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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MBK, 고려아연 경영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한화 주식 독단적으로 헐값 처분"

증권 종목

MBK, 고려아연 경영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한화 주식 독단적으로 헐값 처분"

등록 2025.05.12 15:21

김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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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파트너스가 최윤범 회장과 박기덕 대표이사를 상대로 주주대표소송(손해배상)을 제기했다. 최 회장과 박 대표가 지난해 11월 이사회 결의도 없이 고려아연이 보유 중이던 한화 주식 543만6380주(발행주식총수의 7.25%)를 저가로 처분함으로써 고려아연에 손해를 입힌 데 따른 주주권리 행사 일환이다.

12일 MBK의 투자목적회사 한국투자홀딩스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박기덕 대표가 독단적으로 한화 주식을 헐값에 처분하면서 큰 재산적 손해를 입혔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앞서 한국투자홀딩스는 한달여 전 고려아연 감사위원회에 대해 한화 주식 저가 처분의 경위를 면밀히 조사하고 최 회장 등 손해 발생에 책임 있는 자들에게 배상 청구를 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한 달이 넘게 지나도록 회사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자, 대주주가 직접 행동에 나서게 된 것이다.

한국기업투자홀딩스는 "마땅히 프리미엄을 받아야 할 한화 주식을 최윤범 회장과 박기덕 대표가 독단적으로 헐값에 처분해 고려아연은 물론 주주들에게 큰 재산적 손해를 끼쳤다"면서 "최 회장은 이 같은 손해를 잘 알면서도 당시 경영권 박탈 위기에 몰리자 고려아연 주요주주인 한화 계열사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모든 주주의 이익에 반하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볼 수 있다. 고려아연의 대주주로서 회사의 피해 회복을 위해 주주대표소송을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청구한 손해 배상액은 196억원이다. 최소 규모로 청구하지만, 처분하지 않고 계속 보유할 경우를 가정한 기대가치의 훼손을 반영하면 배상 규모는 1000억원을 훌쩍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의 현재 주가는 처분 당시에 비해 80% 이상 높은 수준이다.

고려아연은 지난 2022년 11월 23일 한화와의 사업제휴를 명목으로 양사의 이사회 결의를 거쳐 상호주 보유 명분으로 한화 자기주식 543만6380주(7.25%)를 주당 2만8850원에 시간외대량매매 방식으로 취득했다. 최윤범 회장과 박기덕 대표는 경영권 분쟁이 한창이던 2024년 11월6일 처분제한 기간(3년)이 1년이나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화그룹의 3세들이 지분 100%를 가지고 있는 한화에너지에 2022년 당시 매수 가격보다 3% 낮은 주당 2만7950원에 한화 주식을 매도해 취득원가 대비로도 약 50억원의 손해를 봤다.

이러한 처분은 고려아연의 주요주주인 한화그룹으로부터 최윤범 회장에 대한 지원을 확고히 받고자 한 것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당시 매수인은 한화 그룹 3세들이 지분 100%를 가진 한화에너지로, 한화에너지는 고려아연으로부터 지분을 사들이기 약 4개월 전 주당 3만원에 한화 주식 600만주에 대한 공개매수를 진행한 바 있다. 고려아연이 당시 공개매수에 응했다면 약 110억원의 시세 차익을 거둘 수 있었으나 참여하지 않았다.

고려아연의 기회손실(Opportunity Loss)은 이보다 몇 배 컸다. 한화에너지로선 그룹 승계를 위해 중요한 주식을 예상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확보한 것이지만, 고려아연 입장에선 비싸게 받을 수 있는 자산을 오히려 손해보고 처분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최윤범 회장과 박기덕 대표의 한화 주식 헐값 매각으로 인해, 한화에너지의 한화 지분은 기존 14.9%에서 22.16%로 올라가게 됐고, 한화에너지를 포함한 그룹 대주주(특수관계인 포함)의 한화 지분율은 55.83%로 과반을 넘어서게 돼 한화그룹의 지배력은 더욱 공고해졌다.

한국기업투자홀딩스 관계자는 "한화가 상호주로 취득한 고려아연 지분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는 것처럼 고려아연이 한화 주식을 지금까지 보유하고 있었다면 고려아연은 9일 현재 1307억원의 평가 이익을 볼 수 있었다"며 "최윤범 회장이 처분제한 기간 중임에도 이를 급히 매각함으로써 회사에 피해를 끼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윤범 회장과 박기덕 대표가 처분한 주당 2만7950원에 한화에너지가 한화 공개매수 때 적용했던 할증률 12.92%를 적용한 차액 만큼은 손해배상으로 우선 청구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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