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앤디파마텍 기술이전 물질, 글로벌 임상 본격화유한양행, 라즈클루즈 로열티 상승 전망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디앤디파마텍의 미국 파트너사 멧세라는 지난 12일(현지시간) 1분기 실적 보고를 통해 경구용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수용체 작용제(RA) 후보물질인 'MET-224o'와 'MET-097o'의 연내 임상 1상 진입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디앤디파마텍은 지난 2023년 4월 멧세라와 약 5500억원 규모 기술이전을 맺은 데 이어 지난해 3월 신규 계약을 체결하며 총 계약 규모를 약 1조2000억원으로 확대했다. MET-224o와 MET-097o는 디앤디파마텍이 기술이전 한 6개 품목 중 일부다. 두 물질 모두 디앤디파마텍의 경구용 펩타이드 플랫폼 '오럴링크(ORALINK)' 기반으로, 'DD02S(멧세라 개발코드명 MET-002)'에서 파생된 GLP-1 계열 경구형 비만 치료제다.
MET-224o와 MET-097o는 멧세라는 자체 개발한 장기지속형 헤일로(HALO) 플랫폼에 디앤디파마텍의 오럴링크를 적용해 발굴한 파이프라인이다. MET097o는 'MET-097i'(월 1회 투여 가능한 피하주사 제형)로 임상2a상에서 반감기가 380시간까지 증가하는 것을 확인한 후 오럴링크를 추가로 적용한 것으로 생체이용률의 상당한 개선이 기대된다. MET-224o는 기존에 'DD01S'로 임상1상 중인 것을 중단하고 헤일로 플랫폼을 추가했다. 최근 경구용 비만 치료제 개발 경쟁이 심화하고 있어, MET-097i에서 확인된 결과를 반영해 임상 방향을 빠르게 선회한 것이다.
두 후보물질은 현재 제형 최적화 및 초기 임상 진입을 위한 준비가 진행 중이다. 현재 멧세라는 전임상 데이터 등을 고려해 MET-097o를 우선 개발 대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중반 임상 1상에 돌입해 빠르면 연말까지 4주 투여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두 물질 중 임상 1상에서 더 유망한 결과를 낸 물질이 임상 2상으로 넘어갈 전망이다.
두 물질 개발에 영향을 준 MET-097i는 주사제형 물질로 현재 글로벌 임상2b상(VESPER) 단계에 있다. 이 연구는 총 3개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으며, VESPER-1은 비당뇨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28주간 다양한 주사 용량에 따른 체중 감소 효과를 평가한다. VESPER-2는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내약성과 효과를 확인하며, VESPER-3은 12주간의 주사 후 월 1회 투여로 전환했을 때 체중 유지 효과와 내약성을 평가한다. 이 중 VESPER-1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환자 등록을 완료했으며, 주요 결과는 올해 중반 발표될 예정이다.
MET-224o와 MET-097o는 약 한 달 간격을 두고 임상이 병행될 것으로 보인다. 기술이전 물질의 임상 본격화 기대감에 지난 13일 디앤디파마텍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약 26% 급등한 1만7100원으로 장을 마쳤다.
김선아 하나증권 연구원은 "멧세라는 단순한 기술이전 대상이 아닌 연구 파트너"라면서 "멧세라가 자이힙이 도출한 펩타이드 후보를 선별해 디앤디파마텍에 제공하면, 디앤디는 이를 경구제 또는 장기지속형 제제로 개질(modify)한 후 전임상까지 수행한다. 그렇게 선별된 물질을 멧세라가 가져가 글로벌 임상을 진행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디앤디파마텍이 이 용역을 수행하는데 드는 재료비, 위탁수수료 등에 더하여 인건비(타임차지)까지 멧세라가 지불하고, 상업화에 성공하는 경우 마일스톤과 로열티도 수령하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김 연구원은 "멧세라는 바이오텍 매각 경험이 있는 대표와 벤처 캐피탈이 주축으로 시작해 구글벤처스 등 주요 글로벌 VC들로부터 자금을 유치하며 성장한 점을 주목해야 한다"며 "멧세라에 모인 자금들도 클라이브 민웰(Clive Meanwell)이 경험했던 방식으로 엑시트 할 수 있기를 바랄 것이고, 매각 대상은 파이프라인 인수 후 글로벌 진출을 목표로 개발할 역량을 가진 빅파마일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최근 화이자가 기존 경구 비만 치료제의 실패와 동시에 비만 포트폴리오 강화 의지를 보인 것이, 멧세라와 디앤디파마텍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다만 디앤디파마텍 측은 시장의 이런 예측과 무관하게 기술이전 한 파이프라인 개발 주도권은 멧세라가 보유하고 있는 만큼, 디앤디파마텍이 자체적으로 미국 임상 2상을 진행 중인 대사이상관련 지방간염(MASH) 치료제 'DD01' 임상 2상 결과를 기대하고 것으로 파악된다.
