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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부회장 첫해부터 업황 안좋아···코오롱 이규호의 '진짜 시험대'

산업 재계

부회장 첫해부터 업황 안좋아···코오롱 이규호의 '진짜 시험대'

등록 2024.05.13 06:58

수정 2024.05.13 08:39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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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력사업 실적 직격탄···코오롱모빌리티 적자 전환보유지분 없이 부회장···'전략부문' 대표로 영향력↑신사업 추진 시급···"취임 5개월 성과 논하긴 일러"

부회장 첫해부터 업황 안좋아···코오롱 이규호의 '진짜 시험대' 기사의 사진

코오롱그룹 주요 계열사의 실적이 이규호 부회장이 취임하자마자 악화일로다. 코오롱호의 키를 쥔지 반년 밖에 안돼 경영능력을 언급하긴 시기상조다, 하지만 화학, 수입차 판매, 건설 등 핵심 사업들의 업황 부진은 이 부회장이 이번 위기를 어떻게 다루는지 볼 수 있는 '진짜 시험 무대'라는 얘기가 나온다. 젊은 나이에 지주 부회장과 주요 계열사의 사내이사 자리에 앉은 이 부회장은 '미래 먹거리 창출'이라는 막중한 과제를 짊어지게 됐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올해 1분기 매출액(연결 기준) 1조1612억원, 영업이익 306억원을 기록했다. 경기 침체로 패션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가운데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0.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7.7% 급감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의 핵심 제품인 타이어코드와 아라미드는 지난해부터 부진한 업황을 이어가고 있다. 타이어코드는 수요가 일부 회복됐지만 평균 판매단가(ASP)가 떨어졌고, 석유수지 가격이 하락한 것도 수익성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올해 1분기에는 적자 사업인 필름‧전자재료 부문의 일부라인 정리와 희망퇴직(약 50억원) 등 일회성 비용이 수익성을 더욱 끌어내렸다.

같은 기간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코오롱FnC)도 반토막 난 영업이익(24억원)을 거둬들였다. 경기 침체 여파로 국내 패션 소비심리가 둔화되면서 코오롱FnC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7.1% 급감했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도 올해 1분기 적자 전환하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매출액(5061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6% 감소했고, 96억원을 기록했던 영업이익도 -3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한때 그룹의 캐시카우로 평가받기도 했지만 경기 침체와 고금리에 따른 수입차 수요 위축 여파로 실적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코오롱글로벌도 건설 업황 침체의 영향으로 적자를 간신히 면했다. 코오롱글로벌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3.47% 급감한 8억7800만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출액(7025억원)은 19.75% 늘어났지만 건설 원가 상승 등이 반영되며 수익성은 되레 감소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구미공장 아라미드 생산동 전경. 사진=코오롱인더스트리 제공코오롱인더스트리 구미공장 아라미드 생산동 전경. 사진=코오롱인더스트리 제공

'오너일가' 이규호 부회장, 입사 11년 만에 부회장 승진


코오롱 주요 계열사들이 올해 1분기 일제히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면서 이규호 부회장의 고심도 커지게 됐다. 1984년생인 이 부회장은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지난해 11월 만 39세의 나이에 코오롱글로벌 부사장에서 코오롱모빌리티그룹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하며 재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2년 코오롱인더스트리 차장으로 입사한 뒤 11년 만에 부회장 자리까지 올랐다. 재계는 2018년 이웅열 명예회장의 회장 사퇴 이후 5년째 이어진 오너 공백이 이 부회장이 초고속 승진으로 연결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코오롱은 전문경영인인 안병덕 부회장과 이 부회장이 각각 지원부문과 전략부문을 나눠 맡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분을 보유하지 않고도 오너일가로서 그룹 전반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현재 ㈜코오롱의 최대 주주는 49.74%의 지분을 쥔 이웅열 명예회장이다.

계열사 4곳 사내이사 자리에···"업황 부진 만회할 신사업 보여줘야


특히 이 부회장은 지주회사인 코오롱을 비롯해 코오롱인더스트리,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코오롱글로벌 등 주요 계열사 4곳의 사내이사 자리에 앉아 있다. 그룹의 미래 방향성은 사내이사이자 전략 부문 대표인 이 부회장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한다는 얘기다.

결국 사내이사와 부회장 자리를 꿰찬 이 부회장이 어떻게 이 난관을 이겨낼 지가 향후 그룹 경영의 미래를 결정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이규호 부회장이 진두지휘했던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인적 분할 이후 수익성 개선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지난해 4분기 53억원까지 떨어진 영업이익은 올해 1분기 적자로 돌아서며 뚜렷한 하락세다.

재계 안팎에선 이 부회장이 부진한 업황을 만회할 신사업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오롱그룹은 올해 신년사에서 "미래 기업가치 관점에서 현재 사업들을 트랜스포메이션(변혁)하고 우리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기회도 만들어내야 한다"고 언급했지만 신사업에 대한 뚜렷한 방향성은 제시되지 않은 상태다.

이에 대해 코오롱그룹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코오롱 전략부문을 맡은 지 5개월 정도 지났기 때문에 성과를 평가하긴 어려운 시점이라고 본다"며 "계열사가 아닌 그룹 전반을 담당하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신사업엔 더욱 신중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고, TF 등을 통해 미래에 대한 밑그림은 그룹 차원에서 계속 그려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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