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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상생' 발 묶인 K-베이커리···달라진 규제, 실효성은

유통·바이오 식음료 NW리포트

'상생' 발 묶인 K-베이커리···달라진 규제, 실효성은

등록 2024.08.07 09:01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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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과점업 상생협약, 5년 연장 합의···2029년 8월 만료수도권 출점 거리 500m→400m, 신규 점포 2%→5%사각지대서 커진 제과·제빵 시장···완화 실효성 '의문'

'상생' 발 묶인 K-베이커리···달라진 규제, 실효성은 기사의 사진

대기업 프랜차이즈 빵집의 출점을 제한하고 동네 빵집을 보호하기 시작된 제과점업 상생협약 기준이 올해 일부 완화됐다. 2013년 도입 이후 변화한 베이커리 시장 상황을 고려해서다. 다만 실제 대기업 빵집이 체감하는 효과는 크지 않을 걸로 보인다.

7일 동반성장위원회에 따르면 대한제과협회와 대형 제과·제빵 프랜차이즈, 동반성장위는 제과점업 대·중소기업 간 상생협약을 5년 연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협약 기간은 오는 7일부터 2029년 8월 6일까지 지속된다.

대기업 베이커리 프랜차이즈의 출점 규제는 지난 2013년 제과점이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서 시작됐다. 이후 제과점업이 중소기업적합업종에서 제외된 2019년부터는 제과협회와 민간 합의를 통해 동일한 규제를 받고 있다.

이번 협약에선 규제를 일부 완화하기로 했다. 기존 파리바게뜨·뚜레쥬르 등 대기업 프랜차이즈는 동네빵집 반경 500m 이내에 매장을 열 수 없고, 신규 점포는 전년 말 점포 수의 2% 이내로 출점이 가능했다. 이번 상생협약에선 수도권에 한해 출점 거리 제한은 400m, 신규 점포 수는 5% 이내 범위로 확대됐다.

규제 대상은 기존 파리크라상, CJ푸드빌, 이랜드이츠, 신세계푸드에 더본코리아의 '빽다방 빵연구소'가 신규로 추가됐다. 빽다방 빵연구소는 전국 18개 매장을 운영하는 베이커리 카페 브랜드다. 파리바게뜨·뚜레쥬르와 규모 차이가 크지만, 외식업계에서 더본코리아의 영향력을 고려해 규제 대상에 포함시다.

업계에선 10년 묵은 상생협약이 현 시장 상황을 반영하지 못 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짙으나 중소 제과점 단체 등의 반발이 지속되고, 골목상권 활성화에 도움 된다는 점에서 규제 완화로 가닥이 잡힌 모습이다.

실제 동반성장위 실태 조사에 따르면 제과점업 소상공인 사업체 수는 2012년 1만0198개에서 2022년 2만2216개로 증가했고, 같은 기간 매출은 1조4937억원에서 3조2121억원으로 늘었다.

파리크라상과 CJ푸드빌은 이번 연장 협의에 대해 동네빵집과의 공존·공생 가치에 공감하고 협약 내용을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대한제과협회는 상생협약 기간 동안 동네빵집이 성장했으나 여전히 소상공인 보호의 필요성 등을 감안해 점진적인 완화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동반성장위는 보도자료를 통해 "소비자의 변화된 기호에 맞춘 개성 있는 중소빵집이 늘어나면서 지역 유명 빵집을 찾아다니는 '빵지순례' 같은 로컬 문화가 확산됐다"며 "대기업은 우수한 제빵 기술력과 체계화된 매장운영 시스템을 바탕으로 해외진출에 앞장서 전 세계에 K-베이커리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생' 발 묶인 K-베이커리···달라진 규제, 실효성은 기사의 사진

그러나 이 같은 규제 완화에도 대기업 베이커리 프랜차이즈가 체감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걸로 보인다. 대형마트·편의점·온라인몰 등 유통 채널이 다양해지면서 양산빵 시장이 커지고 대형 베이커리 카페 등이 들어서고 있으나 이에 대한 규제는 여전히 부재한 상황이다.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GS25·CU·세븐일레븐·이마트24 등 편의점 4사의 베이커리 제품 매출은 2021년 이후 3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작년의 경우 GS25는 34%, CU는 28.3% 성장했고,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는 각각 30%, 68%의 신장률을 보였다.

반면 대표 베이커리 프랜차이즈인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는 국내 사업 성장세가 사실상 멈춘 상태다. 지난해 말 기준 파리바게뜨는 국내 매장 수가 3428개로 2021년과 비교해 1개점이 감소했고, 같은 기간 뚜레쥬르는 23개 늘어난 1321개점에 그쳤다.

이번 규제 완화로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는 전년 말 전국 매장 수의 5%인 각각 171개점, 66개점을 추가 출점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현재 브랜드 입점 상황 등과 출점 제한 거리 등을 고려하면 진입할 수 있는 신규 상권이 많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특히 출점 제한 거리를 300m로 줄어야 한다는 의견까지 제시된 걸로 알려졌다.

국내 사업의 성장이 규제로 묶이자 대기업 베이커리 프랜차이즈는 일찍이 해외 시장 진출에 공들여왔다. 상생협약이 시작되기 전인 2012년 파리바게뜨는 해외 매장 수 137개에서 2023년 544개로 4배 가까이 증가했고, 뚜레쥬르는 66개에서 443개로 6배 이상 늘었다. 뚜레쥬르의 경우 작년 영업이익 중 해외 비중이 60%에 달했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국내 사업은 신도시 개발 등 새로운 상권이 생기는 게 아닌 이상 점포 수를 늘리기가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라며 "10년 동안 편의점과 대형마트, 대형 베이커리 카페 등 베이커리 유통 채널이 늘면서 시장 환경이 많이 달라졌으나 규제 방식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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