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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경영권 분쟁 속에서도 R&D 견고···한미 '차세대 약물' 임상 순항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경영권 분쟁 속에서도 R&D 견고···한미 '차세대 약물' 임상 순항

등록 2024.08.04 10:30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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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매출 5568억원·영업이익 716억원 개량·복합신약 성장 지속···R&D 투자 늘려비만·MASH·항암 임상 중···가족 갈등은 여전

한미약품IR 자료한미약품IR 자료

한미약품이 가족간 경영권 분쟁 속에서도 견고한 실적을 이어나가는 한편 신약 연구개발(R&D)도 강화하며 신성장동력 확보에 매진하고 있다.

4일 전자공시시스템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별도기준 올 상반기 누적 5568억원의 매출 실적을 내며 전년 동기 5040억원 대비 10.5%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716억원으로 전년 435억원보다 64.6% 늘었다.

이는 개량·복합신약들의 지속적인 매출 성장 등의 영향이 컸다.

6년 연속 국내 원외처방 매출 1위를 기록 중인 한미약품은 로수젯, 아모잘탄 등 주력 품목들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뤄내고 있다. 원외 처방은 병의원이 처방한 의약품을 약국에서 조제한 것을 의미한다.

이상지질혈증 치료 복합신약 '로수젯'의 상반기 누적 원외처방 매출이 1000억원을 돌파한 가운데, 2분기 처방액은 전년 동기 대비 16.6% 증가한 511억원을 달성했다. 고혈압 치료 복합제 제품군 '아모잘탄패밀리'도 36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아모잘탄패밀리'의 올해 누적처방 매출 1조 3400여억원에 이르며, 아모잘탄패밀리의 시초가 된 2제 복합신약 '아모잘탄'만 누적 매출 1조원을 넘어섰다.

이를 기반으로 한미약품은 R&D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회사는 올 2분기 R&D에 전년보다 12.8% 늘린 442억원을 투입했다.

한미약품IR 자료한미약품IR 자료

한미약품은 현재 비만대사 분야 혁신신약 파이프라인(H.O.P)를 비롯해 항암 등 분야에서 30여개 신약을 개발 중이다.

전세계 비만약 돌풍을 일으킨 '위고비'와 같은 기전인 GLP-1(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과 펩타이드(GIP)‧글루카곤(GCG) 등에 작용하는 삼중작용제 'HM15275'는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고 임상 1상에 돌입했다.

회사에 따르면, 세 가지 약리작용을 적절히 활용하면 근 손실을 최소화하면서도 25% 이상 체중 감량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비만뿐 아니라 제2형 당뇨병 및 심혈관 질환에 대한 치료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이에 회사는 지난 6월 열린 미국당뇨병학회(ADA 2024)에서 전임상 연구결과 4건을 공개하기도 했다.

또 MASH(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 치료제로 개발 중인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LAPS Triple agonist)와 에피노페그듀타이드(LAPS Dual agonist) 역시 임상이 순항 중이다.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는 지난 5월 독립적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이하 IDMC)로부터 임상 2상을 '계획 변경없이 지속 진행(continue without modification)'하도록 권고 받아 임상을 지속하고 있다.

'에피노페그듀타이드'는 지난 2020년 8월 미국 MSD에 1조원 규모로 기술이전한 약물로, 현재 글로벌 임상 2b상 중이다.

면역조절 항암신약 HM16390(LAPS IL-2 analog)은 지난 달 FDA로부터 임상 1상을 승인 받았다. 이 약물은 비임상 연구에서 악성 종양이 전부 사라지는 '완전 관해'를 입증했다.

GC녹십자와 공동 개발 중인 파브리병 치료 혁신신약 'LA-GLA'(HM15421/GC1134A)은 FDA로부터 희귀의약품 지정(ODD)받고 최근 임상 1/2상 임상시험계획서(IND) 제출을 완료했다.

이 약물은 두 기업이 세계 최초로 개발 중인 월 1회 피하투여 방식의 파브리병 치료 혁신신약으로,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극복한 차세대 지속형 효소대체요법 치료제다. 비임상 단계에서 기존 치료제보다 신장기능, 혈관병, 말초신경 장애 개선 등의 우수한 효능을 보였다.

한미약품 박재현 대표이사는 "한미의 견고한 R&D 역량과 자체 개발 의약품의 우수한 제품력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뤄내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주요 신약 파이프라인의 임상결과 발표가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임주현 한미약품그룹 부회장이 지난달 26일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한미약품 연구센터에서 소액주주연대와 만나 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한미약품 제공임주현 한미약품그룹 부회장이 지난달 26일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한미약품 연구센터에서 소액주주연대와 만나 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한미약품 제공

한편, 한미약품그룹은 경영권을 두고 송영숙·임주현 모녀와 임종윤·종훈 형제 간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달 29일 송영숙·임주현 모녀는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의 개인 최대 주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경영권을 되찾기 위한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했다.

의안은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구성원을 12명으로 변경하는 것(현재 10명)과 신규 이사 3인(사내이사 2인, 기타비상무이사 1인) 선임 등이다.

현재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임종윤·종훈 형제 측 인사 5명(임종윤 사내이사, 임종훈 대표이사, 권규찬 기타비상무이사, 배보경 기타비상무이사, 사봉관 사외이사)과 송영숙·임주현 모녀 측 인사 4명(송영숙 사내이사, 신유철 사외이사, 김용덕 사외이사, 곽태선 사외이사) 등 9명으로 구성돼 있다.

대주주 3인이 추가 선임하는 이사가 선임되면 모녀 측 인사가 7명으로 이사회에서 다수를 차지하게 된다. 임시 주총은 청구 시점으로부터 약 두 달 뒤에 개최된다.

모녀는 지난달 초 경영권 분쟁 당시 형제측에 섰던 신 회장과 돌연 합심했다.

이들은 지분 6.5%를 신 회장에게 매도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의결권공동행사약정을 맺었다. 모녀는 이번 계약을 통해 상속세 납부 재원을 마련, '오버행' 이슈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또 전문경영인 체제를 구축해 '한국형 선진 경영체제'를 확립해나가겠다는 구상도 공개했다.

임주현 한미약품그룹 부회장은 지난달 소액주주들과 만난 자리에서 해외 매각설에 부인하며 "상속세 재원이 어느 정도 마련됐기 때문에 해외 매각은 시급한 상황이 아니다. 현재까지 신 회장과 공동 의사결정을 내린 부분 중 핵심은 회사를 가장 빨리 안정화하고 최적화할 수 있는 전문경영인 선임하는 부분을 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어떤 역할을 맡게 될지) 아직 정해진 건 없지만 그룹 내에서 R&D 관련 스폰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는 게 적절할 것 같다. 그 역할에 있어서는 어떤 포지션을 맡더라도 꾸준히 하겠다"며 "한미약품과 한미사이언스가 본연의 모습으로 소통할 수 있고, 그런 부분들이 많이 시장에 전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하지만 차남인 임종훈 대표는 임시 주총 소집이 합의된 사항이 아니라고 반발하며 이들과 연대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회사 홈페이지 입장문을 통해 "다른 대주주들께서 언급한 '한국형 선진 전문경영인' 체제는 이미 한미사이언스를 중심으로 가동되고 있다"며 "주주들과 한미 직원들의 선택을 받은 대표가 직접 책임을 지며 각 계열사 및 부문별로 전문성 있는 리더들과 허물없이 소통하며 뉴 한미의 비전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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