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상원 "잘 소명됐길"···스테이지엑스, 제4이통 명맥 이어갈까(종합)

2시간 가량 청문···"충분히 소명했어"

법적 대응은 아직···"결론 보고 판단"

결과는 늦어도 내달 초 확정될 전망

스테이지엑스가 27일 청문을 통해 정부의 28㎓ 대역 이동통신 주파수 할당대상법인 취소 결정에 정면 반박했다. 만약 소명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제4 이동통신사' 도전 꿈은 물거품이 된다. 서상원 대표가 청문 후 "충분히 소명했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정부의 결정이 뒤집힐지 업계 관심이 쏠린다.

정부는 이날 서울 마포구 모처에서 스테이지엑스의 주파수 할당 법인 취소 청문을 진행했다. 청문은 행정절차법에 따라 최종 처분 전 당사자의 의견을 듣는 절차로, 이날 오후 2시30분부터 4시15분까지 이뤄졌다.

청문을 마치고 취재진 앞에 선 서상원 대표는 "회사가 소명할 수 있는 부분이 명확해 결과에 대해선 원래부터 확신하고 있었고, 등록제라는 취지하에 야심 차게 준비한 것들이 잘 소명됐으리라 기대한다"고 자신했다.

서상원 스테이지엑스 대표가 이날 청문을 마치고 취재진 앞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강준혁 기자

법적 대응에 대한 질문엔 "(청문) 결론을 보고 판단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앞서 스테이지엑스는 정부의 갑작스러운 취소 처분에 '불합리한 결정'이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이날 청문회에 앞서 공개한 입장문에도 "만약 청문 결과 할당 대상 법인 선정이 취소될 경우, 집행정지 신청 등 법이 허락하는 모든 권리를 행사해 정당한 법적 지위를 회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청문에선 회사 측의 충분한 소명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청문 주재를 맡은 송도영 법무법인 비트 변호사는 "(정부 측에서) 충분히 이야기를 들으려고 했다"면서 "변호사뿐만 아니라 기업 측에서 이야기하는 걸 충분히 많이 들었고, 예상하는 시간보다 훨씬 오래, 다들 하고 싶은 말을 전했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7월, 기존 통신3사가 수익성을 이유로 포기한 5G 28㎓를 바탕으로 제4이통 지원책을 발표했다. 이후 올해 1월 주파수 경매를 거쳐 총 4301억원을 입찰한 스테이지엑스에 해당 주파수를 할당했다.

당시 경매 과열로 예상보다 높은 금액에 주파수가 낙찰되자, 업계에선 '승자의 저주' 등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낙찰 금액(4301억원)이 최초 가격인 742억원보다 무려 여섯배 가까이 올랐기 때문이다.

실제, 주파수 할당 이후에도 스테이지엑스의 자금 조달력에 대해선 많은 의문 부호가 붙었다. 그러던 중 지난 1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스테이지엑스가 제출한 필요서류 등을 검토한 결과 법령이 정한 필요사항을 이행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법인 선정 취소 결정을 내렸다.

주된 근거로는 ▲자본금 납입 미이행 ▲주주 구성의 변동 ▲서약 위반 등을 내세운다. 정부의 주장대로라면 스테이지엑스가 필요서류 제출 기일(5월 7일)까지 자본금 2050억원을 납부해야 한다. 이에 대해 스테이지엑스 측은 정부의 주장이 '주파수할당 신청서'에 근거한 것이라며, 구체적인 자금 조달 계획은 '주파수 이용 계획서'에 의거해야 한다고 반박한다.

신청 당시와는 달라졌다는 스테이지엑스의 주주 구성 역시, 5월 7일 기준, 전체 7개 주주 중 4개 주주만 먼저 납입을 했으므로, 자본 조달 절차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주주 구성인 신청서의 7개와는 다를 수밖에 없다고 반론했다.

서약 위반도 사실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정부가 문제 삼는 서약서 내용은 ▲각 구성 주주는 할당 대상으로 선정(2024.2.5)된 후부터 주파수이용 기간 개시일(주파수 할당 인가시점)까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의 인가 없이는 주식을 처분하지 않는다 ▲각 구성 주주는 할당신청서류에 기술한 자금조달계획을 성실히 이행하겠다는 부분이다.

회사 측은 "각 구성 주주는 서약서의 해당 기간 중 주식을 처분한 사실이 없고, 할당신청서류인 '주파수 할당신청서' 및 '주파수 이용계획서'에 근거하여 자금조달계획을 성실히 이행하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법인 선정 취소 처분은 늦어도 다음 달 초 결과가 확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