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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오리온, 주주환원 내세워 배당성향 상향···왜?

유통·바이오 식음료

오리온, 주주환원 내세워 배당성향 상향···왜?

등록 2024.04.19 17:27

수정 2024.04.20 12:51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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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 향후 3년 간 배당성향 20% 이상 상향 공시오너일가 63.8% 오리온홀딩스, 작년 배당성향 52.69%연결재무제표 기준 배당 기준 변경···주주환원정책 제시

오리온, 주주환원 내세워 배당성향 상향···왜? 기사의 사진

오리온이 배당성향을 올리는 주주환원 정책을 펼쳤으나 시장 반응이 미진하다. 오리온은 그동안 오너일가 지분이 60% 이상인 오리온홀딩스의 고배당 정책을 이어온 반면, 오리온의 배당성향은 10%대로 평균치를 밑도는 수준을 유지해온 바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오리온이 레고켐바이오(현 리가켐바이오) 인수 이후 위축된 투자심리를 회복할 대안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다만 오리온의 배당정책 발표에도 주가는 연일 하락세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리온은 올해부터 2026년까지 3년 동안 배당성향을 20% 이상으로 올린다고 공시했다.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 중 배당금으로 지급되는 비율을 말한다.

오리온은 그동안 별도재무제표 기준으로 배당규모를 결정해왔다. 이번 변경 이후 연결재무제표 기준 배당성향을 기준으로 한다. 연결 기준으로 하면 해외법인의 순이익이 반영되기 때문에 배당규모가 더욱 커진다는 점이 핵심이다.

오리온은 지난해 주당 배당금을 기존 950원에서 1250원으로 인상했다. 작년 배당금 총액은 전년 대비 31.6% 오른 494억원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오리온은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1.8% 감소한 3849억원을 기록했는데도 배당금을 올렸다.

다만 최근 3개년 오리온의 배당성향을 보면 ▲2021년 11.5% ▲2022년 9.6% ▲2023년 13.1%로 낮은 편이다. 작년 국내 유가증권시장의 평균 배당성향은 34.31%로 집계됐다. 국내 식품기업의 배당성향은 대체로 평균에 못 미치는데, 부가가치가 낮아 영업이익률이 높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오리온의 지주사인 오리온홀딩스는 고배당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오리온홀딩스의 작년 배당성향은 52.69%로, 2021년 38.5%에서 대폭 올랐다. 더욱이 오리온홀딩스는 지난해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이 전년(1029억원) 대비 16.8% 감소한 856억원을 기록했는데도 배당금은 기존보다 50원 올린 750원에 책정했다.

오리온홀딩스는 오리온 오너일가가 지분 63.8%을 가지고 있어 사실상 오너일가의 자금줄이다. 오리온홀딩스 지분은 최대주주인 이화경 부회장이 32.63%, 담철곤 회장이 28.73%, 장녀 담경선 오리온재단 상임이사와 장남 담서원 상무가 각각 1.22%씩 가지고 있다. 올해 오너일가가 수령한 배당금은 300억원에 달한다.

이 같은 지주사와의 배당성향 격차로 꾸준히 지적 받아온 오리온이 갑자기 배당성향 올리기에 나선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오리온은 배당 기준을 연결재무제표로 변경하면서 배당규모를 키우는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고 있다.

업계에서는 레고켐바이오(현 리가켐바이오) 인수 이후 위축된 투자심리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는 분석도 나온다.

오리온 관계자는 "해외시장에서의 성과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만큼 보다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으로 주주가치 제고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리온은 지난 1월 제약사 리가켐바이오에 약 5500억원을 투자해 지분 25.73%를 인수하고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리가켐의 적자가 오리온의 연결 실적에 반영되는데, 지분법 기준으로 현재 오리온이 보유한 리가켐의 지분만큼만 연결 처리된다.

이에 오리온이 리가켐의 적자가 반영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오리온은 그동안 중국 매출을 토대로 높은 실적과 안정적인 현금을 창출하는 견고한 재무 구조를 유지해왔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16.9%로 수익성도 높다. 반면 리가켐은 영업손실을 ▲2020년 298억원 ▲2021년 277억원 ▲2022년 504억원을 내며 적자 폭을 키우고 있다.

다만 이 같은 주주환원 정책에도 시장 반응은 부정적이다. 오리온의 주가는 공시 당일인 지난 17일 전날 종가보다 4600원 빠진 9만1100원에 마감했다. 이날은 전일 종가보다 900원 빠진 9만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오리온의 주가는 리가켐 인수 전 11만원대에 머무르다 인수 발표 당일 9만원대로 하락했고, 여전히 회복하지 못한 상황이다.

반면 증권가에서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오리온의 영업이익이 올해 증가할 걸로 예상되고, 리가켐의 실적이 지분법에 의해 영향력이 미미할 거라는 예측에서다.

장지혜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리온 기업설명회(IR)에서 "올해 영업이익은 5800~6000억원으로 작년 대비 18~22% 늘어날 걸로 예상한다"며 "실적이 개선되며 주가와 배당 수익률이 모두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바이오 관련 추가 투자는 없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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