT&G의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주주총회 결의에 의해서도 자기주식 소각이 가능하도록 정한 주주제안 정관변경 안에 대해 찬성 권고를 한 사실이 있다"고 강조했다.

ISS에 재검토까지 요구한 차파트너스는 주주제안을 관철시키기 위해 총력을 다할 전망이다.

이미 박철완 전 상무로부터 권리를 위임받은 차파트너스는 지난 11일엔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2009년 작성한 서신을 근거로 회사 측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파트너스는 "이번 주주제안이 경영권 분쟁이라면 지난 2009년 박찬구 회장은 본인의 형인 박삼구 전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 당시 이사회에 송부한 서신에서 '주주 간에 경영권 분쟁이 발생한 상황에서 회사의 이사회가 지분율의 현격한 변경을 가져오는 행동을 하는 것은 불법', '자사주를 경영권 분쟁의 당사자나 그 측근 또는 우호 세력에게 매각하는 것은 배임'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라며 모순이란 지적이다.

이어 "금호석유의 주장과 박찬구 회장의 위 입장문에 의하더라도 금호석유가 자사주를 총수 일가의 우호 세력에게 처분하는 것은 임무위배(배임)의 불법에 해당한다"며 "금호석유의 미소각 자사주 100%가 소각될 수 있도록 금호석유 주주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와 지지를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이에 금호석유화학은 '무지의 소치'라는 입장이다. 금호석유화학은 "2009년 당시는 금호석유화학을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분리하려던 박찬구 회장과 이에 맞서 경영권 분쟁 중이던 박세창 금호아시아나그룹 경영본부장(현 금호건설 사장) 및 박철완 측이 금호석유화학의 자회사 및 공익재단을 동원해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 회사 자금을 유용하고 모회사인 금호석유화학에 고스란히 손실을 입히는 행위를 서슴지 않던 시기"라고 설명했다. 박찬구 회장의 당시 행동은 박철완 전 상무 등에 대한 강력한 경고였다는 것이다.

금호석유화학은 "그 사실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있다면 이와 같은 주장을 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차파트너스가) 박철완을 대리하는 행위는 자가당착"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증권가에선 ISS의 의결권 권고에 주목했다. 증권가에선 금호석유의 자사주 소각에 대해 '밸류업 그 자체'라는 평가가 있는 상황에서 ISS가 회사 측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금호석유와 차파트너스 간 표 대결이 벌어진다면 금호석유 지분 9.27%를 보유하고 있는 국민연금의 결정이 중요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 입장에선 정부의 '밸류업 정책'을 적극 실행하고 있는 금호석유에 반대표를 주긴 어려울 것"이라며 "여기에 ISS까지 찬성을 권고했기에 굳이 반대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주주들은 경영권이 누구 손에 들어가는가 보다는 주가가 오르는 것을 선호한다"며 "자사주 소각 규모가 커질수록 주가엔 호재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를 원하는 주주들은 차파트너스를 지지하겠지만 그 규모가 클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전반적인 주총 전 분위기를 고려하면 다소 무리한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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