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기차 타이어 교체 본격화···매년 시장 16.5% 성장타이어코드 회복세···효성첨단소재·코오롱인더 '세계 1·2위'적극적인 시장 선점···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한 '소송전'도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타이어업계는 잇따라 전기차 전용 브랜드를 선보이며 국내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전기차 타이어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한 한국타이어는 지난 2022년 전기차 전용 타이어 브랜드인 '아이온'을 내놓으며 일찌감치 시장에 뛰어들었다. 올해 금호타이어도 전기차 전용 타이어 브랜드 '이노뷔'를 선보였고, 넥센타이어도 전기차 전용 브랜드 출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 업체 프레시던스리서치는 매년 16.5%의 전기차 전용 타이어 시장 성장을 예상했다. 2022년 460억7100만 달러(약 61조3700억원)였던 시장 규모는 올해 620만8100만 달러에서 2032년에는 2140억1900만 달러(약 285조700억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급격한 시장 성장세에 국내외 타이어업체들이 사활을 걸다 보니 국내 석유화학업계도 새로운 기회를 맞았다. 판이 커질수록 타이어의 주요 원료를 생산하는 국내 업체들은 '낙수효과'를 기대할 만하다.
특히 타이어의 내구성을 결정하는 뼈대 역할을 하는 '타이어코드'의 경우 국내 업체인 효성첨단소재와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세계 1·2위를 차지하는 만큼 본격적인 회복세가 예상된다.
지난해 말 기준 효성첨단소재는 타이어코드 시장 점유율 약 48%를 차지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15%로, 두 업체의 점유율을 합하면 63%에 달한다.
지난해 글로벌 경기침체와 전기차 수요 감소로 실적 악화를 겪었던 양사는 올해 전기차 시장 공략을 강화하며 타이어코드 반등에 기대를 걸고 있다.
실제로 효성첨단소재의 경우 타이어코드 실적은 지난해 하반기에 저점을 찍은 뒤 업황이 조금씩 반등하고 있다. 지난 1월 주력 고객사인 '미쉐린' 기준 글로벌 타이어 판매량은 교체용 타이어(RE)와 신차용 타이어(OE)가 각각 10%, 18% 증가했다.
최근 효성첨단소재는 한국타이어·SK케미칼과 손을 잡고 친환경 타이어 시장 선점에 나섰다. 한국타이어의 적극적인 주문에 SK케미칼은 순환 재활용 페트인 '스카이펫 CR'을 공급하고 효성첨단소재는 이를 원료로 고강도 타이어코드를 개발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도 제품 생산 능력을 확대해 전기차용 타이어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전기차 시장 성장에 맞춘 선제적인 대응으로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베트남을 타이어코드 주요 생산 거점으로 삼기 위해 8호기까지 증설할 수 있는 부지를 확보한 상태다. 지난 2022년 2호 공장 증설까지 완료하고, 올해 중 3·4호기 증설을 검토하고 있다.
타이어코드 업황이 반등세에 올리타자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도 과열되는 분위기다. 양사는 타이어코드 관련 특허 침해 여부를 두고 국내와 미국에서 소송전을 벌이는 등 신경전이 격화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지난달 말 효성첨단소재와 효성USA를 상대로 미국 캘리포니아 지방법원에 하이브리드 타이어코드(HTC) 특허 침해 금지 및 관련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냈다.
앞서 효성첨단소재도 코오롱인더스트리가 국내에 출원 및 등록한 타이어코드 관련 특허가 새롭다는 근거가 부족하다며 2022년 한국특허심판원에 무효 심판을 제기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소송전이 주요 수요처인 북미에서 특허를 인정받아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전략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코오롱인더스트리는 미국 법원 소송 제기 이유에 대해 "수십 년간의 연구 개발을 통해 얻은 특허권이 무단으로 침해됐다고 판단했다"며 "타이어코드 최대 수요처가 북미인 데다 향후 집중해야 할 시장인 만큼 이번 소송은 보호조치의 차원이기도 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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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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