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 주요 항로의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SCFI는 지난 7일 기준 3184.87(p) 포인트를 기록했다. SCFI는 지난 4월부터 9주 연속 상승해 최근 두 달 새 80% 이상 급등했다. SCFI가 3000선을 넘은 것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이다.
해상운임 상승은 해운 선사들에게 '호재'로 통한다. 해상운임이 오르면 기업 실적에도 유리하게 작용되서다. SCFI는 통상 평균 1000(p) 박스권을 형성하면 이익이 날 것으로 본다. 실제 국내 컨테이너선사 HMM은 운임이 치솟던 시기인 2022년 당시 10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내기도 했다.
하지만 화주들의 상황은 다르다. 현재 중동 지역 갈등으로 선사들이 아프리카 희망봉으로 우회하자, 운항 거리와 운송 시간이 늘어나면서 선박 공급이 부족해진 실정이다. 공급 부족으로 해상운임이 오르자, 수출 기업들은 높아진 운임 비용을 고스란히 안게 돼 그만큼 부담이 커지고 있다.
특히 자본력이 취약한 중소 수출기업은 급등하는 운임에 배를 구하지 못하며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형편이다. 게다가 코로나 당시 발생했던 항만 적체 현상까지 곳곳에서 재현되며 제때 배를 구하기 위해 더 어려워졌다. 이에 납품 기한을 맞추기 위해 웃돈을 주고 배를 구하는 상황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정부도 손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 3월 정부는 수출 기업 지원을 위해 글로벌 운임 수준에 따른 단계적 대응 방안을 내놨다. 이를 통해 미주·유럽 등 공동물류센터를 긴급 지원하고, 수출 바우처를 통한 물류비 지원 한도를 기존 2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확대하는 등 대응책을 제시했다. 또한 이날(14일)에도 정부는 선복 공급난을 대비, 컨테이너선 7척을 주요 노선에 신규 투입하는 등의 수출 기업 지원 대책을 긴급 마련했다.
하지만 임시방편이 아닌, 장기적 대책이 필요하다. 지난 팬데믹 당시에도 정부는 선박 공급난 해결을 위해 미주·동남아 항로에 임시 선박을 투입했다. 하지만 이는 '언 발에 오줌 누기'식 조치일 뿐, 현재 운임 상승에 따른 화주기업의 피해는 계속 도돌이표다.
정부는 운임 안정화에 초점을 맞춘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특단의 전략을 세워야 한다. 화주 기업은 물론, 선사들의 피해를 축소하며 '윈윈'할 수 있는 구조의 해결책을 내놔야 할 시점이다.
뉴스웨이 황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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