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외부 인사였던 서봉균 대표, 경영자문상담역으로
"김우석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가 향후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지위를 공고히 하고 글로벌 운용 인프라 확장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한다"(삼성자산운용 임원후보추천위원회)
삼성자산운용이 ETF 시장 점유율 하락을 막기 위해 다시 삼성생명 출신을 사장으로 내정했다고 29일 밝혔다. 2021년 서봉균 삼성자산운용 대표를 신임 대표로 내정할 당시와 같은 이유다.
서봉균 대표는 모건스탠리와 씨티그룹, 골드만삭스를 거친 인물로 2020년 삼성증권 운용부문장으로 임명, 2021년 삼성증권 세일즈앤트레이딩(S&T) 부문장을 맡은 뒤 같은 해 12월 삼성자산운용 신임 대표로 내정됐다. 그간 삼성자산운용의 대표 자리는 삼성생명 출신들이 선임됐었다.
서 대표 임명은 관례를 깨는 파격 인사였다. 당시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을 고려, 외부 인사 수혈로 내부 조직을 쇄신하고자 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의중이 담겼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외부 인사로는 처음으로 삼성자산운용 수장이 된 서 대표는 실적 개선에 주력했고 지난 2022년 재임에 성공하며 실적 개선 성과를 인정받았다. 하지만 ETF 시장에서 날로 줄어드는 영향력은 해결하지 못했다.
결국 올해 ETF 시장에서 삼성자산운용의 점유율이 40%대 아래로 떨어지면서 연임은 어려울 것이라는 위기의식이 제기됐다.
삼성자산운용에게 'ETF 시장 1위'는 잃어서는 안 되는 수식어다. 삼성자산운용은 2002년 국내 자본시장에 처음으로 ETF를 선보이며 시장을 선도했다. '삼성자산운용=ETF'라고 인식이 될 정도로 시장에서의 영향력은 상당했다.
이러한 영향력은 점유율로 확인할 수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2020년까지 ETF시장에서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했었다. 하지만 2021년 들어서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삼성자산운용의 ETF시장 점유율은 42%대로 떨어졌고 지난해엔 40대 초반을 겨우 유지했다. 올해 들어선 점유율이 40%대 아래로 수시로 내려왔다.
최근엔 삼성자산운용이 ETF를 선보인 이래로 최저 점유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를 개선할 묘책은 없는 상황이다. 올해 개인 투자자들 대상 대규모 마케팅은 물론 ETF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임에도 '수수료 인하'라는 정책을 내놓기도 했으나 점유율 상승은 이뤄내지 못했다. 되려 업계의 질타를 받아야 했다.
이에 삼성자산운용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다시금 생명 출신으로 인사 카드를 꺼내들었다. 외부 인사에 의지한 쇄신보다는 내부 인사로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서봉균 대표는 경영자문상담역으로 물러난다.
삼성자산운용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된 김우석 삼성생명 부사장은 1969년생으로 2015년 삼성화재 기획1팀장을 시작으로 삼성화재 계리RM팀장, 삼성화재 장기보험조상팀장을 역임했으며 2021년 삼성생명 금융경쟁력제고T/F담당임원, 삼성생명 자산운용부문장을 맡았다.
뉴스웨이 임주희 기자
ljh@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