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K이노엔, 이르면 올해 1조 클럽 입성 전망동국제약, 헬스케어 부문 글로벌 시장 공략JW중외제약, 기초수액·리바로 실적 관건
HK이노엔은 보령과 '카나브·케이캡' 코프로모션을 통해 외형 성장에 나섰고, 동국제약은 헬스케어 부문 고성장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JW중외제약은 지난해 의료 파업에 따른 수액제 매출 감소 회복과 리바로 패밀리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24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통제약사 중 연 매출 1조원을 넘은 곳은 유한양행, GC녹십자, 종근당, 광동제약, 한미약품, 대웅제약, 보령 등 7곳에 불과하다.
이중 유한양행과 보령은 각각 2조원 클럽, 1조원 클럽에 새로 가입하며 대형제약사 판도를 흔들었다. 보령은 연매출 7000억원 이상 중견제약사 중에서는 가장 먼저 1조원의 벽을 넘었다.
보령을 이어 1조원 클럽에 입성할 것으로 기대되는 제약사는 HK이노엔이다. HK이노엔은 지난해 매출 8971억원으로 전년 동기(8289억원) 대비 8.2%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82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3.7% 성장했다.
발표된 실적은 컨센서스를 하회한 것으로 지난해 3분기 생산설비 교체에 따른 출하량 감소와 수액부문 성장 둔화, 숙취해소제 경쟁심화에 따른 컨디션 매출 하락 등을 극복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이 포함된 전문의약품(ETC) 부문은 전년 대비 5.7% 성장한 매출 2124억원을 기록해 외형 성장을 이끌었다. 케이캡, 순환기, 당뇨·신장, 수액 등 전 제품군이 고루 성장했다.
특히 케이캡은 지난해 처방실적 1969억원을 기록해 전년(1582억원) 대비 24.4%의 고성장을 이어갔다. 국내 소화성궤양용제 시장점유율도 지난해 4분기 기준 22.3%로 늘었다. 지난해부터 보령과 케이캡 관련 코프로모션을 진행한 영향으로 보인다.
지난해 해외 수출액은 81억원으로 전년 대비 47% 늘었다. 케이캡은 현재 한국, 중국, 몽골 등 세계 15개국에 출시된 상태다.
올해 5월 초 미국 소화기 학회(DDW) 발표를 앞둔 케이캡 비미란성 임상 결과에 따라 유럽 판권계약과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 신청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내년까지 케이캡 미란성·비미란성 식도염 적응증 모두 허가될 것으로 예상한다.
HK이노엔 관계자는 "신약 케이캡 수익성 개선과 글로벌 로열티 증가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올해부터 식약처가 '숙취해소' 관련 표시, 광고를 인체적용 시험 결과를 확보한 경우만 사용할 수 있게 해, 시험을 선행한 HK이노엔 제품이 시장 지위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국제약은 JW중외제약을 제치며 본격적인 1조 클럽 가입에 한 발 더 다가섰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동국제약의 지난해 연결 매출액은 8055억원, 영업이익은 836억원으로 추정된다.
동국제약의 매출 성장은 헬스케어 부문이 이끌었다. 회사의 헬스케어 부문 내에는 화장품, 미용기기 등이 있는데 상상인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헬스케어 내 뷰티사업 매출액은 24.7% 성장한 1932억원으로 추정된다. 특히 화장품 부문이 외형 성장을 유지하면서 홈쇼핑 비중을 축소함에 따라 수익성도 점진적으로 개선되는 추세다.
지난해 인수한 위드닉스와 리봄화장품 영업실적이 반영되며 올해 연결 매출액도 10%대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5월 인수한 위드닉스의 매출액은 2023년 기준 50억원 내외, 같은 해 10월 인수한 ODM 전문기업 리봄화장품은 2023년 기준 225억원의 매출을 올린 바 있다.
전문의약품 부문에서는 개량신약 출시를 앞두고 있다. 지난 3일 식약처에 두타스테리드와 타다라필 조합의 전립선 비대증 개량신약 '유레스코정'의 품목허가를 받았다. 유레스코정은 하반기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동국제약 관계자는 "글로벌 파머징 시장 진출 전략으로 성장성과 수익성을 확보하고 있다"면서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 및 제품 경쟁력을 통해 미국, 중국 등 글로벌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HK이노엔, 보령 등과 1조원 클럽 입성을 겨루던 JW중외제약은 지난해 역성장하며 1조원 클럽 경쟁에서 뒤처졌다. JW중외제약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이 7194억원으로 전년 대비 3.9%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연구개발(R&D) 비용 증가 등으로 2023년 대비 17.8% 감소한 825억원을 기록했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지난해 전문의약품 부문 매출은 5837억원으로 전년 5819억원 대비 0.3% 성장했지만, 같은 기간 일반의약품(OTC) 부문은 전년 대비 8.9% 줄어든 516억원을 기록했다. 회사는 도매·온라인몰 전환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OTC 부문 매출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주요 오리지널 전문의약품 실적은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상지질혈증 복합성분 개량신약인 '리바로젯'은 762억원으로 전년 대비 18.4% 성장했다. 스타틴 단일제인 '리바로'를 포함한 '리바로 제품군'(리바로·리바로젯·리바로브이) 매출은 1619억원으로 9.3% 늘었고, 혈우병치료제 '헴리브라'는 107% 증가한 489억원의 판매실적을 달성했다.
수액제 부문은 2470억원으로 2023년(2478억원)보다 소폭 줄었다. 일반수액은 매출 817억원으로 전년 대비 4.9% 줄었고, 특수수액 287억원으로 -6.2% 줄었다. 고부가가치 종합영양수액제 '위너프' 제품군이 2.6% 성장한 789억원을 기록해 수액 부문 매출을 방어했다.
신약개발에서는 통풍치료제 후보물질 '에파미뉴라드'의 다국가 3상 임상시험을 한국, 대만,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아시아 5개국에서 진행 중이며, 지난 1월 미국 의약품 안전성 모니터링 위원회(DSMB)에 임상 지속 권고를 받았다. 글로벌 기술 수출도 추진 중이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영업이익은 연구개발 비용 증가 등으로 감소했다"면서 "주요 오리지널 전문의약품의 실적 성장세로 안정적인 이익을 실현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미래 성장 동력인 R&D 투자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 3사의 1조원 클럽 입성 여부 시점은 주력 품목 성장세가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올해 HK이노엔의 1조 클럽 입성을 예상하고 있다. 다만 연구개발비 증가 등 변수는 위험 요소다.
이명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HK이노엔의 올해 실적은 매출액 1조159억원, 영업이익 985억원을 전망한다"면서 "주요제품인 케이캡은 P-CAB 시장의 성장과 함께 매출 증가, 4분기 매출 이연효과로 1975억원을 예상한다. 다만 신약 파이프라인 임상 단계 진입에 다른 연구개발비 증가와 판교 연구소 이전에 따른 감가상각비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JW중외제약의 25년 실적은 기초수액제 매출 회복과 리바로 패밀리 실적 버팀에 따라 성장할 수 있다"면서 "JW0061(탈모) 등 연내 임상단계로 진입하는 파이프라인 증가로 연구개발비 증가는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홍식 LS증권 연구원은 "동국제약은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최대실적을 경신할 전망"이라면서 "헬스케어 부문의 화장품 사업에서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홈쇼핑 비중이 감소하고 직영몰·오프라인 비중이 확대되며 수익성 개선이 진행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HK이노엔·JW중외제약·동국제약은 올해 각각 매출 9908억원, 8197억원, 884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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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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