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업권 사례 있지만 영업 현장 특성 고려해야GA 설계사 월 평균 소득 최소 30% 감소 추산보험업 근간 저해하지 않는 선에서 개편 필요
31일 금융당국은 보험업계 임직원, GA협회 관계자 등 18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보험 판매수수료 개편안 설명회를 개최했다. 설명회는 현행 판매수수료 체계 개편 필요성과 개편안의 주요 내용을 설명한 뒤 업계 의견을 청취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당초 판매수수료 공개에 반대 의사를 표명하며 설명회 집단 불참 의사 가능성을 보이기도 했던 GA업계는 이날 설명회에서 판매수수료 공개에 대해 신중하고 합리적인 논의를 거친 후 도입을 추진할 것을 금융당국에 요청했다.
특히 설계사를 포함한 영업 현장 우려가 이어졌다. 먼저 김용태 한국보험대리점협회(보험GA협회)장이 그간 업권에서 제시한 의견을 종합해 판매수수료 공개 정책에 관한 대안을 제시했다.
김 회장은 "보험설계사는 다른 업권과는 달리 고객과 만난 자리에서 3개의 상품을 비교 설명해야 한다"며 "이는 홈페이지 등을 통해 수수료율을 공시하는 타 사례와 달리 고객의 불신을 공개적으로 조정할 가능성이 매우 큰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기에 타 업권은 판매수수료와 더불어 운용보수, 판매보수, 사무관리 등이 포함된 운영수수료도 공개하고 있다"며 "이에 판매수수료가 아닌 전체 보험료에 대한 사업비 구조를 소비자에게 공개해 보험료에서 사업비가 차지하는 비중을 확인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김 회장은 판매수수료 분급에 대해서도 최소 2년의 유예기간을 제안하는 한편, 최근 영업 조직 증가로 부담이 커진 점포 운영비, 인건비 등 GA고정비용(운영비)도 별도의 항목으로 구성하고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소속 설계사 수 500인 이상 대형 GA 대표들과 경영진들도 판매수수료 공개에 대한 깊은 우려를 표했다. 금융업권의 판매수수로율을 공개하고 있는 사례를 근거로 금번 GA업계에도 동일한 제도를 적용하는 것이 문제가 없다고 언급했으나 이는 전혀 별개의 문제라는 입장이다.
김종선 글로벌금융판매 대표는 "대형 GA의 최근 불완전판매율, 계약유지율 등 영업 건전성 지표는 최근까지 지속 개선돼 온 상황"이라며 "기존 지표와 해외 사례를 빗대어 불건전 영업 횡행을 판매수수료 공개 사유에 적용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은 비교"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해 12월 해당 제도 도입을 두고 판매수수료율을 높게 책정해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다는 내용의 설계사 리크루팅 가안이 영업 조직 사이에서 오고갔다"며 "또 업계 자체 추산결과 1인당 설계사 소득이 20~30%가량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같은 우려보다 유지율 개선 측면이 정말 더 중요한지 검토해 줄 것을 요망한다"라고 말했다.
김주영 지에이코리아 전략기획팀 상무는 "제도 시행으로 실질적인 설계사 수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며 "전업 설계사 감소는 상품 교육 부실 등으로 인한 또다른 소비자 피해를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조용학 키움에셋플래너 대표는 "고객입장에서 보험의 리스크를 스스로 분석하고 판단하기 매우 어렵다"며 "설계사는 이를 고객에게 설명하는 과정에서 신뢰관계를 형성하는데, 이 신뢰관계가 그간 인지산업으로써 보험산업을 이끌어 온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보험산업의 신뢰 제고를 위해 추진하는 판매수수료 공개가 되려 신뢰를 무너뜨릴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며 "해당 사안에 대해 근본적인 재검토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에 고호 금융위원회 보험과장은 "당초 판매수수료 공개에 대한 논의는 특정 보험사의 상품이 지나치게 집중되는 등 영업 현장에서 GA업계 비교추천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신중한 논의 끝에 나온 대안"이라며 "업권의 우려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고 향후 태스크포스(TF)를 통해서도 이를 참고해 개편안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명재 기자
emzy0506@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