DD01은 디앤디파마텍이 자체 개발 중인 장기 지속형 GLP-1·글루카곤(glucagon) 이중 수용체 작용제로, 특히 뛰어난 지방간 감소 효과에 기반해 지난 2024년 3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MASH 치료제로써 패스트트랙 (Fast Track) 약물로 지정받은 바 있다.
회사가 현재 진행 중인 미국 임상2상 연구의 1차 평가지표는 MRI-PDFF 측정 방법을 통한 '투약 전 대비 12주 차 지방간 30% 이상 감소 환자의 비율'이다. 최근 모든 환자의 12주 투약 및 MRI-PDFF 촬영이 계획대로 완료된 만큼 다음 달 중 1차 평가지표에 대한 결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는 지방간 30% 이상 감소 환자 비율이 70% 이상으로 확인되면 기술이전을 시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디앤디파마텍 관계자는 "DD01 임상2상은 6월에 예상된 1차 평가지표 확인 후에도 투약을 지속하는 총 48주 임상으로 설계됐으며, 이를 통해 회사는 48주 투약 후 조직생검을 통한 MASH 해소 및 간섬유화 개선 확인 등 FDA가 요구하는 MASH 치료제 허가 요건과 관련한 결과를 확인할 계획"이라면서 "2026년 상반기 중 이와 같은 결과 확인을 통해 세계 시장에서의 약물 경쟁력을 검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유한양행 역시 비소세포폐임 신약 '라즈클루즈'(국내 제품명 렉라자)를 기술이전 한 존슨앤드존슨(J&J)의 발표에 기대감이 오른 모습이다.
J&J는 최근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리브리반트·라즈클루즈 병용 요법의 처방 건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존 리드 J&J 혁신의약품 연구·개발(R&D) 총괄 부사장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열린 뱅크 오브 아메리카(BofA)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최근 OS(전체 생존율) 데이터 발표 이후 리브리반트·라즈클루즈 병용요법 처방 건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수치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시장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공식화한 것이다.
이 발언은 당시 현장에서 팀 앤더슨 BofA 애널리스트가 "J&J가 렉라자 병용의 매출 최대치를 50억달러(약 7조원)로 예상하고 있지만, 시장에선 타그리소 대비 안전성과 복용 편의성에서 우려가 있다"고 질문한 데 대한 답변이었다. 경쟁약물인 타그리소는 경구제 단독요법으로 복용 편의성이 높고, 부작용도 상대적으로 낮아 상업화 우위가 있다는 분석이 존재한다. 이에 미국 현지 업계에서는 리브리반트·라즈클루즈 병용 요법의 상업적 성공 가능성에 여전히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의문에 대해 리드 부사장은 "불과 몇 달 전 유럽 폐암 학회(ELCC)에서, 기존 표준 치료와 비교해 리브리반트·라즈클루즈 병용 요법(항암제가 포함되지 않은 치료)이 생존 기간을 1년 이상 연장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표했다"며 "그 데이터들은 최적화된 요법도 아니었다. 이제 리브리반트 정맥주사(IV)가 아닌 피하주사(SC)를 사용하고 있으며, 더 편리할 뿐 아니라 주사 부위 반응을 줄이고 효과성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J&J는 현재 리브리반트의 SC 제형에 대한 미국 FDA 품목허가를 추진 중이다. 기존 IV 방식은 약 5시간이 소요되지만 SC 제형은 5분 이내로 투약 시간이 줄어든다.
리드 부사장은 "현재 이 프로젝트가 매우 올바른 궤도에 올라섰다고 보고 있으며, 그 때문에 이 물질이 폐암의 1차 및 2차 치료 모두에서 잠재력이 크다고 보고 있다"며 "현재 대장암에서도 3상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며, 1차 및 2차 치료 모두에서 두 개의 별도 3상 시험을 실시하고 있다. 두경부 편평세포암에서도 POC(Proof of Concept)나 3상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며 적응증 확장 계획도 설명했다.
업계에선 J&J의 발언을 리브리반트·라즈클루즈 병용요법 상업화 성공에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리브리반트·라즈클루즈 병용요법 판매량에 따라 유한양행 로열티 수익이 좌우되기에 유한양행 입장에서도 중요한 발언으로 평가받는다.
유한양행은 올해 1분기 라즈클루즈 관련 로열티 수익 약 40억원을 기록했지만, 시장 기대치에는 못 미치며 컨센서스를 하회했다. 회사는 2분기부터 유럽, 영국, 일본 등 출시로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을 수령할 것으로 예상된다. J&J의 1분기 기준 렉라자 병용 매출은 1억4100만달러(약 2000억원)에 달하는데, 본격적인 로열티 인식이 시작되는 내년부터 유한양행의 수익성도 큰 폭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한승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로열티 매출은 324억원을 기대한다"면서 "향후 라즈클루즈 매출 추세는 파트너사 실적발표와 미국 월별 처방(TRx)을 통해 사전 파악할 수 있다. 6월 발표될 피부 부작용 감소 목적 COCOON 2상 데이터 등을 통해 라즈클루즈 침투율 상승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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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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