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2일 금요일

  • 서울 9℃

  • 인천 10℃

  • 백령 9℃

  • 춘천 10℃

  • 강릉 8℃

  • 청주 11℃

  • 수원 11℃

  • 안동 13℃

  • 울릉도 9℃

  • 독도 10℃

  • 대전 11℃

  • 전주 12℃

  • 광주 14℃

  • 목포 12℃

  • 여수 15℃

  • 대구 14℃

  • 울산 14℃

  • 창원 14℃

  • 부산 14℃

  • 제주 15℃

유통·바이오 삼바에피스·셀트리온, '난공불락' 휴미라 공략 나선다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삼바에피스·셀트리온, '난공불락' 휴미라 공략 나선다

등록 2024.07.15 16:20

이병현

  기자

공유

'휴미라' 점유율 97%→77% 하락산도즈 '하이리모즈', 점유율 급성장IRA, 바이오시밀러에 큰 기회될 듯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의 철옹성 같던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7월 특허 만료 이후에도 올해 초까지 90%대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던 휴미라 점유율은 최근 70%대로 떨어졌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은 시장 변화에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15일 삼성바이오에피스 3분기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휴미라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지난 5월 기준 77%로 줄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인 산도즈 '하이리모즈'가 바이오시밀러 처방의 82%를 차지하며 시장 점유율 10%대로 치고 올라왔다. 하이리모즈는 미국 거대 보험사인 CVS 헬스 자회사 코다비스와 단독 공급 계약을 맺고 본격적으로 점유율 확대에 나섰다.

이어서 하드리마, 암제비타가 각각 2%, 1% 점유율을 차지했다. 기타 점유율은 2%로 저조한 수준이었다.

업계에 따르면 휴미라는 특허가 만료된 이후 이미 매출이 급감하기 시작했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는 이슈 브리핑을 통해 지난해 4분기 휴미라의 전세계 매출은 33억4000만달러(약 4조6188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40.8% 감소했으며, 이중 매출 비중이 가장 큰 미국 시장 매출은 27억4000만달러(약 3조7888억원)로 45.3%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협회는 "세계 최대 매출 의약품인 휴미라 시장에 대한 잠식이 공식적으로 시작됐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1월 암젠의 '암제비타'가 출시된 후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하드리마'나 셀트리온의 '유플라이마' 등 총 10종의 바이오시밀러가 휴미라 특허가 만료된 지난해 7월부터 미국 시장에 진출하기 시작했다. 이외 바이오시밀러로는 베링거인겔하임 '실테조', 화이자 '아브릴라다', 비아트리스 '훌리오', 유심리 '코헤러스', 알보텍 'AVT02' 등이 있다.

올해 2월까지도 96%로 강한 시장 지배력을 보이던 휴미라 점유율이 떨어지기 시작한 이유는 CVS 헬스 자회사 CVS 케어마크가 지난 4월 1일부터 휴미라를 선호 처방집 목록에서 제외하고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전국 상업용 처방에 포함했기 때문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런 추세는 가속화될 전망이다. 내년 1월 미국에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적용되면 시장 상황이 바이오시밀러에게 더욱 유리해질 것으로 예측돼서다.

IRA는 지난 2022년 발효된 법안으로, 주요 목표는 미국 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고 경제를 안정시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 보건복지부(HHS)는 미국 정부의 의료 재정 부담을 완화하고 메디케어(Medicare) 대상자 처방 의약품 비용 부담을 줄이고자 처방 의약품 가격 규제 도입과 메디케어 가입자 부담금 상한 설정 등을 추진했다.

IRA가 적용되는 내년부터는 대형제약사의 약가 인하가 이뤄지고 특허 장벽이 낮아질 뿐만 아니라, 연간 환자 부담금이 8000달러를 넘어가는 고가 의약품에 대해 보험사 부담금이 크게 늘어나게 된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비용 절감이 가능한 바이오시밀러 제품군을 선호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 PBM사인 스크리피우스(Scripius) 관계자는 삼성바이오에피스 보고서에 실린 인터뷰를 통해 아달리무맙 바이오시밀러 도입 전략은 '비용 절감' 때문에 추진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튜 P. 미첼(Matthew P. Mitchell 스크리피우스 약국 서비스 부문 부사장은 "비용 절감만이 바이오시밀러 전략을 추진해야 하는 유일한 이유"라면서 "향후 메디케어 가입자 최대 부담금이 2000달러로 변경될 예정이기 때문에 보험사는 바이오시밀러와 같은 저가 전문의약품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스크리피우스는 고객사 중 하나인 셀렉트 헬스(Select Health)와 협력해 휴미라 처방의 98%를 아달리무맙 바이오시밀러 중 하나로 신속하게 전환했다"고 했다.

시장 조사업체 비즈니스 리서치 인사이트(Business Research Insights)에 따르면 휴미라 성분인 '아달리무맙'의 미국 시장 규모는 지난 2022년 기준 21억4038만달러(약 2조9597억원) 수준으로, 2028년에는 30억6335만달러(약 4조2360억원) 규모로 성장할 걸로 예측된다.

현재 국내 기업 중에서는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이 미국 내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진출한 상태로, 두 곳 모두 휴미라 점유율이 흔들리며 시장에 열린 기회를 잘 활용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시밀러 회사 입장에서는 휴미라가 단단하게 점유율을 지키고 있었는데 방어가 무너지고 있고, 다른 회사도 침투할 가능성이 생겼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PBM 등과 접점을 늘려가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셀트리온은 20mg, 40mg, 80mg 등 다양한 용량제형을 출시한 것은 물론 올해부터 Low WAC 버전의 유플라이마도 출시하며 미국에서 이중가격 정책을 운영 중"이라면서 "이를 통해 대형 PBM 중 옵텀(Optum)의 공보험 처방집에는 High WAC 유플라이마가 등재됐고, 또 다른 대형 PBM 중 하나엔 Low WAC 유플라이마가 처방집에 등재되는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2025년부터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적용될 경우 바이오시밀러에 우호적인 효과가 중장기적으로 예상되는 만큼 시장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세일즈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며 유플라이마 점유율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올해 6월 말까지 총 56개의 바이오시밀러를 허가했다. 현재까지 가장 많이 허가된 바이오시밀러는 휴미라로 총 10개가 허가됐고, '허셉틴'과 '뉴라스타' 바이오시밀러가 각각 6개,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는 5개가 허가됐다. 국가별로는 미국 기업이 24개로 가장 많았고, 한국 기업이 12개로 뒤를 이었다. 12개 품목허가 중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이 각각 7개, 5개를 차지했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