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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다시 지펴진 분사 필요성···삼성전자, 파운드리 떼어내기 쉽지 않은 이유

산업 전기·전자

다시 지펴진 분사 필요성···삼성전자, 파운드리 떼어내기 쉽지 않은 이유

등록 2024.09.30 16:26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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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파운드리, 3분기 적자 전망올해도 연간 영업손실 지속 예상독자생존 의문 등 분사 어려울 듯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최근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부 분사에 대한 필요성이 다시 부상하는 모양새다. 그간에도 심심치 않게 등장해왔지만 업계 1위인 TSMC와의 격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데다 인텔 파운드리 분사 가능성으로 인해 업계 지각변동마저 예상되면서 이같은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분사 카드를 꺼내게 될지 주목하고 있지만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30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파운드리 시장의 연간 성장률이 올해 16%에서 내년에는 20%로 증가할 것이라 관측했다.

트렌드포스는 이와 관련해 "이러한 긍정적인 전망은 소비자 제품에 대한 수요 약세로 부품 제조업체들이 보수적인 재고 전략을 채택하고, 올해 파운드리 평균 가동률이 80%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면서도 "엣지 AI에 의한 단위당 웨이퍼 소비량 증가, 클라우드 AI 인프라의 지속적인 확장 등의 요인들이 내년 파운드리 시장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TSMC는 업계 평균을 뛰어넘는 매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실제 TSMC는 올해 2분기 매출액이 전년 대비 32% 증가한 208억2000만 달러의 호실적을 달성한 바 있고 대만언론에서는 AI 관련 수요 증가로 3분기 실적 역시 역대 최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그야말로 AI 훈풍에 힘입어 승승장구하고 있는 모습이다.

반면 삼성전자 파운드리 부문은 3분기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 전망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부문 실적치를 따로 공개하지 않는다. 다만 증권가 추정치로 살펴보면 지난해 이어 올해도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하나증권 추정치를 살펴보면 삼성전자의 비메모리(파운드리 및 시스템LSI) 부문은 올해 3분기 5000억원 영업손실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증권사는 4분기 역시 비메모리 부문이 6000억원의 영업손실로 관측, 연간 2조원 넘는 적자를 추정했다. 즉, 삼성전자의 비메모리 부문이 지난해 4조원 이상, 올해 상반기 1조원 이상의 영업손실에서 하반기도 적자를 이어 나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같은 파운드리 업계임에도 온도 차가 확연한 모습이다.

TSMC와의 시장점유율 격차도 여전히 크다. 트렌드포스가 최근 발표한 2분기 기준 TSMC의 시장점유율(매출 기준)은 62.3%로 전 분기 대비 0.6%P 상승했다. 시장점유율 2위를 기록한 삼성전자도 11.5%로 전 분기 대비 0.5%P 올랐다. 그럼에도 TSMC와 삼성전자의 시장점유율 격차는 1분기 50.7%P에서 2분기 50.8%P로 오히려 더 벌어졌다.

여기에 미국 반도체 기업인 인텔이 실적 부진 등 위기에 몰리면서 사업 재편을 예고하고 있다. 한때 인텔이 파운드리 부문을 매각한다는 설이 흘러나왔지만 이보단 파운드리 부문 분사에 초점을 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업계 지각변동이 예고되는 지점이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부문도 분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는 배경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부문이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면서 이제는 결단을 내려야 할 때라는 견해들이다.

문제는 삼성전자도 파운드리 부문을 떼어내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우선 파운드리 부문에 대한 투자다. 파운드리 부문은 고도의 기술력 확보를 위해 막대한 투자금이 들어간다. 업계 1위인 TSMC의 올해 설비투자액만 280억∼320억달러(약 36조6000억∼41조8000억원)에 달한다.

삼성전자라는 그늘에 있게 되면 파운드리 부문도 투자금을 확보하기 어렵지 않다. 그러나 분사에 나설 경우 현재도 파운드리 부문이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 속 투자금은 고사하고 독자생존이 가능한지에 대한 의문점이 남아있다.

또 다른 이유로는 분사하더라도 삼성전자 '꼬리표'를 떼어낼 수 있는지다. 삼성전자와 TSMC와의 경쟁력을 가르는 요소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 바로 고객사와의 관계다. TSMC는 '고객사와 경쟁하지 않는다'라는 모토 아래 생산에만 열을 다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반도체 설계, 제조 등을 아우르는 종합반도체 기업이다.

파운드리 기술력까지 갖춘 삼성전자의 '턴키(일괄 생산) 솔루션'은 강점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고객사가 때로는 경쟁사가 될 수밖에 없다. 이에 고객사들 입장에서는 정보 유출 등에 대한 우려가 항상 잔존해있다. 다만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부문을분사했을 때도 이를 완전히 불식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부문을 분사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우선 자립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분사해도 고객들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지가 불명확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업계에서 완전히 다른 기업임에도 같은 국가라는 이유만으로 같은 편 아니냐는 오해를 받기도 하는데 과연 삼성전자가 파운드리만 분리해봤자 그게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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