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CES서 선보인 '시나몬' 서비스 잠정 중단코로나19 팬데믹 끝나자 가상공간 필요성 급감 메타버스 콘텐츠·편의성 한계···"AI로 승부 본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해 10월 31일 '시나몬' 홈페이지(shinamon.co.kr)의 접속을 중단했다. 이는 2022년 11월 30일 '시나몬 시즌1' 출시 이후 정확히 2년 만이다. 시즌제로 운영됐던 '시나몬'은 시즌3(2023년 6월)까지 이어졌지만 지난해엔 한 번도 업데이트 되지 않았다.
신한은행의 '시나몬'은 금융과 비금융 영역을 연결한 가상공간으로,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고객 접점을 강화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가상의 돈인 '츄러스'를 활용해 적금과 펀드, 청약 등 가상의 금융상품에 가입하고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점이 주요 특징이다.
특히 신한은행의 실제 금융상품에 가입하면 경품응모권인 '시나몬롤'을 받을 수 있어 고객들의 호응도가 높았다. 이와 더불어 메타버스 내에서 청약통장에 일정 회차 이상 납입 시 가상의 개인공간을 제공하는 등 새롭고 재미있는 고객 경험을 제공했다.
신한은행은 앞서 지난 2023년 1월 세계 최대 규모의 국제 IT‧가전박람회인 CES에 참가해 '시나몬'으로 주목받았다. 신한은행은 2022년 국내 금융권 최초로 CES에 참가한 뒤 올해까지 4년 연속 부스를 꾸리고 있고, 금융권의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 역시 신한은행이 최초다.
신한은행은 2023 CES 당시 핀테크 카테고리에 단독 부스를 마련하고 '시나몬'을 관람객들에게 직접 소개했다. 당시 '시나몬'은 은행이 보유한 다른 플랫폼 서비스와 금융 데이터의 연계가 가능해 경쟁력이 높고, 향후 발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지난 7일(현지시간) 개막한 2025 CES에서 신한은행 부스의 주인공은 메타버스가 아닌 AI 은행원이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종료되고 IT 산업의 핵심 축이 AI로 넘어가면서 신한은행의 디지털 무기도 2년 만에 달라진 셈이다.
오프라인 공간을 대체한 가상공간인 메타버스는 코로나19 시대에 젊은층을 중심으로 '뉴노멀'로 자리잡았다. 메타버스에서 경험한 제품과 서비스를 현실 세계에서도 동일하게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즈니스적인 관심도 매우 높았다.
이에 신한은행을 비롯한 국내 금융권은 앞다퉈 메타버스 플랫폼을 출시했지만 대부분 빛을 보지 못했다. 비대면 금융수요가 급격히 줄어든데다 콘텐츠와 편의성이 절대적으로 부족했기 때문이다.
국제금융센터가 조사한 결과 지난 2023년 영국 은행들의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에 대한 투자액은 전년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아울러 메타버스 기술에 관심이 있는 영국 은행의 비중도 56%에서 38%로 감소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나면서 메타버스 사업은 잠정 중단된 상태"라며 "메타버스 개발부서에 있던 직원들은 AI 등 다른 디지털 관련 사업 조직으로 흡수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메타버스 사업을 완전히 철수한 것은 아니다"라며 "언제라도 비대면 채널이 중요해지는 시기가 오면 다시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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