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사 중대재해 10건 이상···국감 소환 가능성 언급"반복적인 사고, 경영진의 안전·보건 확보 의무 위반"
19일 고용노동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국내 조선소에서 현재까지 총 10건이 넘는 중대재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 기준만 하더라도 중대재해로 사망한 노동자는 1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배 이상 증가했다. 조선 3사뿐만 아니라 중형 조선사에서도 중대재해에 따른 사망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월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해양공장에서는 9000톤(t) 규모의 철제 구조물이 무너져 내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근로자 1명이 중상을 입고, 1명은 사망했다. 앞서 지난 1월 삼성중공업 조선소에서도 근로자가 용접 작업을 하기 위해 선박 내부 계단을 이동하던 도중 아래로 굴러떨어지는 사고를 입었고, 직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올해 잇따른 중대재해 사고로 사업장 안전 문제가 불거지면서, 정치권에서는 국내 조선사 경영진에 책임을 추궁하겠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조선 3사 CEO를 다음달 예정된 국감에 책임자로 부를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이 같은 상황 속 가장 긴장하는 쪽은 한화오션이다. 올해만 4번째 사망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1월 거제사업장 가스폭발로 협력업체 직원 1명이, 같은 달 협력업체 소속 잠수사 1명이 작업 도중 익사했으며 지난달 19일에는 온열질환으로 의심되는 하청 노동자 1명이 숨졌다. 또한 지난 9일에도 오후 10시경 한화오션 거제작업장 내 플로팅 도크(부선거)에서 작업하던 협력업체 직원 40대 노동자가 32m 높이에서 떨어져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고윤기 로펌 고우 변호사는 이에 대해 "반복적인 사망사고 발생과 이전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이력을 고려할 때,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반복적인 사고 발생은 안전 관리체계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시사하며, 이는 경영진의 안전 및 보건 확보의무 위반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내달 7일부터 25일까지 이뤄지는 국감에 한화오션 경영진을 소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연이은 근로자 사망사고에 대한 책임을 추궁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점검하기 위함이다.
한화오션 국감 소환 시, 어떤 인물이 회사를 대표해 국감장에 서게 될지 여부도 주목할 부분이다. 지난달 한화그룹 차원에서 인사를 단행, 한화오션 역시 김희철 신임대표로 교체됐다. 여기서 문제는 다음 달 18일 예정된 임시주총을 기준으로 권 대표이사 퇴임과 김 신임대표 선임이 한 달 앞둔 상황이고, 사실상 경영공백 기간과 국감 일정이 겹친다는 점이다.
일각에선 퇴임을 앞둔 권 대표가 국감에 등판하는 것은 별다른 의미가 없기 때문에 김 신임대표가 얼굴을 내비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새로운 책임자가 출석해 사고 방지를 약속하는 것이 나은 방향이라는 게 일부 시각이다.
물론 올해 중대재해 사고는 모두 권 대표가 수장 자리에 있었던 기간에 발생한 일이기 때문에 김 신임대표가 책임자로 수습에 나서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시선도 있다. 여기에 김 신임대표는 내달 18일 임시주총 거쳐 선임되기 때문에 국감 일정상 김 대표가 증인으로 채택될 가능성도 희박하다는 분석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위원들이 경영진의 국감 증인신청을 어떤 방향으로 채택할지 예측할 수 없다"며 "국감 소환 여부 역시 아무것도 결정된 바 없다"고 했다.
한편, 한화오션에 대한 국감 소환설이 나오면서 HD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등 다른 국내 조선사들 사이에서도 긴장감이 맴도는 상황이다. 상반기에만 국내 조선소에서 10건에 달하는 중대재해가 발생한 만큼, 정치권에서 안전관리체계 측면에서 이들에게 책임을 물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뉴스웨이 황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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