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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트럼프 압박에 공급망 재편 서두르는 기업들···'북미行'이 정답일까

산업 재계

트럼프 압박에 공급망 재편 서두르는 기업들···'북미行'이 정답일까

등록 2025.04.16 14:49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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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장 증설' 등 시나리오 거론되지만 비용·시간 놓고 따졌을 때 '생산성' 의구심"정부가 해결해야"···韓美 협상 향배 촉각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연일 관세를 앞세워 전세계를 압박하자 우리 기업이 복잡한 심경 속에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단순히 생산량을 조정하는 데서 나아가 미국 공장 증설까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해법을 모색 중인데, 일각에선 어떤 시나리오든 과연 기업에 득이 되는 게 있겠냐는 회의적 시선도 감지된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LG 등 국내 주요 기업은 트럼프발(發) 관세 전쟁에 대응해 공급망 재편 방안을 수립하는 데 신경을 쏟는 모양새다.

세부적으로 일부 기업은 고율의 관세가 부과될 것에 대비해 북미향(向) 생산 물량을 미국 쪽으로 돌리고 그 일환으로 현지에 라인을 증설할 수 있다는 소문이 흘러나오고 있다. 다른 기업은 베트남 제품에 붙은 세율(46%)을 감안해 생산지를 여러 나라로 분산하는 방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장 건설 프로젝트를 멈춘 기업도 포착됐다. 일례로 삼성전기는 멕시코에 전장용 카메라 모듈 생산 공장을 짓기로 했는데,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불확실한 상황이 지속되자 잠정 보류한 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만 업계 내부에선 이러한 고민이 과연 생산적이냐는 불만 섞인 목소리도 감지된다. 어차피 모든 나라 제품에 관세가 붙어 어디에서 공장을 운영하든 부담이 생길 수밖에 없고 미국에만 제품을 파는 것도 아닌데 기업이 지나치게 휘둘리고 있다는 인식에서다.

게다가 미국에 생산 설비를 증설하는 게 반드시 우리 기업에 도움이 된다고 볼 수도 없다. 시스템을 완벽하게 가동하기까지 소요되는 비용이나 시간을 놓고 따져봤을 때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많다는 게 전반적인 시선이다.

게다가 LG디스플레이, 이노텍과 같은 부품 기업은 직접적인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들이 직접 수출하는 게 아니라 조립 업체에 제품을 공급하는 형태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어서다. 거래 기업이 부담을 전가하거나 가격 상승에 수요가 꺾이지만 않는다면 큰 피해를 입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A기업 관계자는 "미국에서 공장을 운영하려면 동남아 지역 몇 배 수준의 인건비가 필요하다"면서 "기업 입장에선 관세나 인건비나 모두 똑같이 부담스럽고, 어떤 것을 피하는 게 더 낫다고 말하기도 어렵다"고 귀띔했다.

또 B기업 관계자는 "동남아 공장의 생산 의존도가 크긴 한데, 미국으로만 수출하는 것은 아니라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면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긴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와 설비 증설에 필요한 시간 등을 고려했을 때 미국에 공장을 세우는 게 과연 좋은 판단일지 의문"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산업계 전반에선 한미 협상의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상호관세 조치를 90일 유예하겠다고 발표하는 한편, 주요국과 세부 사항을 협상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우리 정부도 다음주 중 미국 정부와의 협상을 앞두고 있다.

이와 관련 C기업 관계자는 "미국의 상호관세 조치로 촉발된 이번 사태는 개별 기업 차원에서 해결할 수 없는 규모의 사안"이라며 "정부가 신속히 컨트롤타워를 가동해 조율해주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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