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2일 금요일

  • 서울 8℃

  • 인천 9℃

  • 백령 8℃

  • 춘천 9℃

  • 강릉 7℃

  • 청주 11℃

  • 수원 10℃

  • 안동 12℃

  • 울릉도 10℃

  • 독도 10℃

  • 대전 12℃

  • 전주 12℃

  • 광주 13℃

  • 목포 12℃

  • 여수 14℃

  • 대구 14℃

  • 울산 13℃

  • 창원 15℃

  • 부산 14℃

  • 제주 16℃

유통·바이오 신세계는 왜 이커머스 핵심 '물류 인프라'를 넘길까

유통·바이오 채널 NW리포트

신세계는 왜 이커머스 핵심 '물류 인프라'를 넘길까

등록 2024.06.10 19:59

조효정

  기자

공유

신세계, CJ와 물류·상품·미디어 등 분야에서 전방위 협업 네오 물류센터 넘기면서 사실상 자체 물류 포기이커머스→본업 오프라인에 충실 의지로 해석

신세계는 왜 이커머스 핵심 '물류 인프라'를 넘길까 기사의 사진

신세계와 CJ가 그룹 차원에서 손을 잡고 전방위 협력에 돌입했다. 중국 이커머스의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쿠팡까지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등 출혈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양사의 위기의식도 최고조에 이르렀다는 분석이다.

CJ그룹과 신세계그룹은 지난 5일 CJ인재원에서 양사 간 사업제휴 합의서 체결식을 가졌다. 양사는 물류와 유통, 콘텐츠 등에서 협력을 해나가기로 했다. 이날 발표된 CJ그룹과 신세계그룹 협업의 핵심은 '물류 협업'이다.

이번 협력으로 G마켓은 이르면 다음 달부터 CJ대한통운의 '오네(O-NE)' 서비스를 도입한다. 오네는 당일배송·새벽배송·익일배송·일요배송 등을 지원하는 배송 솔루션이다. 현재 G마켓도 익일배송을 제공하는 '스마일배송'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G마켓의 스마일 배송을 이용해 다음 날 물건을 받기 위해서는 오후 8시까지 주문을 끝내야 했다. CJ대한통운 오네 서비스 도입 이후에는 '익일배송' 주문 가능 시간이 4시간 늘어나 자정인 12시까지 주문을 완료하면 다음 날 물품을 배송받을 수 있다.

신세계그룹의 이커머스 사업을 전담하는 SSG닷컴은 물류센터를 CJ대한통운에 넘긴다. SSG닷컴은 CJ대한통운에 쓱배송, 새벽배송, 물류센터 등 주요 물류 운영을 맡길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경기도 김포와 오포의 SSG닷컴 자체 물류센터 '네오(NEO)'도 CJ대한통운에 단계적으로 이관할 계획이다.

현재 SSG닷컴은 총 3개의 네오와 오포 첨단물류센터 등 4개의 자체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3개를 CJ대한통운에 넘기게 된다. 사실상 SSG닷컴이 직접 물류를 포기하고 CJ대한통운에 외주를 주는 셈이다. 사실상 자체 물류 동력 확보가 불가능해진다. 신세계 측은 운영 관련 부분을 먼저 넘긴 뒤 매각도 진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협력의 가장 중요한 문제는 네오다. SSG닷컴의 자체 물류센터는 '물류의 미래'라고 강조하면서 앞으로도 꾸준히 확대하겠다고 선언해왔기 때문에 업계의 충격은 크다. SSG닷컴은 과거 1조7000억원을 들여 네오를 전국 11개까지 확대한다고 발표했지만, 최근 전략을 변경하고 계획을 폐기했다.

네오는 신세계그룹 이커머스 사업의 심장부로 불리며 이마트 배송과 별개로 온라인 배송만 전담해왔다. 자체 물류센터는 이커머스 사업의 배송 경쟁력과 직결된다. 중간 유통 단계를 생략해 배송 효율성을 높일 수 있고, 비용 절감 및 품질 개선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쿠팡이 업계 1위로 올라설 수 있었던 배경에도 물류가 있었다. 쿠팡은 지난 2014년 물류센터에 1500억원 투자를 시작으로 자체 물류센터를 확보해왔다. 쿠팡은 2021년 기준 전국 30여곳에 100개 이상의 자체 물류센터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재는 150개 안팎일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가 연내 2억 달러를 투자해 연내 18만㎡ 규모의 물류센터 구축에 나선 것도 같은 이유이다.

업계에서는 온라인 전용 자체 물류센터를 CJ대한통운에 넘기는 것 자체가 신세계 그룹이 쿠팡을 견제하고 성장이 정체된 SSG닷컴을 무리해서 키우기를 포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 SSG닷컴은 출범 초기 2023년까지 이커머스 1위를 차지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신세계그룹의 이커머스 물류경쟁 포기 배경에는 결국 그룹의 현금확보 이슈가 있다. 신세계건설은 지난달 28일 이사회를 열고 재무구조 개선과 유동성 확보를 위해 6500억원 상당의 신종자본증권도 신규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신세계건설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을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이 각각 인수하는 구조이며, 이자율은 7.078%다. 사채만기일은 발행일로부터 30년 뒤인 2054년 5월 29일이다. 더불어 신세계는 연말까지 1조원에 달하는 SSG닷컴 지분을 매입할 새 투자자도 구해야 한다.

신세계는 당장 물류 전문기업인 CJ대한통운의 배송 네트워크로 물류 운영 원가를 절감하고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다. 자체 물류센터를 운영하면 처리할 수 있는 물량이 제한적인 탓에 물류센터 운영으로 수익성을 개선하기는 어렵다. CJ대한통운의 배송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이 비용을 줄이는 동시에 운영 효율을 높이고 고객 편익을 확대할 수 있다.

또 신세계는 SSG닷컴의 물류비용 절감을 바탕으로 이마트의 식료품 역량을 활용해 그로서리 분야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신세계는 이커머스에서는 우위를 점하기에는 실패했지만 여전히 대형 유통 기업으로서 막대한 유통망과 고객 기반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이커머스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이커머스의 시장 침투로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면서 "단기적으로 시장의 구도를 바꾸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신세계는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잘하는 분야에 집중하면서 장기전에 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