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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美 관세 폭격에도 토요타와 같은 길 가는 현대차···통할까

산업 자동차

美 관세 폭격에도 토요타와 같은 길 가는 현대차···통할까

등록 2025.04.10 14:12

수정 2025.04.10 15:23

신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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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BMW·폭스바겐 등 25% 車관세 대응 나서현대차·기아 "당분간 美 시장서 가격 인상 안 해"증권가 "현대차 관세 영향에 영업익 감소 예상"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미국 시장에서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일부는 미국으로의 차량 수출을 중단하거나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나섰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부과한 관세 여파다.

반면 현대차그룹은 모든 차종의 가격을 동결하는 '버티기' 전략을 택했다. 글로벌 경쟁사인 토요타가 가격 인상을 하지 않기로 한 것이 영향을 미쳤단 분석이다. 다만 관세에 따른 영업이익 감소 누적이 불가피한 만큼 이 전략을 지속할 수는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0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페라리와 BMW, 폭스바겐 등 일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미국 시장 내 가격 인상을 발표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모든 수입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한 영향이다.

페라리는 지난달 말 미국의 관세 부과가 결정되자 지난 2일 이후 모든 모델의 가격을 최대 10%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페라리 측은 모든 차량이 이탈리아 마라넬로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어 관세로 인한 수익성에 타격이 예상된다며 인상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BMW는 내달 1일까지 관세 인상분을 회사가 전액 부담하겠다고 미국 내 딜러들에게 전했으나 이후엔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BMW 대표 모델인 '3시리즈'의 경우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폭스바겐도 수입 수수료 인상 가능성에 대해 딜러들에게 통보했다.

아우디는 고율 관세 부담에 최근 미국에 도착한 차량의 출고를 보류했다. 아우디는 차 관세가 발효된 지난 3일 이후 하역한 차량을 항구에 묶어두고 일단 미국 내 재고 차량을 먼저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아우디는 BMW와 폭스바겐 등 다른 독일 업체들과 달리 미국 내 생산기지가 없다. 미국 수출 물량은 멕시코와 독일, 헝가리, 슬로바키아 등에서 생산하고 있다.

앞서 업계 관계자들은 미국에서 수입 자동차에 대한 25% 품목 관세가 부과되기 시작하면 차량 가격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JP모건 측은 완성차 업체들이 관세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경우 자동차 평균 가격은 11%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우디는 물론, 재규어나 랜드로버 등은 관세 여파로 차량 가격이 대당 최대 2만 달러(약 3000만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에 있는 HMGMA 준공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제공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에 있는 HMGMA 준공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반면 현대자동차그룹은 미국 시장에서 모든 차종의 가격을 동결하기로 했다.

현대차 미국법인은 지난 4일(현지시간) "6월 2일까지 현재 모델 라인업 차량의 권장소매가(MSRP)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MSRP는 제조사가 판매를 담당하는 소매업자에게 제품을 공급할 때 설정·권고하는 소비자 가격 수준이다.

기아도 미국 내 생산 증대로 대응하며 당장 가격 인상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소비자 가격 인상 부담을 해소하고 현재의 구매력을 보호하겠단 복안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미국 신차 재고 일수가 현대차의 경우 124일, 기아는 79일인 점을 고려하면 당분간 가격 인상 없이도 미국 내 재고로 판매를 이어갈 수 있을 전망이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최고경영자(CEO) 사장은 "소비자가 가격 인상 가능성에 대해 불확실성을 느끼는 것을 알고 있으며, 앞으로 몇 달간 소비자에게 어느 정도 안정을 제공하고자 한다"며 "권장소매가 동결은 미국 소비자에게 훌륭한 차량을 제공하기 위한 다각적 노력의 일부"라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 중인 토요타의 가격 동결 결정이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도 나온다. 토요타는 미국 내 재고를 활용, 판매를 이어가는 동시에 원가 절감 등을 통해 비용 증가분을 자체적으로 흡수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다만 관세 적용의 장기화에 따라 발생할 손해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가 더 많은 상황이다. SK증권은 현대차가 미국에서 지난해 수준의 판매량을 유지할 경우 연간 약 5조2000억원의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아 역시 같은 조건으로 2조9000억원의 영업이익 감소가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단기적으로는 인센티브 감소, 혜택 축소 등 비 가격적인 인상 요인으로 영향을 축소시키겠으나, 미국 생산 차량의 부품가격 상승 등에 따라 결국 가격을 올릴 것이란 예측이다. 여기에 현대차그룹이 미국 시장 점유율을 수성하기 위해 사용하는 마케팅 비용 등을 감안하면 비용 증가는 필연적이란 설명이다.

윤혁진 SK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25% 관세 부과에 따라 현대차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3조9000억원에서 2조9000억원으로 하향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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