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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HBM만 잘 나간다"···SK하이닉스, 지각변동 일으킬까

산업 전기·전자

"HBM만 잘 나간다"···SK하이닉스, 지각변동 일으킬까

등록 2024.10.15 14:21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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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수요 회복이 시장 주도HBM 우위 하이닉스 유리"향후도 지배력 유지할 듯"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감도. 사진=SK하이닉스 제공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감도. 사진=SK하이닉스 제공

메모리 시장의 온도 차가 지속되고 있다.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수요가 회복되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에만 온기가 전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HBM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SK하이닉스가 이같은 온기를 반영해 D램 시장 점유율에서도 지각 변동을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15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4분기 범용 D램 가격은 0~5%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 3분기 8~13%를 기록했던 것에 비해 절반가량 축소된 수준으로 PC, 모바일 등 IT 기기 소비 둔화가 원인으로 해석된다.

반면 HBM은 이보다 높은 수준에서 가격대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4분기 HBM을 포함한 전체 평균 D램 가격 상승률이 8~13%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 분기 10~15% 대비 줄어들긴 하지만 범용 D램에 비해 가격 방어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4분기 전체 D램 시장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도 전 분기(6%) 대비 상승한 7%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 시장은 지난해까지 혹한기를 겪어오다 올해 들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회복세는 AI가 주도하고 있고 그 중심에는 HBM이 있다.

HBM의 경우 SK하이닉스가 단연 주도하고 있는 시장이다. 해당 시장의 큰손인 엔비디아와의 돈독한 관계를 구축하면서 대부분 물량을 소화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SK하이닉스는 HBM3(HBM 4세대)에서 시장점유율 90%가량을 점할 정도였다. 다음 세대인 HBM3E(HBM 5세대)에서도 올해 3월 8단 제품을 엔비디아에 공급한 데 이어 지난달 말 12단 제품도 가장 발 빠르게 양산에 돌입했다.

SK하이닉스가 HBM이라는 날개를 단 셈이다. 이는 실적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상반기 반도체 슈퍼 호황기에 버금가는 성적을 내놨다. 1분기와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100% 이상씩 성장했으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을 담당하는 DS부문의 영업이익을 넘어설 조짐조차 보이고 있다. 상반기까지 두 회사 간 영업이익 격차는 약 55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D램 시장에서 SK하이닉스의 지위가 바뀌는 것 아니냐는 예상이 나오는 배경이기도 하다. 올해 2분기 시장점유율에서도 SK하이닉스만이 나 홀로 점유율 확대에 성공했던 바 있다.

트렌드포스 집계에 의하면 올해 2분기 D램 시장 매출 1위는 삼성전자로 점유율 42.9%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시장점유율 34.5%로 2위다. 다만 전 분기 대비 시장점유율을 높인 곳은 주요 업체 가운데 SK하이닉스가 유일하다. 이는 HBM 효과가 컸다.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은 점유율이 1분기 대비 오히려 하락했고 SK하이닉스는 전 분기 대비 3.4%P 높였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점유율 격차는 1분기 12.8%P에서 2분기 8.4%P로 좁혀졌다.

전체 D램 매출 내 HBM 비중이 올해 21%에서 내년 30% 이상을 차지하는 등 D램 시장에서의 HBM 존재감은 추후 더욱 커질 전망이며 SK하이닉스의 시장 우위도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김형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HBM3E 12단 양산 경쟁사 대비 1개 분기 이상 빠른 상황"이라며 "시장 선점으로 경쟁 우위 지속이 기대된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 산하 연구기관인 블룸버그인텔리전스(BI)의 와카스기 마사히로와 서실리아 찬 애널리스트도 AI 붐으로 HBM 수요가 늘어난 점을 언급하며 "HBM 분야에서 삼성전자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향후 12개월간 SK하이닉스의 시장 지배력이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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