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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인력난 제약바이오, '인재 육성' 직접 나선다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인력난 제약바이오, '인재 육성' 직접 나선다

등록 2024.10.28 16:12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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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구직간 괴리 심각···퇴사·이직도 잦아산학협력, 인턴십 강화하며 인력 양성"회사와 동반성장 기회 제공해야"

인력난에 빠진 제약바이오업계가 직접 인재 육성에 나서며 '위기' 탈출을 도모하고 있다. 현재 제약바이오업계는 기업과 구직자의 요구사항의 괴리가 커 골머리를 앓고 있다. 기업들은 산업의 빠른 성장과 글로벌 진출 등으로 다양한 업무 경험을 갖춘 인재를 원하고 있지만 정작 현장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인력이 부족하고 퇴사·이직이 잦아 악순환에 빠지고 있는 것이다.

28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최근 발행한 '바이오헬스 산업 인력구조 현황 및 수급 불일치 주요 특징 고찰'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바이오헬스산업의 인력 부족률은 3.5%로, 국내 12대 신산업 중 두번째로 높았다.

현재 제약바이오기업들은 현원 인력을 100으로 봤을 때 14.1% 정도의 인력 부족이 있다고 보고 있었고, 가치사슬 단계별로는 기술이전 단계 인력이 가장 많이 부족하다고 답했다. 기술이전 단계 인력 부족률은 35.3%에 달했다.

제약기업의 신입직 채용 비중은 47.7%였지만 기술이전, 임상 단계에서는 경력직을 2/3 이상 채용하고 있는 만큼 경력직에 대한 수요가 높았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제공한국보건산업진흥원 제공

하지만 기업들은 '기업의 인재상 및 직무역량 요건과 실제 대학과정에서 습득한 역량과의 괴리(47.8%)', '희망 연봉 충족 기업 많지 않음(27.9%)', '희망 근무지 소재 채용기업 많지 않음(10.8%)' 등의 이유로 채용난을 겪었다. 기업 관계자들은 실제 채용한 인력의 실무 현장에서 나타나는 역량 괴리의 정도가 10점 만점 기준 평균 7.7점으로, 다소 괴리가 있다고 응답했다.

퇴사·이직 문제도 심각했다. 한국바이오협회가 올 초 발간한 국내 바이오산업 인력실태 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바이오 산업인력 중 퇴사한 인력은 871명으로 나타났고 경력자의 퇴사 비중이 신입자보다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적극적인 구인활동에도 채용하지 못한 미충원 바이오산업 산업인력은 80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바이오헬스분야 창업이 늘며 이직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손지호 한국바이오협회 상무는 "바이오기업들이 직원들의 잦은 퇴사·이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벤처 대표들의 애로가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제약바이오 분야는 인력이 곧 기술력인 산업이기에 각 기업 간 쟁탈전이 벌어질 수 있다. 기업들은 점차 심화되는 인력 확보 경쟁에 대비하기 위해 단순 채용에 그치지 않고 인력을 직접 양성하는 등의 시도를 하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오는 2027년 국내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본격화하기에 앞서 약 1000명 규모의 추가 인력 확보를 위해 인턴십, 산학협력 등을 통한 인재 양성에 매진 중이다.

이달에는 한국폴리텍대학과 동양미래대학교, 유한대학교, 인하공업전문대학, 재능대학교 등과 산학협력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바이오 분야 맞춤형 교육훈련과정 공동개발 ▲바이오 직무능력 향상 교육 제공 ▲롯데협약반 운영을 통한 취업기회 확대 등을 추진키로 했다.

또 회사는 한국폴리텍대학 바이오캠퍼스 내 '롯데바이오로직스 아카데미반'(롯데반) 교과과정을 개설, 지난 3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회사는 롯데반 수강생들에게 현장 맞춤형 교육 및 실습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향후 생산 인력으로 채용하는 기회도 제공할 방침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인하대, 서울대, 연세대 등과 손을 잡고 바이오 R&D 인재양성에 나서고 있다. 이는 대학 및 대학원에서 현장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인력을 육성하기 위한 조치로, 등록금 등의 지원은 물론 졸업과 동시에 입사할 기회도 제공한다.

GC녹십자는 지난 2019년부터 매년 상·하반기 연 2회에 걸쳐 약학대학 6학년생 30여명을 대상으로 현장실습을 진행하고 있다. 공장 투어, CEO 간담회, 경영진 특강 등 교육 과정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일부 학생들은 채용으로 이어지고 있다.

회사는 최근 한국약학교육협의회와 전문인력 양성 상호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양 기관은 인턴십 프로그램, 교육 및 연구관련 시설 활용 등에서 협력체계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대웅제약은 올해 '성장형 인턴십' 제도를 도입했다. 이 제도는 인턴사원에게 대웅제약의 주요 사업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전문성을 기를 수 있게 지원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인턴사원들은 기업 문화를 체험하며 직무 탐색과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 우수한 인재는 정규직 채용으로 이어질 기회도 제공받는다.

박상준 대웅제약 인사팀장은 "경력 채용이 점점 더 보편화되면서 직무 전문성을 요구하는 기업들이 많아지고 있지만, 신입은 이러한 전문성을 쌓을 기회조차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대웅제약 인턴십은 단순히 '취업을 위한 과정'이 아닌 지원자들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기업의 인재양성 노력이 산업현장에서 느끼는 현실적 괴리를 줄이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최근 구인·구직 트렌드를 반영해 회사와 동반성장할 수 있는 기회 제공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손 상무는 "지금까지의 인력양성 시스템은 주로 대학, 교육훈련기관 등 공적 영역에서 주로 이루어지고 있다. 여러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장과의 괴리가 발생한다"며 "기업 현장 수요에 부합하는 인재 양성을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현장에서 교육과 업무를 병행하면서 역량을 키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 차원의 인력양성과 채용연계 노력은 배출인재의 실무역량 제고와 함께 기존 공적 영역에서의 교육프로그램이 현장 수요 중심으로 변화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요즘 젊은 세대들은 자기 계발과 커리어에 관심이 높다. 본인이 해당 회사에서 어떤 것을 배울 수 있는지, 회사에서 교육 등 자기 계발을 얼마나 지원하는지, 결론적으로 본인이 해당 회사에서 커 나갈 수 있는지를 중요하게 느끼는 것 같다"며 "자사 성장을 위해 필요한 사람이라기보다 회사와 함께 커 나갈 수 있는 사람을 채용한다는 마인드를 갖춰야 좋은 인재 채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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