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제약사 '연구 자본수익률' 비교해보니

국내 5대 제약사 연구 자본 수익률(RORC) 분석

지난해 한미약품 4.7로 최고, GC녹십자 2.3으로 가장 낮아

5년 평균값 대웅제약 3.6으로 가장 높고 녹십자 2.9로 최저

그래픽=박혜수 기자

국내 주요 제약사 연구 자본 수익률(RORC)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한미약품이 가장 좋은 비율을 보였고, GC녹십자는 가장 나쁜 비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주요국 증시가 침체된 모습을 보이며 제약바이오주도 크게 꺾이는 모습을 보였으나, 최근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헬스케어 업종을 모은 KRX(한국거래소) 헬스케어 지수는 올해 초 2600대에 머물다가, 이번 달 들어 3400대를 돌파하며 '나홀로' 플러스 등락률을 기록했다.

제약바이오주에 투자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국내 빅5 제약사 사업보고서를 통해 최근 5년 RORC 값을 분석했다.

11일 국내 5대 제약사(빅5)를 대상으로 RORC 지표를 분석한 결과 RORC 값 4를 넘은 제약사는 한미약품이 유일했고, 3 미만을 기록한 제약사는 GC녹십자가 유일했다.

지난해 한미약품과 GC녹십자를 제외한 나머지 제약사 RORC 값은 모두 3 이상 4 미만이었다. 종근당의 RORC는 3.7이었고, 대웅제약(3.4)과 유한양행(3.1)은 3.5보다 낮았다.

RORC는 당해연도 매출총이익을 전년도 연구개발 지출로 나눈 값이다. 연구 개발에 투입된 자본을 통해 회사가 창출한 수익을 설명하는 지표로, 창출한 수익을 연구에 사용된 초기 금액과 비교한다. 이 비율은 회사가 연구 지출 단위당 얼마를 벌 수 있는지 보여준다. RORC 값이 2라면 1원을 투입해 2원을 벌어들였다는 뜻이다.

연구 개발은 기업이 판매할 신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방법 중 하나로 연구 자본 수익률은 생산성과 성장성을 가늠하는 중요한 요소다. 이 지표는 일반적으로 제약 산업처럼 R&D에 크게 의존하는 분야에서 많이 사용된다. 특히 제약은 의약품과 기타 의약품의 개발, 테스트, 제조 등 전 분야에 걸쳐 R&D에 의존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수익률이 높다는 것은 회사가 연구 개발에 효율적으로 지출하고, 지출에 대한 보상을 얻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제약바이오 기업의 RORC를 장기간에 걸쳐 지켜봐야 하는 이유는 연구개발 비용이 수익을 낳는 데 오래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혁신 신약을 만드는 데 비용을 지출하는 경우 수익성은 더욱 불분명해진다. 많은 비용을 들여 연구를 진행하더라도 결국 개발에 실패하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다.

회계·자문 기업 딜로이트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신약 발견에서 출시까지 소요되는 평균 R&D 비용은 지난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모두 23억달러(약 3조원) 수준을 유지했다. 상위 20개 글로벌 제약사는 2022부터 지난해까지 R&D 투자에 약 1450억달러(약 194조원)를 지출했다. 글로벌 주요 제약사 평균 ROI(투자 수익률, Return on Investment)는 2022년 사상 최저치인 1.2%에서 지난해 4.1%로 빠르게 회복했다.

국내 5대 제약사의 지난 5년 간 평균 RORC 값은 3.3으로, ▲대웅제약 3.6 ▲종근당 3.5 ▲한미약품 3.4 ▲유한양행 3.3 ▲GC녹십자 2.9 순이었다. GC녹십자를 제외한 모든 제약사가 RORC 3을 넘겼고, 평균 이상의 지표를 보였다.

통상 RORC 값이 3 이상이면 기업의 연구개발이 잘 이뤄지고 있다고 판단하며, 3 미만일 경우 연구개발이 효과적으로 이뤄지고 있지 않다고 판단한다.

하승화 부산연구원 공공투자관리센터 전문분석원은 논문 '연구개발투자가 기업의 미래성과와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에서 "각 산업별 개별 상황에 따른 연구개발투자에 대한 분석의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면서도 "연구개발비 지출이 높을수록 기업의 미래이익과 기업가치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