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해군 군함 유지보수 전략적 협력미 함정 건조 시장 공략 교두보 마련HD현대도 올해 들어 MRO 입찰 나서
한화오션은 지난 14일 경남 거제사업장에서 '함정 MRO 클러스터 협의체' 착수 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는 부산·경남 지역의 조선소와 정비·설비 전문업체 등 15개사가 참석했다. 한화오션과 이들 15개사는 MRO 산업 기반 구축 및 지역 동반성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특히 SK오션플랜트가 전략적 파트너사로 함께 참여한다. MRO 시장에서 소외됐던 SK오션플랜트 입장에서는 미 해군 군함을 수리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SK오션플랜트는 지난해 군함 건조뿐 아니라 수리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미 MRO 시장성과 타당성을 검토한 바 있다.
한화오션과 SK오션플랜트는 MRO 초기 계약 단계부터 사업 내용을 공유하며 협력 방안을 세분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들은 향후 ▲함정 MRO사업 경쟁력 및 사업 모델 개발 확장 ▲국내외 MRO 시장 진출 시 사전 협력 모델 발굴 ▲MRO사업 관점의 장비 공급망(SCM) 확보 ▲사업 준비 기간 단축 및 리스크 최소화 ▲함정 유지보수 성능 개선 및 운영 가용성 향상 등을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맨 오른쪽)이 지난달 30일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존 펠란 미 해군성 장관(오른쪽에서 두 번째)에게 선박 블록 조립공장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한화오션 제공
김대식 한화오션 특수선MRO사업담당 상무는 "함정 MRO 클러스터 협의체 구성을 통해 글로벌 방산 및 지역 산업의 새로운 성장 생태계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라며 "함정 MRO 클러스터를 인도·태평양 지역 최고의 MRO 허브로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북미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해군 MRO 사업에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던 HD현대도 올해 들어 사업 입찰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HD현대 측은 밀려드는 조선 수주로 작업 공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미 해군 MRO 시장 진출을 미뤄왔다. 지난해 7월 HD한국조선해양 측은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신조 함정이나 신조선 공사를 할 독을 빼서 MRO를 하는 것은 비용 대비 사업성이 상당히 낮다는 판단"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조선소에 여유분의 생산시설이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MRO 사업 수익성이 신규 선박 건조 사업에 비해 낮더라도 향후 미 해군 특수선 건조 시장 진출을 고려했을 때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단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3월 진행된 미 7함대 소속 군수지원함 1척에 대한 MRO 입찰에 처음으로 참여한 상태다. HD현대 관계자는 "MRO 사업이 특수선 신조 진출을 위한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와 HD현대는 올해 각각 5~6척, 2~3척의 미 해군 MRO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글로벌 함정 MRO 시장은 지난해 약 78조7000억원 규모에서 2029년 86조7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규모가 큰 미 MRO 시장은 약 20조원 규모이다.

뉴스웨이 신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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