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률 공개 의무화 3개월···국내 주요 게임사 7곳 조사해외 게임사는 미적용···'시정 요청한 해외 사업자 60%'국내 시장 상위권 절반 中 게임···"숏폼 이용한 광고 덕"
시행 100일···해외 게임사만 '눈 가리고 아웅'
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 기준 상위 10개의 게임사 중 7곳이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의 조치를 받거나 조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3개월간 공정위의 조치를 받은 게임사는 넥슨과 넷마블이며, 현재 조사를 받고 있는 게임사는 ▲엔씨소프트 ▲그라비티 ▲크래프톤 ▲위메이드 ▲컴투스 등이 있다.
그라비티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라그나로크 온라인' 확률 조작 의혹 논란에 휩싸였고, 이용자들의 민원을 접수한 공정위는 조사에 나섰다. 위메이드도 지난달 29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나이트 크로우'에서 오류가 발견돼 공지를 올린 후 확률을 정정했다.
크래프톤도 최근 뉴진스와의 협업 아이템 확률 오기재 논란에 대해 조사를 받고 있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의 확률형 아이템 확률을 잘못 기재해 한 차례 현장 조사를 받은 적 있다.
이에 앞서 공정위는 넥슨이 서비스하는 주요 온라인 게임에서 확률형 아이템의 등장 확률을 낮추고도 게임 이용자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며 116억42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다만, 이러한 규제가 국내에 법인을 두지 않은 해외 게임사들에는 해당하지 않아 업계에서는 역차별 우려가 나온다. 게임 이용자들과 게임사 간의 신뢰 회복 등을 위해 만들어진 제도가 오히려 국내 게임사들에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해, 국내 게임사만 해당하는 엄격한 규제는 신작 출시나 아이템 판매 등에도 영향이 미쳐 결국 성적 부진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지난 3일 진행된 확률형 아이템 규제 100일 간담회 자리에서 게임위는 지난달 28일 기준 게임물 1255건을 모니터링한 결과 위반이 확인된 건수는 266건이었다고 발표했다. 이 중 시정 완료된 게임물의 수는 185건이었으며, 게임위가 시정을 요청한 게임사 비율은 해외 사업자 60%, 국내 사업자 40%로 밝혀졌다.
일례로 중국 조이나이스게임즈가 제공하는 '버섯커 키우기'를 살펴보면, 종류, 등급 등 모든 정보를 표시하지 않고, 대략적인 아이템 등급별 획득 확률만 공개해 왔다. 이에 논란이 계속되자, 뒤늦게 세부적인 확률들을 업데이트한 바 있다.
릴리스게임즈의 '라이즈오브킹덤즈', 유조이 게임즈가 서비스하는 '픽셀히어로'도 확률 정보를 명확히 게시하지 않아 논란이 일었다.
요리 보고, 조리 봐도···상위권엔 中 게임 천지
설상가상으로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 중국산 게임들이 상위권을 차지하기 시작했다. 업계에서는 국산 게임의 성적이 이전과 같지 않다고 설명한다.
4일 기준 모바일인덱스의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 매출 순위를 보면 1위부터 10위까지 중국산 모바일 게임이 절반 가까이 차지하고 있다. 먼저, 중국 게임사 '퍼스트펀'의 전략 게임인 '라스트 워: 서바이벌'은 3위를 차지했다. 또 다른 중국 게임인 '명조: 워더링 웨이브'도 구글플레이에서 4위를 차지했으며, 'WOS: 화이트아웃 서바이벌'은 6위에 자리했다.
매출 1위를 지키던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을 제친 중국 조이나이스게임즈의 '버섯커 키우기'도 앱 마켓 각각 8‧9위에 안착해 지난해 12월에 출시 이후 계속 상위권을 유지 중이다.
이렇게 흥행하는 중국산 게임은 간단한 게임 플레이를 담은 광고를 내세우는 마케팅 방식을 택하고 있다. 특히, 숏폼(짧은 동영상)으로 게임의 흥미를 유발해 이용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최승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 보장된 (게임의) 흥행을 위해서는 IP가 뛰어나거나 중국산 게임들처럼 마케팅비를 많이 사용하거나, 순수 재미나 퀄리티가 뛰어나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외산 게임의 활약에 국내 게임사들은 계속해서 제재받지 않는 점을 문제 삼았다. 간담회 자리에서 김규철 게임물관리위원회 위원장은 "과연 글로벌 플랫폼 사들이 한국 정책에 따를 것인가에 대한 얘긴데, 국가별로 다른 잣대가 있다 보니 이들은 어렵다고 호소"한다며 "게임 서비스를 하기 위해선 한국 법에 따라야 하는데, 이 점에 대한 여러 가지 얘기가 오가는 중"이라고 답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게임사들에게만 규제가 강하다"며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 중소 및 1인 개발사에는 규제에 대한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해외 게임사들도 해당 될 수 있게 규제에 대한 허점들이 해결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김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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