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국내은행 해외법인 수익 13.3억달러총순익 대비 비중 8.1%···목표치 도달 먼 길금융지주 "25~40%까지 해외 비중 높일 것"
실제 지난해 은행들은 점포를 줄이는 등 해외 시장 확장에는 다소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외형 확대보다 수익성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전(全) 국내은행의 해외점포 순이익은 전년 대비 34.3% 늘어났으나 2021년(11억6500만달러)에 비해서는 14% 정도 수익이 증가한 수준이라 비약적인 성장을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올해 1분기에도 대부분 은행의 해외 법인 수익은 전년동기 대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성장세는 주춤한 상황으로 보인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은행의 해외점포 당기순이익은 13억3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9억9100만달러) 34.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은행 총 당기순이익의 8.1% 수준인데, 2022년 해외점포 수익 비중이 6.8%였던 데 비해 1.3%포인트(p) 상승한 것이다. 해외수익 비중이 소폭 확대됐으나, 국내 은행들의 궁극적인 목표인 30~40%까지는 갈 길이 먼 셈이다.
해외 점포 수는 다소 줄었다. 국내은행 해외점포는 2020년 말 197개에서 2021년 204개, 2022년 207개까지 늘었다가 지난해 말 203개로 축소됐다. 국가별로는 베트남(20개) 해외점포가 가장 많고, 미국‧중국(각 16개), 미얀마(14개), 홍콩(11개) 등으로 집계됐다.
올해 1분기에도 해외법인 실적은 녹록지 않았다. 실제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해외법인 수익은 대부분 전년 동기대비 줄었다.
우선 KB국민은행은 올해 1분기 34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KB국민은행은 2022년과 2023년에도 2931억원, 234억원 적자를 냈다. 다만 사업다각화와 투자로 적자 폭을 점차 줄이고 있다. 이는 인도네시아 현지 법인 KB뱅크 부실이 지속된 결과다. 국민은행은 지난 2020년 8월 인도네시아 부코핀 은행 지분 67%를 인수하면서 현지 은행 시장에 진출했다. 이후 사명을 KB부코핀으로 바꾸고 지난 3월 KB뱅크로 브랜드명을 변경한 바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가장 많은 해외점포(34개)를 보유한 하나은행은 올해 1분기 순이익 423억원을 거둬 전년 동기(455억원)보다 소폭 줄었다. 이는 중국법인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의 순이익이 전년(133억원)보다 크게 줄어든 73억원을 기록해서다. 우리은행은 중국과 동남아 법인 실적 감소로 해외수익이 902억원에서 420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신한은행이 유일하게 성장세를 보였다. 신한은행의 1분기 해외수익은 총 1401억원으로 전년 동기(1298억원) 대비 7.9% 늘었다. 이는 신한은행의 베트남 해외 법인인 '신한베트남은행'에서 664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면서 큰 성장을 이뤘기 때문이다. 일본 법인인 신한SBJ와 신한카자흐스탄은행도 각각 327억원, 192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면서 선방했다.
은행들의 해외 수익성 확보를 위한 행보는 이어질 전망이다. 현재 은행들의 해외 수익이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진 않지만, 앞서 해외수익 비중을 점진적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KB금융은 은행, 증권, 카드 등 주력 계열사 해외 진출을 가속화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23년 해외사업 비중을 30%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신한금융은 ▲선진시장 : 국외 자본시장 강화 관점서 접근 ▲개발도상국 비은행 : 단계적 규모 경제 추구 ▲개발도상국 범(汎) 은행 : 디지털 기반 성장이라는 3대 원칙을 기반으로 해외사업을 추진한다. 특히 올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중국 시장 침체, 중동 정세 불안 등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글로벌 성장전략을 다각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토대로 신한금융은 은행, 카드, 투자 증권, 신한라이프(생명보험) 등 모든 계열사 올해 베트남 시장에서의 투자 확대를 단행한다.
우리금융은 우리은행의 2030년 글로벌 수익 비중을 2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성장 속도가 가장 빠른 동남아 3대 법인에 올해 상반기 중 5억 달러를 증자한다. 또한 방산 수출의 유럽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는 폴란드에는 내년까지 지점을 설치해 'K-방산 교두보'를 확보할 예정이다. 사업 핵심 전략은 '자체 성장+M&A'다. 이는 진출 국가 현황에 맞게 자체 성장전략을 추구하거나 진출 후 현지 금융회사를 합병한다는 것이다.
하나금융은 올해 아시아 최고 금융그룹으로 성장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지난해 금융권 공동 싱가포르 IR에서 "그룹 글로벌 이익 비중을 40%로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이를 위해 하나금융은 ▲영업력 중심 내실 확보 ▲1등 파트너와의 협업 ▲글로벌 균형성장 등 3가지 전략을 제시했다.
뉴스웨이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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