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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격화된 시장에 '리브랜딩' 카드 꺼낸 중소형사들

증권 증권·자산운용사 ETF 150조 돌파

격화된 시장에 '리브랜딩' 카드 꺼낸 중소형사들

등록 2024.07.04 07:30

김세연

  기자

오는 17일 KB자산운용 'RISE'로 교체...한화·키움운용 등도 변경점유율 확대 전략···한투운용 리브랜딩 효과로 점유율3위 위협다만 경쟁 위한 단순 리브랜딩은 점유율 상승 효과 없을 수도

그래픽 = 이찬희 기자그래픽 = 이찬희 기자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중소형 자산운용사들이 리브랜딩 카드를 꺼내 들었다. 직관적이고 정체성을 담은 이름으로 소비자에게 차별화된 브랜드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상단 노출 효과 등을 노린다는 분석이다. 다만 상품 차별화와 투자 철학 없이 단순 경쟁을 위한 리브랜딩은 점유율 상승으로 이어질 수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업계 4위 한국투자신탁운용(이하 한투운용)은 지난달 28일(상반기) 종가 기준 ETF 시장점유율 6.67%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순 자산액은 10조1812억원이다. 같은 기간 자산운용사 3위인 KB자산운용 점유율은 7.67%, 자산총액은 11조7096억원으로 양 사 간 격차는 각각 1%포인트(P), 1조5284억원에 불과하다.

한투운용의 급격한 성장은 리브랜딩 효과로 풀이된다. 2022년 한투운용 대표로 취임한 배재규 대표는 같은 해 10월 ETF 브랜드명을 기존 '킨덱스(KINDEX)'에서 '에이스(ACE)'로 바꿨다.

당시 배 대표는 기자 간담회에서 "한국 최초 ETF를 만든 경험으로 국내 최초 자산운용사인 한국투자신탁운용을 최고(ACE)로 만들기 위해 ETF명을 ACE로 바꿨다"며 "ACE는 최고 고객 전문가(A Client Expert)라는 뜻으로 고객 가치 추구를 최우선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배재규 대표는 국내 시장에 ETF를 처음 도입한 인물로 'ETF 아버지'라고 불린다.

리브랜딩 한 배경에는 투자자에게 직관적이고 쉽게 인식되려는 의도도 담겼다. 앞 글자가 'A'라서 상품 검색 시 먼저 노출되는 것도 장점이다. 이에 한투운용 점유율은 2022년 2월 4.6%에서 약 3년 만에 2.07%포인트 늘었다.

하나자산운용도 지난 4월 '케이탑(KTOP)'에서 '원큐(1Q)'로 브랜드명을 바꾸고, 올해 첫 ETF로 '1Q 머니마켓액티브 ETF'를 새롭게 상장했다. 하나자산운용이 강점을 지닌 채권형 ETF로 지난해 말 취임한 김태우 하나자산운용 대표가 참여한 상품이다. 이를 통해 ETF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한다는 의미를 드러냈다.

하나자산운용은 2012년 일찍이 ETF시장에 참여했지만 존재감은 미미했다. 현재 상장된 ETF는 총 5개로, 점유율은 0.5%에도 못 미친다.

'1Q'는 하나금융그룹이 사용하는 브랜드로 주요 계열사들은 '한 번에 모든 금융서비스를 누리게 한다는 의미'인 디지털 플랫폼 브랜드 '1Q'를 사용하고 있다. 대중적으로 1Q 인지도가 높기 때문에, 하나운용의 인지도 제고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거래소가 종목명을 '숫자->알파벳' 순으로 나열함에 따라 숫자를 브랜드로 내건 ETF 브랜드가 없다는 점에서 가장 상단에 노출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실제로 모바일트레이딩서비스(MTS) 혹은 웹트레이딩서비스(WTS) 등을 통해 비슷한 ETF 테마를 검색해봤을 때 하나자산운용 '1Q' 가 먼저 뜨고 이어 한투운용 'ACE' 상품이 뜬다.

이달에는 KB자산운용이 'KB스타(KBStar)'에서 '라이즈(RISE)'로 전면 교체한다. 오는 17일부터 브랜드 명을 'RISE'로 일괄 변경한다. 'RISE'의 슬로건은 '다가오는 내일, 떠오르는 투자(Rise Tomorrow)'다. 개인투자자들의 더 건강한 연금 투자를 돕겠다는 포부를 담았다.

KB자산운용은 올 초 김영성 대표이사 취임 이후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통해 ETF 사업 리뉴얼을 준비해왔다. 이에 브랜드 컨설팅 7개월 만에, 2016년 KB금융그룹 이미지를 담은 'KBStar'로 교체한지 8년 만에 ETF 브랜드명을 바꾼다. 회사는 단순히 명칭을 바꾸는 것을 넘어 KB자산운용 ETF 사업방향과 브랜드 전략의 전면적 변화를 뜻한다고 설명했다. 점유율 3위를 지키기 위한 의도도 담겨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화자산운용도 브랜드 변경을 추진한다. 한화자산운용은 ETF브랜드를 기존 아리랑(ARIRANG)' 대신 '플러스(PLUS)'로 바꿀 예정이다. 한화금융은 "일상에 특별함을 더해주는 동반자"라는 의미의 'LIFEPLUS'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 한화자산운용은 이달 말 브랜드명을 확정하고 발표 시점을 조율할 것으로 예상된다.

키움투자자산운용도 4분기 중 브랜드 교체에 나설 예정이다. 키움투자자산운용 관계자는 "브랜드명 교체는 사실이나, 아직 새브랜드명과 일정은 모두 미정"이라고 언급했다.

점유율 확보를 위해 자산운용사들이 리브랜딩 행렬에 나섰지만, 리브랜딩만으로 성공을 낙관하기 쉽지 않다는 진단도 나온다. 단순 경쟁을 위한 일관되지 않는 브랜드 정체성을 수립할 경우 오히려 브랜드 이미지에 혼란을 주거나 소비자들에게 거부감을 줄 수도 있다.

또한 ETF 시장 경쟁이 과거보다 치열해진 상황으로 차별화된 상품 출시와 투자 철학 없이 점유율을 쉽게 확보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800개가 넘는 ETF가 상장된 시장에서 리브랜딩은 투자자들에게 관심을 끌 수 있는 전략 중 하나"라며 "회사에서는 홍보와 이벤트를 통해 신규 투자자들을 유입할 수 있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이름만 바꿨다고 해서 다른 상품이 된다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브랜드 정체성에 걸맞는 상품들이 지속해서 나와줘야 하고, 투자 철학에 맞는 타겟팅, 그에 맞는 조직과 차별화된 상품 등 후속 작업들까지 이어져야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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