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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탄소국경조정제' 시행 앞둔 철강업계···발등에 불

산업 중공업·방산 NW리포트

'탄소국경조정제' 시행 앞둔 철강업계···발등에 불

등록 2024.10.22 07:43

황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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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 예고에···K-철강, 저탄소 공정 개발 속도↑도입 이후, 2034년 연간 5589억원 비용 측정"기업 노력뿐만 아니라 정부 지원도 불가피"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CBAM) 시행이 1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국내 철강업계의 한숨이 깊어져만 가고 있다. 철강사들은 제조·공정 과정에서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기 때문에, 글로벌 환경 규제로 인한 재무적인 부담이 점차 커지는 모양새다.

현재 국내 철강사들은 환경 규제 대응을 위해 저탄소 공정 개발 및 철강 제품 생산 준비에 한창이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노력과 더불어, 정부의 지원책이 뒷받침돼야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1년 앞둔 CBAM 도입···K-철강 직격타 우려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BAM은 2026년 1월부터 본격 시행될 예정이다. 이에 국내 철강업계는 CBAM 도입 후 막대한 인증서 비용 부담을 우려, 탄소 저감을 위한 움직임이 분주해진 모습이다.

CBAM은 EU로 수입되는 제품 탄소 함유량이 기준치를 넘으면, EU 생산제품과 동일한 수준의 탄소비용을 CBAM 인증서 구매를 통해 부과하는 제도다. 기존 반덤핑이나 세이프가드와 같은 규제가 가격 및 수령을 위주로 한 불공정 무역에 초점을 맞췄다면, CBAM은 환경과 통상이 결합된 무역장벽으로 볼 수 있다. CBAM 적용 품목 대상은 철강·알루미늄·시멘트·비료·전력·수소 총 6개로, 이 중 대(對)EU 수출 규모가 가장 큰 품목은 철강이다.

앞서 EU는 역내 기업 경쟁력 악화에 대응하려는 차원에서 2021년 7월 탄소국경세 도입 법안을 발의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전환 기간이 시작돼 2026년 본격 시행을 앞두고 있는 상태다. 현재 미국과 영국에서도 CBAM과 유사한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관련 법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CBAM 적용 산업군 가운데, 특히나 철강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철강의 경우 생산과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지구 전체 배출량의 약 7~9%에 해당하는데, 그에 따른 탄소비용도 커질 가능성에서다.

실제 대한상공회의소 SGI가 분석한 보고서를 살펴보면, CBAM 시행 초기인 2026년에는 851억원 규모의 인증서 구매 비용이 예상되나, 2030년부터 빠르게 증가해 2034년부터 연간 5589억원에 이르는 비용을 낼 것으로 추정했다. 10년간 누적금액으로 보면 3조원이 넘어선다.

이에 업계 전문가는 철강기업들이 향후 막대한 인증서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비책을 철저히 계획하고, 탄소중립을 목표로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재윤 산업연구원 실장은 "당장은 규제 가동이 높지 않지만 지금부터 준비하지 않으면 4~5년 뒤에 엄청난 비용 부담 지게 될 것"이라며 "철강기업들은 탄소배출 규격을 맞추고, 효과적인 수출 전략을 추진하는 등의 방안으로 경쟁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행정적인 측면에서는 정부의 도움도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기업 노력+정부 지원' 반드시 이뤄져야



전 세계적인 탄소중립 압박에 국내 철강사들은 각자만의 방법으로 탈출구를 찾고 있다.

국내 철강사별로 살펴보면, 포스코는 단기적으로 '전기로', 중장기적으로 '수소환원제철(하이렉스)' 기술 개발을 목표로 바라보고 있다. 하이렉스는 포스코가 보유한 파이넥스(FINEX) 유동환원로 기술을 바탕으로 가루 상태의 철광석과 수소를 활용해 쇳물을 제조하는 방식이다. 포스코는 내년 기술 개발을 끝내고 오는 2030년까지 해당 기술을 상용화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제철은 '전기로-고로 복합공정 프로세스'를 기반으로 저탄소 철강 생산에 매진하고 있다. 고로 제품 품질을 유지하면서 단계적으로 저탄소 제품을 생산하겠다는 전략이다. 또한 자사 고유의 수소 기반 철강 생산체제인 '하이큐브(Hy-Cube)'를 활용해 전기로·수소를 통한 환원 공정 사용을 목표하고 있다.

동국제강 역시 하이퍼 전기로 공정 연구·개발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조업 시간을 줄이고, 생산 물량에 따른 전력 감축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 외 회사는 중장기 친환경 전략 '스틸 포 그린' 일환으로 국제환경성적표지(EPD)인증 취득 확대, 인천공장 철스크랩 처리장 옥내화 등 다방면으로 친환경 성장 전략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만 업계는 이 같은 기업들의 노력뿐만 아니라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향후 막대한 인증서 구매 비용을 감당하는 데 한계가 존재한다는 이유다.

이 실장은 "기업들은 미래 경쟁력 유지를 위해 다양한 해외 국가 수출 전략 등 방안에 대해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다만 우선적으로 비용을 최소화 하려면, 탄소중립 실현에 더욱 무게를 둬야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정부 지원과 관련해서는 "한국 기업이 다양한 저탄소 사업을 추진하는 것에 있어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며 "글로벌적으로 탄소 규제 이슈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여, 이를 대비해 정부와 긴밀한 협상을 이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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