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딘 '유커' 회복···중국인 관광객 비중 20%대쇼핑 트렌드 변화···'가성비' 높은 매장 유입↑업황 부진 장기화···"구조조정 나설 가능성도"
5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방한 외래 관광객은 총 146만2797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88만8776명) 대비 64.6% 증가한 수치다.
이 가운데 중국인 비중은 28.1%(41만1331명)를 차지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동월(49만3250명·30.2%)과 비교하면 2.1%포인트 축소됐다.
중국의 불경기는 물론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 탓에 면세업계의 기대만큼 관광객들의 지갑도 좀처럼 열리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 한국면세점협회가 조사한 올 4월 외국인 면세 매출액은 9950억원으로 1년 새 3.1%(9654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국내 면세점을 방문한 외국인이 43만9457명에서 79만7898명으로 81.6%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저조한 수준이란 게 업계 평가다.
코로나19 이후 방한 외국인의 관광 트렌드와 소비 행태가 기존 면세점 쇼핑에서 먹거리와 체험 위주로 바뀐 영향도 면세업계가 웃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다. 방한 관광객 규모가 자녀를 동반한 가족, 친지 단위 등 개별로 이뤄져 있고 맛집이나 한국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여행을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전 세계적으로 'K-뷰티'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면세점 대신 올리브영, 다이소 등 가성비가 뛰어난 매장들이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쇼핑 필수 코스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도 한몫했다.
늦어지는 업황 회복에 면세업계의 올해 수익성 악화 역시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최근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한 면세점도 있다. 바로 '업계 1위' 롯데면세점이다.
롯데면세점은 현재 희망퇴직을 비롯해 조직과 영업점 면적 등을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롯데면세점이 이달 내로 희망퇴직을 실시할 경우 지난 2022년 12월 이후 약 1년 6개월 만에 이뤄지는 것인 만큼 업계 안팎의 이목이 더욱 쏠리고 있다.
롯데면세점이 이와 같은 결정을 내린 가장 큰 이유는 실적 부진 때문이다. 롯데면세점은 작년 3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3개 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이로 인한 누적 영업손실 규모는 537억원에 달한다.
다른 면세업계도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 마찬가지다. 호텔신라가 운영하는 신라면세점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59억원으로 전년 동기(252억원)보다 76.6% 감소했으며 신세계면세점은 70.4%(243억원) 줄어든 72억원을 기록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 영업손실은 52억원으로 작년 1분기(-157억원)보다 105억원 줄었지만 적자의 늪에서 헤어 나오진 못했다.
이 때문에 롯데면세점의 이번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향후 면세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개별 여행객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시장에서 면세업계의 실적 회복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라며 "마케팅과 프로모션 등을 통해 관련 여행객 유치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지만 뚜렷한 성과로 만들어내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상황 속에서 롯데면세점이 먼저 비상경영 신호탄을 쏘아 올리며 선제 대응에 나서기로 한 만큼 다른 면세업계도 하나둘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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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윤서영 기자
yunsy@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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