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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팔방미인 전략가로 8부 능선 넘어... 홍콩 ELS 사태 '옥의 티'

금융 은행 은행장 연임 레이스 | 이재근

팔방미인 전략가로 8부 능선 넘어... 홍콩 ELS 사태 '옥의 티'

등록 2024.09.25 08:30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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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근 KB국민은행장, 뚜렷한 실적 경신 '최대강점'스타뱅킹 MAU 1400만 '성과'···인뱅과 어깨 나란히ELS 대응·앱 접속 지연 사고로 잃은 신뢰는 아쉬워

팔방미인 전략가로 8부 능선 넘어... 홍콩 ELS 사태 '옥의 티' 기사의 사진

홍콩ELS 등 잇따른 사건사고 국민신뢰 '와르르'···내외부 '3연임은 과욕' 시각도


3년 동안 KB국민은행을 이끌었던 이재근 행장이 홍콩H지수 ELS(주가연계증권) 불완전판매, 부동산 담보 과당대출 이슈 등 풍파를 겪고도 3연임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통상 금융권 CEO들은 '2+1'의 임기를 지내지만, 허인 전 행장(현 KB금융지주 부회장)이 4년간 은행을 이끄는 등 전례가 있어 이 행장의 3연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행장의 가장 큰 성과는 취임 후 실적 경신을 주도한 것이다. 다만 ELS 사태와 금융권의 잦은 내부통제 부실 이슈 등으로 향후 금융지주들이 혁신보다 '안정'에 방점을 둘 전망이 제기되며 새 인물 등장 가능성을 속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행장은 KB금융그룹 CFO 출신으로 지주와 은행에서 영업과 재무, 전략 등 핵심 업무를 경험한 전문가다. 2017년 KB금융지주 재무총괄(CFO) 상무를 거쳐 2018~2019년 국민은행 경영기획그룹 상무와 전무를 맡았다. 이후 지난해 국민은행 영업그룹 부행장으로 승진한 바 있다.

1966년 생인 이 행장은 4대(KB국민·신한·하나·우리) 은행장 가운데 가장 젊은 리더다. 금융지주는 이 행장에 대해 "은행의 미래 신성장 동력을 주도할 역량을 갖춘 인물"이라고 호평한 바 있다. 그는 취임 당시 젊은 리더 답게 '디지털 강화를 통한 고객 중심 서비스'를 첫 번째 과제로 내세웠다.

하지만 이 행장은 재임 후 우선 과제를 '고객 신뢰 향상'으로 바꿨다. 디지털 플랫폼을 지향하던 기조에서 고객 신뢰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실제 이 행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고객 신뢰 향상 △비대면 채널 확대 통한 금융 플랫폼 구축 △자산 성장 통한 미래 기반 강화 △업무 효율 향상과 직원 정예화 등 4가지 경영전략을 강조했다. 이는 지난해 발발한 홍콩H지수 ELS 불완전판매 사태에서 KB국민은행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KB국민은행이 판매한 홍콩H지수 ELS 규모는 8조원을 웃돈다. 타 은행이 1~2조원 규모로 판매한 것과는 큰 차이다. 올해 금융감독원이 홍콩H지수 ELS 판매 과정에서 불완전판매가 있었다고 판단하면서, KB국민은행은 1분기 6820억원의 ELS 배상 충당금을 적립했다.

팔방미인 전략가로 8부 능선 넘어... 홍콩 ELS 사태 '옥의 티' 기사의 사진

더 큰 문제는 잃어버린 고객 신뢰다. KB국민은행은 ELS 최대 판매사였던 만큼 많은 고객과 보상 비율을 두고 씨름해야 했다. 올해 초 ELS 보상 비율을 두고 대대적인 시위가 일어났을 당시 다수의 고객들이 "주거래 은행에 신뢰를 잃어 계좌를 없애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연이어 발생한 금융사고에서 KB국민은행도 자유롭지만은 않다.

이 행장은 고객 신뢰 회복과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를 표방하며 지난 4월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비대위는 고객 신뢰 회복을 일환으로 고객 문제 해결과 니즈 충족에 중점을 두고 평가하는 성과지표와 내부통제 실효성 강화를 위한 인공지능 기반 '내부통제 이상거래탐지시스템'을 도입했다.

KB금융, 괄목할만한 실적 플랫폼 확대는 눈에 띈 성과


이와는 별개로 이 행장의 취임 후 실적은 괄목할 만하다. 이 행장 취임 첫 성과인 2022년 말 KB국민은행 순이익은 2조9960억원, 2023년 말은 3조2615억원으로 성장했다. 올해 1분기는 ELS 충당금 적립 영향으로 3895억원에 그쳤다.

하지만 ELS 손실보상 비용을 제외하면 전년동기(9315억원) 대비 순이익은 늘었다. 올해 2분기 순이익 역시 1조1164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동기 대비 20.4% 증가해 성장세를 이어갔다.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1조5059억원으로 전년 대비 19% 감소했지만, 이 역시 1분기 대규모 충당금 등 일시적 비용 영향이다.

이 행장의 경영전략 중 하나인 '디지털 금융 확대'는 긍정적 평가를 받는다. 앞서 이 행장은 취임 당시 국민은행의 앱인 '스타뱅킹'을 '슈퍼앱'으로 만들어 월간활성이용자수(MAU) 2000만명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금융지주들의 플랫폼은 카카오뱅크, 토스 등 빅테크 금융의 성장세에 쫒기면서 만들어졌다. 이 때문에 계열사도 많고 덩치도 큰 금융지주 플랫폼 성장에 기대를 거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이 행장은 우려를 딛고 올해 6월 기준 스타뱅킹 MAU 1400만명대를 달성했다. 이는 토스뱅크(1577만명), 카카오뱅크(1780만명)에는 조금 못 미치지만, 금융지주 가운데는 가장 높은 성적표다.

이 행장은 2021년 10월 시작한 KB스타뱅킹 전면 통합 작업을 이어받아 2022년 10월 말 작업을 마무리했다. 이로써 기존 KB금융그룹의 17개 앱은 10개로 줄었다. 한 시장조사 기관에 따르면 KB스타뱅킹이 '금융플랫폼 기획조사'에서 15개 은행 중 '모바일 전환율'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최근 발생한 거래량 증가에 따른 앱 접속 지연은 플랫폼 기업을 지향하는 KB국민은행의 오점으로 남았다. 특히 금융기관 앱 오작동은 금융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고객 신뢰도 차원에서도 타격이 크다.

사회공헌 측면에서는 좋은 점수를 받는다. 국민은행은 4대 시중은행 중 가장 큰 3721억원 규모의 민생금융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사회공헌으로 지출한 비용만 2578억2300만원이다.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컨설팅 서비스 등 간접적인 지원은 물론, ESG 금융 확대와 탄소중립 캠페인, 공급망 기업 고객을 포함한 중소·중견기업 대상의 금융 지원 강화에도 힘쏟고 있다. 또한 지임 기간 동안 ESG 본부를 ESG 상생본부로 확대 개편하고, 상생 금융 추진을 위해 지난해에는 '상생금융협의회'를 신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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