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취해소 효능 입증 필수, 식약처 새 규제 시행실증자료 없는 제품은 행정처분 대상대형 제약사의 시장 장악 예고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올해부터 인체적용시험에 따른 과학적 자료를 갖춘 경우에만 '숙취 해소' 표현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일반식품의 기능성 표시제도'를 본격 시행했다.
당초 숙취해소제는 일반식품으로 분류돼 인체적용시험 효능 입증 대상이 아니었으나 숙취 해소 관련 부당한 표시·광고에서 소비자를 보호하고 알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일반식품 기능성 표시제' 대상에 포함됐다. 실증자료를 갖추지 않고 숙취 해소 표시·광고를 하는 경우 행정처분을 받는다.
현재 제도 본격 시행에 따른 표시ˑ광고 전환 과정 혼란 최소화를 위해 오는 6월 30일까지 계도기간(행정처분 유예) 운영 중이다.
식약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숙취 해소 관련 인체적용시험의 실증자료로 인정받기 위한 평가지표로는 ▲숙취 정도를 판단할 수 있는 설문지 ▲혈중알코올(에탄올)농도 ▲혈중 아세트알데히드 농도 등이 있다. 세 가지를 모두 측정해 알코올 섭취 후 나타나는 생리적·생화학적 변화를 관찰해야 한다.
규제 강화가 시행된 후 시중에서는 숙취해소제로 표기된 177개 제품 중 81개만 인체적용시험에 응했다. 나머지 96개는 관련 서류를 제출하지 않았다.
시험에 응한 81개 제품도 모두 표시·광고 규제를 통과한 것은 아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한국식품산업협회 등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숙취해소 제품 제조업체 21개 사의 51개 제품이 식품산업협회 표시·광고 자율심의에서 최종 승인을 받았다.
승인받은 대표 제품군은 삼양사 '상쾌환'과 HK이노엔 '컨디션 헛개', 한독 '레디큐', 광동제약 '광동 남 진한 헛개차', 동아제약 '모닝케어', 동국제약 '이지스마트', 종근당 '헛개땡큐골드', 유한양행 '내일엔', 보령 '엑스솔루션', 대웅제약 '퍼펙트샷 쎈' 등이다. 그래미 '여명808', 메디톡스 '칸의 아침' 등 일부 제품은 현재 패키지나 홍보물 등에서 '숙취해소' 관련 문구를 빼고 판매를 진행 중이다. 추후 시험을 마치고 심의에 통과하면 다시 숙취해소 관련 문구를 붙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식품산업협회의 자율심사를 받은 제품도 자체 진행한 인체적용시험 실증자료가 타당한지 식약처에서 정밀심사를 받게 된다. 향후 숙취 해소제라는 명칭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효능 입증 여부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정밀심사 일정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현재 식약처에 서류 제출은 마친 상태로, 식약처에서 구체적인 일정을 공개하지 않아 언제 심사 결과가 나올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대형사 제품은 무난히 정밀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제약사는 임상3상을 진행하는 등 풍부한 경험과 자금을 갖고 있는 만큼 식약처가 제시한 숙취해소제 인체적용시험 가이드라인은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달성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소제약사나 영세업체가 시험 제출을 포기하고 대형제약사 위주로 표시 허가가 진행되며 업계에서는 향후 숙취해소제 시장이 상위 제약사 제품 위주로 재편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양사는 지난해 인체적용시험을 통해 상쾌환 주성분의 숙취해소 효과를 입증하는 과학적 근거를 확보했다. 글루타치온이 포함된 효모추출물은 상쾌환 전 제품에 쓰이는 핵심원료로, 숙취의 주요 원인이 되는 아세트알데히드의 빠른 감소를 돕는다. 인체적용시험 결과, 음주 전 글루타치온 성분을 섭취한 실험군은 가짜약을 먹은 대조군 대비 혈중 아세트알데히드 농도가 더 낮게 나타났다.
삼양사는 올해부터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숙취해소제품의 기능성 입증 없이 숙취해소 표현을 쓸 수 없도록 규제함에 따라 올해 방영되는 CF에서는 상쾌환의 숙취해소 효과 입증 사실을 자막으로 명시했다.
HK이노엔은 올해 숙취해소제 시장 점유율 1위 '컨디션'에 대한 인체적용시험을 완료해 숙취해소에 대한 객관적인 실증자료를 갖췄다. 컨디션은 개별 제품으로는 '케이캡'에 이어 HK이노엔 매출 비중 2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컨디션 매출은 2021년 390억원에서 2022년 606억원· 2023년 620억원으로 꾸준히 성장하다 지난해 593억원으로 전년 대비 4.3% 감소했다. 이번 시장 재편에 따라 매출이 반등할 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종근당도 자사 숙취해소제에 대한 인체적용시험을 완료한 상태다. 올해 출시한 숙취해소제 '깨노니 땡큐샷'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숙취해소 인체적용시험 가이드라인에 따라 숙취해소 효과를 입증한 특허 원료 '노니트리(Nonitri)와 활력 증진을 위한 고함량 비타민, 밀크씨슬추출물을 함유하고 있다.
이외에 동국제약이 지난 7월 선보인 구강용해 필름 제형 '이지스마트'에는 숙취 해소 인체적용시험 가이드라인을 충족한 '아이스플랜트 복합농축액'이 사용됐다. 해당 원료는 숙취설문지표 총 9개 문항에서 모두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
알리코제약도 '다깼지'에 대한 인체 적용 시험을 통해 숙취 해소 기능성 효과를 입증하고 식약처로부터 관련 허가를 획득했다. '다깼지'에는 산겨릅나무(벌나무) 추출액을 주원료로 헛개나무열매추출물, 밀크티슬 추출물, 아스파라긴산, 벌꿀과 타우린 등 숙취 해소 성분이 함유됐다.
시장조사기업 닐슨아이큐코리아 등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숙취해소제 시장 규모는 2019년 2678억원에서 지난 2023년 기준 약 3500억원으로 30% 성장했다. 판매액은 지난해 기준 3474억원으로 전년 3144억원에서 10.4% 증가했다.

뉴스웨이 이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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