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경기 악화 장기화에 재무부담 급증···대형사도 자산 매각 태영건설 태영빌딩 매각···현대건설은 수도권 주택 지분 팔아GS건설은 세계적 수처리 GS이니마 내놔···최대 2조 확보 관측
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최근 SK그룹 리츠 투자‧운용 전문 기업인 디앤디인베스트먼트(DDI)에 서울 여의도 태영빌딩을 매각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DDI가 태영빌딩 인수 목적 사업비를 2537억원으로 책정한 만큼 2500억원 상당의 현금성 자산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태영건설은 '디아너스CC 골프장'도 강동그룹에 매각한 데 이어 알짜 자회사 '에코비트 매각'을 진행 중에 있다. 디아너스 CC 매각으로 약 3000억원을 확보한 가운데 에코비트까지 매각에 성공하면 최대 3조원에 이르는 현금이 태영건설에 유입될 전망이다.
HJ중공업도 유동성 확보를 위해 토지와 건물을 잇달아 매각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인천광역시 서구 원창동 522-1번지 외 13필지'를 1050억원에 북항아이디씨피에프브이에 매각한 데 이어 지난해 말 '인천광역시 서구 원창동 520-1번지 외 13필지 토지'를 940억원에 인천에이치투에 팔며 총 2000억원의 현금을 손에 쥔 바 있다.
현대건설은 최근 수원의 '힐스테이트 호매실' 지분 일부를 매각해 약 900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5년 만기의 주가수익스와프(PRS) 계약 방식으로 보유 지분 22%를 신한은행에 매각해 유동화 확보에 나선 것이다. 힐스테이트 호매실은 2016년 11월에 임대를 시작한 민간형 임대주택으로, 올해 11월 분양 전환이 가능해지면서 자산 가치도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GS건설 역시 유동성 확보에 잰걸음을 내고 있다. 세계적인 수처리 기업인 자회사 'GS이니마'의 지분 일부 매각을 추진 중인 것. GS이니마는 GS건설이 지분 100%를 갖고 있는 자회사로, 전체 영업이익의 15%가량을 책임지는 알짜회사다. 한때 기업공개(IPO)까지 고려했던 곳이다.
일부인 20%가량의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과 경영권을 모두 넘기는 방안이 모두 거론된다. 업계에선 GS이니마를 활용해 GS건설이 손에 쥘 수 있는 매각 대금은 최소 수천억 원에서 최대 2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KB증권은 "GS이니마의 기업가치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하지 않고도 최소 1조6000억원 수준으로 평가된다. 소수지분 혹은 경영권 등 GS이니마 매각을 통해 유입될 현금 규모에 따라 GS건설의 위상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에코플랜트도 최근 민간형 임대주택인 '신동탄 SK뷰파크 3차' 지분의 80%를 약 1000억원에 PRS방식의 계약 방식으로 신한투자증권에 매각을 진행중이다. 2년 전 투자한 미국의 배터리 재활용 업체 '어센드엘리먼츠'의 지분 매각을 추진한다고 밝힌 데 이은 횡보다.
업계에서는 최근 건설사들이 자회사나 부동산 자산을 매각하는 이유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실적 부진이 계속되자 견디지 못하고 자산을 팔아서라도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것이라고 풀이한다. 앞으로도 건설 경기가 살아날 때 까지는 계열사 매각이나 부동산 자산 매각으로 실탄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여전히 비등하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고금리,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자금경색으로 유동성 확보가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당장 실적이 나지 않는 만큼 보유한 알짜 토지나 건물 자회사 등 유형 자산을 처분해 급한 불부터 끄려는 의도일 가능성이 작지 않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성배 기자
ksb@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