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만으로 어렵다" 친환경·에너지·스마트 투자하던 건설사들불황 장기화하며 계열자회사 합병·매각으로 재무 버티기모드SK에코, 계열자회사 편입···DL이앤씨도 DL건설 100%자회사 등
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SK에코플랜트는 SK그룹 내 반도체 가공·유통업체 회사인 '에센코어'와 산업용 가스회사인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를 자회사로 편입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두 회사는 SK그룹 내에서 '알짜' 회사로 알려져 있다. 에센코어는 SK하이닉스로부터 공급받은 메모리를 노트북, 스마트폰 등에 탑재되는 마이크로 SD카드 등으로 가공해 유통하는 회사로, 지난해 매출 8210억원, 영업이익 594억원을 냈다.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도 고순도 산업용 가스를 SK하이닉스 등에 공급하는 등 공급처가 확실해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가졌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575억원, 652억원을 기록했다. 두 회사의 기업가치는 각각 1조원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무엇보다 그룹 자회사 편입으로 SK에코플랜트의 재무구조 개선에 큰 호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간 탈건설 기치아래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며 재무구조가 악화된 SK에코플랜트로서는 그룹 내 우량 자회사로 편입이 천군만마가 될 수 있어서다. 회사의 매출, 수익성, 재무안정성 개선에 긍정적인 효가가 예상된다. 앞서 SK에코플랜트는 2022년 1조원 규모의 상장전 지분투자를 진행하면서 투자자들에게 2026년 IPO(기업공개)도 약속한 바 있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에센코어와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의 자본이 자회사 편입을 통해 SK에코플랜트로 들어오면, 유입되는 현금이 늘고 부채비율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며 "두 회사 모두 영업적인 측면이나 재무적인 상황이 양호한 회사들이기 때문에 SK에코플랜트의 재무구조 개선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DL이앤씨 역시 올해 DL건설을 100% 자회사로 편입 완료했다. 양 사는 같은 DL그룹 계열 건설사지만 그간 엄연히 다른 회사로 구분돼 왔는데, 이번 자회사 편입으로 올해부턴 DL건설의 실적은 DL이앤씨에 반영된다. DL건설은 올 상반기 매출액이 1조2693억원으로 자회사 중에선 규모가 적지않은 편이라 양호한 실적을 유지할 시 향후 DL이앤씨의 재무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다. 양 사는 특히 박상신 대표이사 단독체제를 구축하면서 사업 포트폴리오 효율화를 이룰 수 있다는는 평가를 받는다.
자회사를 매각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GS건설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수처리 자회사 'GS이니마'와 'GS엘리베이터' 매각을 최근 검토 중으로 알려졌다. GS이니마의 경우 20%가량의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을 비롯해 경영권을 모두 넘기는 방안이 거론되며, GS엘리베이터의 경우 지분 매각 규모는 확정된 바 없으나 해외 업체를 포함해 여러 업체와 협상 중으로 전해졌다.
워크아웃(기업 재무 개선작업)이 진행 중인 태영건설은 최근 국내 최대 폐기물 처리업체로 꼽히는 종합환경기업 자회사 '에코비트'의 매각 입찰을 진행했다. 이에 태영그룹은 사모펀드(PEF) IMM프라이빗에쿼티와 IMM인베스트먼트를 에코비트 인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하고 본계약을 최근 체결했다. 매각대금은 2조700억원으로 책정됐다. 티와이홀딩스(태영그룹)는 표면상 1조35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했다. 태영은 확보한 자금으로 고금리에 빌린 차입금을 갚아 재무구조 안정화에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대형건설 관계자는 "대형건설사들이 한동안 탈건설을 외치며 친환경은 물론 에너지·IT·배터리·스마트건설 등 미래형 먹거리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해왔지만, 건설 경기 악화가 장기화 하면서 이들도 버틸 제간이 없어진 상황"이라며 "불황이 지속되며 실적이 나지 않는 자회사를 매각하거나, 인수합병을 포함해 매각 대금으로 현금 확보를 하려는 경우도 적지않을듯 하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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