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금 1250원→2500원 상향중국·베트남 법인 통한 배당 수익 2378억원자본 리쇼어링···'재투자' 선순환 구축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오리온은 2024년 회계연도 결산에서 주당 배당금을 기존 1250원에서 2500원으로 올렸다. 배당금 총액은 988억원으로 작년(494억원)의 두 배 규모다. 배당성향은 연결 지배지분 당기순이익(일회성 비경상손익 제외)의 26% 수준이다.
앞서 오리온은 지난해 4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신규 배당정책을 발표하고 향후 3년간 배당성향을 20% 이상으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당시 오리온은 레고켐바이오(현 리가켐바이오) 인수 등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자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고 주가 부양에 나선 바 있다.
그동안 오리온은 국내 주요 10대 식품기업 중 배당성향이 가장 낮은 기업으로 알려져 있었다. 지난 3년간 오리온의 배당성향을 보면 ▲2021년 11.5% ▲2022년 9.6% ▲2023년 13.1%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유가증권시장 평균 배당성향(약 35%)의 반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오리온이 주주 배당금을 올릴 수 있는 배경 중 하나로는 해외법인의 배당수익이 꼽힌다.
오리온은 자본 리쇼어링(해외법인 자금 국내 반입)을 통해 투자의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 이 같은 전략을 내세운 건 정부가 2023년 자본 리쇼어링 기업에 세제 혜택을 주면서부터다. 세법에 따르면 해외에서 발생한 배당금은 전체의 5%만 과세, 나머지는 비과세 처리된다.
이에 오리온은 지난 2023년부터 해외 배당금을 수령하기 시작했다. 베트남법인에서 첫 배당금 1112억원을 지급 받았고, 지난해엔 중국과 베트남 법인으로부터 총 2378억원을 받았다.
실제 오리온은 지난해 해외법인의 실적 호조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오리온은 지난해 매출 3조1043억원과 영업이익 5436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6.6%, 10.4% 오른 액수다. 이 기간 중국법인의 영업이익은 10.4% 성장한 2439억원, 베트남법인은 14.4% 오른 1100억원을 냈다. 전체 영업이익의 65%가 두 해외법인에서 나왔다.
이를 통해 오리온은 국내외 재투자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당시 오리온은 해당 자금을 국내 생산 인프라 투자와 오리온 주주 배당에 활용한다고 발표했는데, 이번 배당금 상향 조정은 이 같은 전략의 일환이다. 이외에 충북 진천 물류센터 건립 등에도 활용하기로 했다.
오리온은 올해도 국내외 사업 확장을 위한 투자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국내에선 올해 충북 진천 산업단지 내 생산·포장·물류 통합센터 구축을 시작하고, 수출을 포함한 국내외 공급 물량 확대를 위한 전진기지를 조성한다. 해외에선 베트남 법인이 하노이 옌퐁 공장 신·증축을 상반기 완료하고 쌀과자 생산라인 등을 증설한다. 포장라인 및 물류센터가 들어서는 제3공장도 착공한다는 계획이다.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인수한 리가켐바이오 역시 기술 수출 및 글로벌 자체 임상 역량을 강화하고, 새로운 파이프라인 개발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리가켐바이오는 인수 첫 해인 지난해 1조원 가량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해외 사업에서 올린 성과를 토대로 국내외 사업 재투자에 나서며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며 "해외 법인의 시장지배력을 강화하고 수출 확대를 통해 해외 비중을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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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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