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값·인건비 급등에 분양가 상승세 이어질 것으로 보여인허가 물량 하락에 공급절벽 본격화...분양가 추가 상승 우려업황 난항에도 시행사 기존 수익 고수하고 있는 것도 한몫
27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발표한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에 따르면 올해 10월 말 기준 전국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1900만4700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3.05%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의 3.3㎡당 분양가는 4695만2000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분양가를 결정하는 공사비지수는 2020년 이후 30% 가까이 치솟았다. 2020년 100을 기준으로 설정된 공사비지수는 2021년 117.37, 2022년 125.33으로 상승한데 이어 올해 9월에는 130.45를 기록하며 최고치를 경신했다.
공사비 상승으로 인해 분양가가 전국적으로 오르는 데 이는 원자잿값 가격 인상과도 연관이 있다. 시멘트 가격은 2020년 1톤(t)당 9만2000원에서 올해 11만원을 넘어섰으며, 레미콘 가격도 ㎥당 7만원대에서 9만원대로 급등했다. 건설산업연구원은 시멘트 가격이 7∼10% 오르면, 100억원 규모의 공사인 경우 추가 재료비가 최대 6800만원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내년부터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돼 분양가 상승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주택 공급 선행지표로 평가받는 인허가 실적 감소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1~8월 수도권 아파트 인허가 실적은 총 누적 32만9181건으로 전년 동기(38만1375건)와 비교해 13.69% 감소했다.
건산연은 최근 2~3년간 이어진 전국 주택 착공 감소가 2025~2027년 3년간 연평균을 밑도는 준공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2022년부터 시작된 부동산 시장 침체로 전국 주택 착공 실적이 지난해 30만가구를 밑돌며 예년 평균치에 크게 미달했기 때문이다.
특히 수도권 아파트는 올해까지는 준공 물량이 연평균(15만6000가구)을 웃돌겠지만 내년부터는 이보다 낮아질 전망이다. 2022년과 지난해 착공 물량이 각각 14만가구·10만2500가구에 그쳐 준공 물량 감소세가 내년 이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선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등이 크게 올라 분양가 상승이 불가피한데다 금리 인상으로 비용 부담도 늘었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선 사업 시행자나 조합들이 공사비 인상분에 더해 시세 또는 그 이상으로 분양가를 높이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공사비는 예전보다 20∼30% 올랐는데, 분양가를 50% 이상 높인다면 공사비 인상분을 제외한 나머지는 시행사나 건설사 또는 조합의 이익으로 돌아간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처럼 과도한 분양가 상승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내 집 마련 비용이 커지는 것은 물론 집값 상승도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도 고분양가 행진을 걱정하지만 규제를 할 경우 공급이 위축될 수 있어 섣불리 나서지 못하는 눈치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앞으로 부동산 시장을 좌우할 변수는 공급 불안과 고분양가에 따른 후폭풍이며, 이는 결국 집값의 하방 경직성을 강하게 하고 버블을 두텁게 만든다"며 "공급의 숨통은 터주되 청약 과열을 틈타 배짱 분양가가 산정되지 않도록 합리적인 가이드라인이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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