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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LG전자 美 EV충전 거점 '공실'···'가전 기지' 되나

산업 전기·전자

LG전자 美 EV충전 거점 '공실'···'가전 기지' 되나

등록 2025.06.16 14:44

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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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전기차 충전기 생산기지, 유휴 자산 전환글로벌 시장 변화에 유연한 시설 운영방안 검토

LG전자 실차 시험소에서 전기차 충전기를 실제 차량과 연결해 충전 중 발생하는 다양한 상황을 테스트하는 모습. 사진=LG전자 제공LG전자 실차 시험소에서 전기차 충전기를 실제 차량과 연결해 충전 중 발생하는 다양한 상황을 테스트하는 모습. 사진=LG전자 제공

LG전자가 전기차 충전 사업에서 철수하면서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한 핵심 거점이었던 미국 텍사스 공장이 1년여 만에 공실 상태에 놓였다. 전략적 요충지였던 이 공장의 향후 활용 방안을 두고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 4월 전기차 충전기 사업을 공식 철수하면서 텍사스주 포트워스 공장의 가동을 1년 4개월 만에 중단했다. 연면적 5500㎡ 규모에 연간 1만대 이상의 생산 능력을 갖춘 해당 공장은 LG전자가 구축한 첫 해외 전기차 충전 생산기지였다. 북미를 기점으로 아시아·유럽까지 확장하겠다는 야심찬 전략의 전초기지로서 의미가 컸다.

하지만 시장 철수로 공장은 졸지에 '유휴 자산'이 됐고 활용 방안을 두고 매각설부터 전환 투자설까지 다양한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LG전자는 "다른 사업으로의 활용을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다. 이는 LG전자가 강조하는 '스윙 생산 체제'의 연장선이다.

스윙 생산 체제는 거점 공장을 여러 제품군에 유연하게 전환 운용하는 전략이다. 사업 축소로 인한 자산 비효율을 최소화하고, 외부 변수에 민감한 글로벌 시장 환경에서도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게 복안이다.

업계가 가장 유력하게 점치는 시나리오는 가전 생산기지로의 전환이다. LG전자는 최근 가전업계 최초로 "관세 인상폭이 일정 수준을 넘기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공식 입장을 내며 미국 현지 생산 확대의 필요성을 에둘러 드러냈다. 실제로 오는 7월부터 시행되는 미국의 대중국 상호관세 강화 조치는 주요 수입 가전 품목을 정조준하고 있어 공급망 재편 압박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그간 신규 공장 설립에 신중한 태도를 보여온 LG전자는 북미에 보유한 가전 공장은 테네시주의 세탁기 공장이 유일하다. 북미는 LG전자에게 전략적 요충지이며, 시장조사기관 트랙라인에 따르면 2024년 미국 생활가전 시장에서 LG전자는 점유율 21.1%로 선두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같은 점유율을 방어하고 공급망 리스크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텍사스 공장의 가전 생산기지 전환은 현실적인 선택지라는 것이다.

전기차 충전사업 철수는 단순한 포기보다는 전략적 전환의 성격이 강하다. LG전자는 2018년 전기차 충전 솔루션 선행 개발에 착수한 뒤, 2022년 중소 충전기 제조사 하이비차저(구 애플망고)를 인수하며 공격적인 시장 진입을 감행했다. 당시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조 단위 규모로 키우겠다는 비전을 내세우며 EV충전사업담당 조직까지 신설했지만 사업화 이후 수익성과 시장 경쟁력 확보에는 한계를 드러냈다.

그러나 미국 정부의 정책 지원은 철수 결정에 아쉬움을 더하는 대목이다. 2032년까지 신차 판매 중 전기차 비중을 67%까지 끌어올린다는 미국 정부의 목표에 따라, 충전 인프라 구축에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고 있다. 전 바이든 행정부 시절 제정된 '국가 전기차 인프라 확대법(NEVI)'에 따라 총 75억 달러(약 10조100억 원) 규모의 보조금이 책정됐으며, 현지 생산 충전기만이 보조금 대상에 포함된다. 이 같은 정책은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유지되고 있다. LG전자는 당시 북미 현지 기업 차지포인트와 협력하고 175kW급 급속 충전기를 대량 생산해 보조금을 챙길 수 있는 상황이었다.

LG전자는 철수 배경에 대해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HVAC(공조) 사업에 주력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전기차 충전 부문 인력 역시 HVAC 부문으로 재배치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관세 이슈와 공급망 다변화 흐름이 맞물린 현 시점에서 가전 기지 전환은 충분히 전략적 가치를 지닌 카드"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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