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금융 올해 순익 17조5479억원 추정높은 예대금리차·비이자이익 확대 영향4대금융은 대내외 불확실성에 '비상등'
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금융)의 올해 당기순이익은 17조5479억원으로 추정됐다. 이는 지난해 연간 실적 전망치가 16조7000억원~16조9000억원 사이인 점을 고려할 때 3~5%가량 순이익이 늘어난다는 뜻이다. 작년 연간 실적 전망 역시 고금리 시기였던 2022년 사상 최대 실적(15조6503억원)을 뛰어넘는 수준인데, 올해는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달성할 전망인 셈이다.
올해 순익 17조원 넘는 '역대급' 전망···예대금리차·지난해 PF 충당금 기저효과
금융지주별 올해 순이익은 KB금융이 5조438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간 대비 6.7%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뒤를 이어 신한금융이 5조309억원으로 6.1%, 하나금융은 3조9406억원으로 3.1%, 우리금융은 3조1383억원으로 2.8%씩 늘어날 것으로 점쳐졌다.
올해 호실적 전망에는 은행들의 비이자수익 증가와 예대금리차 확대, 지난해 말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규모 충당금 적립으로 인한 기저효과 등이 영향을 미쳤다. 실제 은행들은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비이자이익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3분기 은행 영업실적을 보면 이자이익은 14조6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9% 감소한 반면, 비이자지익은 2조3000억원으로 50.9% 증가했다.
아울러 내년에도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기준금리는 떨어질 것으로 보이면서 예대금리차는 더 벌어질 전망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예대 금리차이는 4개월째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 신규 취급 기준 가계 예대 금리 차이는 평균 1.15%포인트(p)로 전달 대비 0.11%포인트 확대됐다.
지난해 금융당국은 8월부터 폭증하는 가계대출 증가세를 막기 위해 2단계 DSR 스트레스 금리를 도입하고, 은행에 자율적인 대출 규제 정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그 결과 은행들은 대출 한도를 설정하는 한편 대출 금리를 상향 조정했다. 반면 내수 활성화 등 경기 부양을 위해 한국은행이 2연속 금리 인하를 단행하자, 은행들이 예금 금리를 일제히 낮추면서 예대금리 차이가 크게 벌어지게 된 것이다.
또한 지난해 4대금융 지주가 보수적으로 적립했던 부실 PF 충당금 영향으로 인한 기저효과도 발생한다. 이는 2024년 말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보 분석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태영건설 워크아웃 전후로 발생한 부동산 PF 부실 대손충당금을 매우 크게 적립했었다"며 "이에 따라 올해는 물론 내년까지 실적 기저효과 발생이 전망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적 호조 전망에도 4대금융 '비상경영' 선언···대내외 불확실성 반영
반면 4대금융그룹은 이자이익 감소와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커질 것을 고려해 올해 경영 상황에 비상등을 켰다. 미국 경기 호조와 12·3 계엄사태 이후 벌어진 정국 불안으로 인한 환율 폭등, 소비심리 악화로 인한 내수 침체 지속, 트럼프 2기 정부의 관세 정책에 따른 수출 경기 불황이 모두 반영된 결과다. 이에 따라 4대금융은 올해 효율과 혁신을 통한 견고한 안정감 구축을 강조하고 나섰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올해는 어느 때보다 예측하기 어려운 혼돈과 격변이 예상되는 한 해"라며 "대내외 불안정성이 확대되고, 우리 사회의 다양한 갈등요소들로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이러한 상황 속에서 KB는 고객과 시장의 불안감을 상쇄시키실 수 있도록 '견고한 신뢰와 안정감'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내수 부진, 수출 둔화, 대외 불확실성 증가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도전적인 경영 환경이 예상된다"며 "관리, 감독, 평가, 모니터링 전반을 살펴 실효성 있는 내부 통제를 확립하고 핵심 경쟁력으로서 정착시킬 것"이라고 언급했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본업에 충실하는 절실함과 이를 통한 경쟁력 확보를 주문했다. 그는 "지금과 같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복잡한 전략이나 단기적 해결책보다 기본적이고 본질적인 요소에 충실해야 한다"며 "강력한 태풍이 몰아쳐도 견뎌낼 수 있는, 흔들리지 않는 기초체력을 갖추기 위해 본연의 업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이를 강화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우리금융은 '비상경영'을 선언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매우 중요하다"라며 "올 한 해 비상경영 체제로 운영해, 신뢰받는 우리금융으로 거듭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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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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