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 변화 따른 선제적 대응 체계 구축현지 생산시설 확보, 장기 경쟁력 모색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백악관은 2일(현지시간) 한국을 상대로 25% 상호관세 부과 조치를 발표했다. 다만 부과 관세 대상에서 의약품은 제외했다. 향후 별도의 품목별 관세를 계획 중이다.
국내 업계 정책 변화 촉각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도 선제 대응에 나선 상태다.
셀트리온은 올해 미국 시장 판매 예정인 제품에 대해 약 9개월분의 재고 이전을 완료했다. 의약품 관세 부과 여부와 상관 없이 올해 미국 내 판매분에 대해서는 그 영향을 최소화했다는 설명이다.
또 이미 현지 위탁생산(CMO) 업체를 통해 완제의약품(DP)을 생산하고 있는 만큼, 추가 생산 가능 물량도 이미 확보했다는 입장이다. 올해 상반기 중 현지 원료의약품(DS) 생산시설을 확보하는 투자 결정도 마무리할 방침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오늘 발표 내용에 대해 확인 중이고, 계속 모니터링하면서 발 빠르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SK바이오팜의 경우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를 캐나다에서 생산해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현재 미국 내에도 생산기술을 이전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CMO 시설을 확보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필요시 즉각 미국 내 생산이 가능한 상태다.
회사 측은 미국 내에 약 6개월분의 의약품 재고 물량을 확보해 관세 변화에 대응하는 동안 해당 물량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상황이 아직은 계속 변동되고 있어서 자세히 정책을 살피며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도 여러 대응 방안을 염두에 두고 미국 정부 정책을 주시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영위 중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고객사가 생산 완료된 제품을 수입할 때 관세를 부담해야 하는 구조인데, 이 때문에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바이오시밀러 사업이 주축인 삼성바이오에피스 역시 미국이 주요 타깃 지역이다. 다만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미 글로벌 주요 지역 CMO 기업과 생산 협력을 하고 있어 정책 변화에 따라 빠른 대응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대외 정책 변수를 지속 모니터링 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의 매출 확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유한양행 폐암 치료제 '렉라자'는 현지 파트너사인 존슨앤드존슨에 기술 이전을 통해 미국 내에서 생산·유통되고 있어 관세 정책에 따른 영향은 미미하다.
한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시장에 직접 진출하거나 유통하는 국내 기업은 삼성바이오, 셀트리온, SK바이오팜 정도로 많지 않다"면서 "해당 기업도 미국 내 CMO 활용 등 대안을 마련한 상태라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 상황이 발생하면 산업계와 정부가 같이 협의해 대응책을 찾는 쪽으로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미국 내 반발 잇달아
트럼프 정부가 의약품 관세 부과 의지를 드러냈지만, 미국 내 반발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존 크롤리(John Crowley) 미국바이오협회 회장은 성명서를 통해 "행정부 및 의회와 협력해 미국 바이오 제조업의 르네상스를 촉진시키기 위한 민간 부문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인센티브 정책을 개발하기를 기대한다"면서도 "제안된 관세의 부정적인 결과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경고했다.
국내 전문가와 업계 관계자는 의약품 관세 부과가 시행되더라도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 미국에 수출되는 국산 의약품은 완제품보다는 원료나 CMO 의약품이 더 높아서다. 완제품 중에서도 필수의약품보다는 장기 만성질환 치료제가 많아 '공중 보건 비상사태에서 필수의약품의 공급 원활'을 목적으로 내세운 관세 부과 대상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약집에 따라 필수의약품에 한해 관세를 부과할 경우, 영향은 이미 대응책을 마련한 일부 대기업에 한정될 전망이다.
한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정부 정책이 예측하기 쉽지 않아 여러 대응 방안을 두고 고민 중"이라면서도 "국내 기업 중 실제로 미국에 진출한 기업이 그리 많지 않은 데다가, 설령 관세를 붙인다고 해도 의약품 가격을 올려서 대응할 수 있다. 이는 약물에 대한 가격 접근성을 높인다는 트럼프 정부 기조랑 상충되는 측면이 있어 관세가 크게 부과되긴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의약품 대미 수출액은 39억8000만달러(약 5조8378억원)로, 전년보다 13억6000만달러(1조9948억원) 증가했다. 이 중 바이오 의약품의 비중은 37억4000만달러(약 1조854억원)로 전체 수출액의 94.2%를 차지했다.
한국은 미국 입장에서 의약품 분야 무역수지 적자 국가이지만, 의약품 수입국 16위, 수출국 17위를 차지해 아직 상위권 교역 국가에는 이르지 못했다.

뉴스웨이 이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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