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용 메타버스 '메타슬랩' 정식 론칭 잠정 중단최근 도메인 계약 만료···"고도화 검토, 출시는 미정"KT도 최근 서비스 종료 "코로나19 엔데믹에 수요↓"
14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기업용 메타버스 '메타슬랩'(Metaslap) 정식 론칭을 잠정 중단했다. 앞서 이 회사는 지난해 6월 공식 홈페이지를 오픈하고 베타테스터(기업)를 모집, 피드백을 반영해 정식 오픈할 계획이었다.
메타슬랩은 기업용 업무 커뮤니케이션용 메타버스 서비스(가상 오피스)다. SK텔레콤 '이프랜드'와 KT '지니버스'가 누구나 제약 없이 사용하는 오픈형 서비스라면, 메타슬랩은 기업과 기업간 거래(B2B) 플랫폼이라 폐쇄형으로 운영될 예정이었다.
지난해 5월 관련 미디어 행사에서 공개된 내용 등을 보면, 메타슬랩은 ▲아침 인사 ▲간단한 대화 ▲화상 회의 ▲업무 협업 ▲개인 면담 등 실제 사무실과 동일한 사용자 경험을 자랑한다. 화상회의부터 스몰톡까지 진행할 수 있는 업무 공간과 회의실, 컨퍼런스홀을 제공한다. 최대 500명까지 참석 가능한 '타운홀 공간'도 지원한다.
인공지능(AI) 회의록 기능을 사용하면 화상채팅 내용을 텍스트 회의록으로 만들어 줘 생산성이 높다는 점도 이 플랫폼의 강점으로 꼽혔다.
LGU+는 이런 강점을 앞세워 패션 기업 '에이션패션', 패션테크 전문기업 '지이모션'과 패션 메타버스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성과도 냈다. XR(혼합현실)로 매장을 구현하고 오프라인 매장 없는 온라인 웹커머스를 론칭하겠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엔데믹과 함께 메타버스의 관심도가 급락했고, 예상보다 저조한 업계 반응에 메타슬랩 사업의 잠정 중단을 결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때문인지 최근에는 메타슬랩의 공식 홈페이지 도메인도 운영을 중단했다.
이에 대해 LGU+ 관계자는 "메타슬랩은 베타버전을 통해 얻은 인사이트를 토대로 플랫폼 고도화를 검토 중"이라면서도, 정식 론칭 일정에 대해선 '미정'이라고 답했다.
기업용 메타버스 사업 전면 재검토에 나선 건 LGU+뿐만이 아니다. KT도 최근 유사한 성격의 메타버스 상품 '메타라운지' 운영을 중단했다. 기업과 정부 기관을 위한 맞춤형 메타버스 플랫폼을 제공한다는 취지였지만, 고객사 확보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결과다. 현재는 고객사 모집 활동도 멈춘 상태다.
SK텔레콤은 애초 기업용 메타버스 시장에 진출하지 않았다. 일반 소비자용(B2C) 플랫폼인 이프랜드(ifland)를 통해 일부 대학교나 기업의 소통 장을 마련해주긴 했지만, 기업 전용으로 분류하긴 어렵다.
업계에서는 통신 3사의 기업용 메타버스 사업이 '숨고르기'에 돌입한 것으로 해석한다. 코로나19 펜데믹 시기 재택근무가 활성화하며 메타버스 플랫폼이 주목받았으나, 엔데믹과 함께 기업용 메타버스 플랫폼의 입지도 쪼그라든 결과라는 것이다. 실제 대부분의 회사는 현재 오프라인 출근 체제로 전환했다.
다만 이 시장에 대한 철수를 의미하는 건 아니라고 분석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용 메타버스를 활용하려는 회사 수가 줄어 당장 유의미한 성과를 담보할 사업성이 보이지 않는 것"이라며 "베타서비스에서 확보한 데이터가 있으니 시장 상황에 따라 재진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뉴스웨이 임재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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