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금통위 기자간담회···"경기 하방 압력에 대응""거시경제 관점서 0.25% 금리 낮추면 0.07% 성장""가계부채 증가 동력↓···통화정책 1년 뒤 평가 부탁"
이 총재는 28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하한 3%로 결정한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3개월 포워드 가이던스는 3대3으로 3명은 우리 경제의 중립금리 수준 고려할 때 추가 금리인하 여력을 고려해 금리인하 속도를 점진적으로 조절해나가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며 "나머지 3명은 대내외 경제 여건뿐만 아니라 경제전망의 불확실성 큰 만큼, 향후 전망 변화에 따라 인하할 가능성을 열어두기로 했다"고 언급했다. 3개월 뒤 금리를 추가로 내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이 총재는 이날 기준금리를 0.25% 인하한 데 대해서는 "금통위는 경기 하방 압력에 대응해 금리를 추가 인하하고 환율 변동 시에는 정부와 시장 안정화 조치를 취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봤다"며 "물가와 가계부채 상황에 대해 금융통화위원들 간에 상대적으로 이견이 크지 않았지만 성장, 외환시장 안정 간의 상충관계는 많은 고민과 논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인하가 시장의 예상과 크게 달랐다는 질문에는 "전망을 바꾸듯 새로운 뉴스가 들어오면 당연히 바뀔 수 있다"며 "시차와 관계없이 새로운 뉴스가 들어오면 반응하는 게 당연하고, 3개월 포워드 가이던스는 하나의 조건부임을 이번 기회에 명확하게 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답했다.
금리인하 효과에 대해서는 "0.25%포인트 인하하면 경제성장률이 0.07%포인트 올라가는 것으로 추정한다"며 "일시적인 것만 봐서는 안 되고 얼마나 많이, 어느 정도 속도로 내릴 것인가에 따라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번 금통위에서는 미국 대선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과 수출 증가세 낮아진 원인 분석이 고려 대상으로 추가됐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미국 대선 결과로 전 세계적으로도 정책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과 3분기에 예상보다 물량 기준으로 수출 증가세가 크게 낮아진 원인이 일시적인지, 구조적인지 검토했다"며 "수출 부문에 대해서는 경쟁국의 수출 경쟁이 심화되는 등 구조적인 요인이 크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에 따라 내년 재화수출과 성장률 모두 하향 조정했다"고 덧붙였다.
금리인하가 시중금리에 반영되지 않는 상황에 '기준금리 변화 무용론'이 나오는 데 대해서는 "1년 전과 비교하면 금리가 많이 내려온 걸 볼 수 있다"며 "금리 정책이 매일매일 조정해서 영향 주는 건 아니며, 통화정책 정상화 과정에서 떨어지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특히 가계부채를 조절하는 과정에서 가산금리 등이 올라가는 건 금융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필요한 비용이다"라며 "금융안정 측면이 안정되면 내년 초부터 가산금리 내려갈 가능성이 있으니 길게 봐달라"고 당부했다.
이처럼 한은이 성장에 방점을 두고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했지만, 가계부채 증가세를 부추길 수 있지 않냐는 지적에는 '증가 동력이 떨어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금리를 인하하면 기대심리가 높아지면서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건 사실이지만, 금리 내리기 전에도 올해 5~6월 이후 미국 금리 하락을 예상해 정책금리는 안 떨어졌는데 시장금리는 떨어지면서 가계부채가 폭증했다"며 "다행스럽게 8월에 금리를 동결하고 정부의 거시건전성 정책 도입돼서 올라가는 동력을 막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금리 인하 실기 비판에 대해서는 "1년 뒤쯤에 평가해달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8월에 쉬어감으로써 가계부채를 안정시키고 부동산 가격 오르는 걸 막았다"며 "11월에는 5조원대에서 유지되고 12월에는 하향될 것으로 보고 있고, 향후 추가 인하했을 때 어떻게 될지는 보면서 금리 인하 시기를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환율 변동성이 높은 상황에 대한 우려에는 "특정 환율 수준을 위기라고 하기엔 구조가 많이 변했다"고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더 이상 외채를 많이 가진 나라도 아니고 내국인의 해외 투자도 많이 늘어 우리나라의 외환시장 구조가 많이 바뀌었다"며 "환율 수준보다는 속도가 빠르면 금융시장에 불러올 수 있는 마찰이 불안 요인이기 때문에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최근에는 원화 절하 속도가 다른 통화에 비해 심하지 않은 반면 엔화, 위안화는 가장 절하 압력을 많이 받고 있다. 속도를 조정해 나가고, 그럴 충분한 의지와 수단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부연했다.
뉴스웨이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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